[무엇이든 물어보세요]006.영업MD 3개월차. 기획MD가 되고 싶은데요.

in #stimcity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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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후반 남자입니다. 현재 패션회사에서 영업MD로 일한지 3개월차인데요.
취준때는 기획MD로 가고 싶었지만, 기획MD는 대부분을 경력직을 뽑아 일단 MD로서 경력을 쌓자라는 생각에 영업MD 쪽으로 먼저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1,2년 경험을 쌓고 기획MD 직무로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영업MD의 일을 하다보니,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정말 기획MD직무로 이동할때 도움이 될지 두렵습니다.
차라리 서른전에 신입으로 지원할 수 있는 나이 일 때 다시 기획MD 직무로 지원하는게 어떨지 갈등이 됩니다.

부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조언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열정이 있는 사회초년생이시네요~
커리어에 대해 걱정을 하고 계신 마음 이해합니다.
원하는 직무가 아닌 일을 하고 있는 시기라면 더더욱 조바심이 나고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죠.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저라면 짧은 경력으로 다시 신입으로 이직을 하기 보다는 현재의 자리에서 2-3년 경력을 쌓는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늦진않을까?
이직을 하기위해서는 2년정도의 근속기간이 기본이 되어야하는데, 지금 신입이시라면 2-3년차가 되실 거고, 그때 정도라면 직무를 변경 하기에 너무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통상적으로 과장미만에는 어떤 직무든 변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장 미만까지는 어느회사든 주니어로 보는 기간이기 때문에 뽑아서 어차피 우리회사 스타일로 새로 가르쳐야합니다. 패션업계 돌아가는 대략의 이해도만 있다면 누구라도 데려다가 일을 가르쳐서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과장이상이 이직하는 경우는 다릅니다. 과장이상 경력사원의 경우는 즉시전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전회사에서 경력이 우리회사에서 바로 적용이되고 성과를 내기를 바라죠. 지금 신입이시고 2년정도 경력쌓고 이직하겠다고 생각하시는거면, 직무를 변경을 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업MD경력이 인정될까?
영업MD 경험은 기획MD로 이동할때도 어느정도 인정이 되는 경험입니다. 승산이 없지 않습니다. 업무 연관성이 있는 직무라면 다른 직무로 이직하는데 큰 무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옆팀의 업무에 까지 이해도가 있다고 생각해서 선호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예측할 수 있는 최악은 뭐지?
2-3년 이후 이직을 하려는데 기획MD로 지원할때 영업MD경력이 연차인정이 안된다고 가정합시다. 신입사원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도 늦은 나이는 아닙니다. 군대, 휴학, 어학연수 등으로 남자나이 31살 신입사원 많지는 않지만 적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휴학이나 연수등의 이유가 아닌 다른회사에서 정직원으로 영업MD로 일했던 중고 신입사원 지원자라면, 경쟁력이 매우 높겠지요?
전직장(국내패션대기업)에서 신입사원중에 대학졸업후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다가 망해서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나이가 저랑 같았지요. 당시 저는 32이었습니다. 신입사원중에 가장 나이가 많았지만 연수 끝나고 팀 배치할때 모든 팀장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이런 친구는 신입이어도 즉시전력이 된다는걸 선배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기간동안 또 다른 기회를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지금의 직무로 근무를 하면서, 이직이 아닌 회사내 팀이동의 기회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영업MD로서의 업무를 충실히 하면서 기회가 될때마다, 예를 들어 일대일 면담이나 인사팀 상담 같을때, 5년이후 플랜 같이 뜬구름 잡는 질문을 받는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럴때 본인의 장기적인 희망사항은 기획MD임을 알리세요. 그리고 기획MD팀에서 하는 업무를 서포트해야하거나 연관 업무가 있을때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 본인의 실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MD팀에 결원이 생기면 손을 들고 지원합니다. 경영자는 외부채용보다 내부 이동을 더 선호합니다. 복잡한 채용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이미 검증된 인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지금의 회사가 싫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 회사내부에서 이동을 노리는 것이 사실상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가지 직무에서 출발해서 은퇴할때까지 같은 직무를 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직무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쉽게 이동하는 방법은 다른회사로 이직을 하면서 진로를 바꾸는 것보다 회사 내에서 팀이동을 하는 것이에요.

저도 전공도 광고홍보학이고 마케팅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일하다가 3년차에 바잉MD로 팀 이동을 했었습니다. 다시 마케팅로 이직, 기획MD로 이직, 다시 마케팅으로 이직, 반복을 무려 3-4번이나 했었지요. 그리고 전직장에서 영업MD가 기획MD가 되는 일, 생산MD가 바잉MD가 되는일, 심지어 디자이너가 기획MD가 되는일도 아주 많이 보았답니다. 회사는 직원을 어떻게든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일이 돌아가게 하는데에만 촛점이 있습니다. 처음 영업MD로 뽑은 사람이라고 끝까지 영업MD만 시키지 않아요. 특히 본인이 다른 직무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회사는 어떻게든 기회가 생긴다면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시켜주려고 할 것 입니다.

다만, 입사한지 일년도 안된 신입사원이, 지금 하는일 싫어요 옆팀으로 옮겨주세요 하는 모습은 보기좋지 않겠지요? 일단 일의 내용을 떠나서 패션회사란 어떻게 돌아가는 곳인지, 사회생활이란 어떤 것인지 배운다고 생각하고 맡은바 업무를 무엇이든 최선을 다해 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우선 회사내에서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고, 평판을 잘 관리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친구는 어느팀에 보내도 잘하겠어 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나서부터는 어디든지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영업MD업무는 미래에 기획MD가 되기 위해서 배울 것이 많은 포지션입니다.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 연수가 끝나면 브랜드로 일단 몇명씩 무작위로 발령냅니다. 그리고 팀에 상관없이 일단 모두 영업부에서 시작하죠. 빠르면 한두달, 늦으면 1년이상도 영업부에서 업무를 하다가 각자 팀으로 보내어집니다. 왜그럴까요? 영업부에서 시작하면 뭐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영업MD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숫자감각, 엑셀스킬, 재고운용에 대한 지식, 매장의 소리를 직접 듣는 경험 등 미래에 좋은 기획MD가 되기 위한 밑바탕이 되는 것들을 모두 배울 수 있습니다. 차근차근 배워두시면 결국은 도움이 되는 지식이 될 것 입니다.

마지막으로 제얘기를 덧붙입니다.
저는 고등학생때부터 광고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어서, 대학교에는 점수맞춰 다른과로 입학했는데 굳이굳이 광고홍보학과로 전과까지 했었지요. 학교다닐때는 광고공모전에 미쳐서 살았었고, 결국 꿈에그리던 광고대행사에서 인턴까지는 했는데 정직원이 안됬어요. 그리고는 관심도 없었던 패션유통회사의 마케팅팀 막내로 입사하게 되었죠. 마케팅업무도 어찌보면 광고홍보 업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교적 만족하면서 회사에 입사했지요. 패션회사에서 일하며 패션유통이란 무엇인지 알게되고, 옆팀에서 하는 MD업무라는 것도 알게되었죠. 그리고 지금은 이렇게 엠부장아줌마가 되었답니다.

이 이야기를 드리는 이유는,
사실 그리고 또 몰라요. 영업부에서 일을하다가 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될 수도 있죠. 그리고 그것도 그것대로 괜찮습니다. 패션MD 진로를 희망했지만 패션회사가 어떤지 사실 잘 몰랐잖아요? 다녀보다보면 또 모르는 것들을 알게될 것입니다. 계획대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듯, 삶의 흐름대로 나를 맡기고 모든 과정에서 기회를 찾아보세요.

그렇게 패션회사에서 배우고 즐기면서 재미있는 사회생활 되길 바랍니다.

꽃같은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님의 멋진 미래를 기원하며
엠부장아줌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