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Storm : 토큰의 가격 충격은 2차 시장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다
Made by @hingomaster
Cataclysm in Token Market 2018
블록체인 토큰 시장을 다룬 여태까지의 글들에서, 한 차례 이상의 가격 붕괴는 필연적이며 이는 결국 블록체인 토큰 마켓의 장기적 생존성을 오히려 더할 수 있다는 주장을 누차 적어 온 바 있다. 그러나 이 옥석가리기 과정은 아마 단기간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전의 하락기와는 시장의 환경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전의 시장과 지금의 시장은 어떠한 환경적 차이를 겪고 있을까? 그리고 이 차이는 토큰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우리는 그저 언젠가는 토큰 가격의 재상승을 믿고 소위 '존버' 정신으로 버티면 되는 것인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Liquidity Maketh Market
유동성은 시장을 만든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야구장의 법칙을 생각해 보면 된다. 야구장에서 한 사람이 혼자 일어서서 경기를 본다면 그 사람은 다른 관중들보다 경기를 더 잘 볼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일어서서 경기를 본다면 아무도 경기를 제대로 관람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존버' 하는 시장도 이와 마찬가지다. 토큰 가격이 지나치게 크게 하락한 나머지 현재 토큰을 보유 중인 투자자의 상당수가 손실을 입게 되면서 이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매도를 포기하게 된다. 평가손실을 실현손실로 전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호가 생성이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계속 가격이 미끄러지는 일 뿐이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Source : Upbit, Bithumb, Korbit, Coinone | Horizon : 2017/09/25~2018/02/03 |
토큰 시장의 블루칩이라 할 수 있는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의 가격 및 거래량을 보게 되면 가격의 하락이 특히 거래량의 심각한 하락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거래량의 하락이 클 수록 가격의 하락폭도 큰 모습을 보여주는데, 동일 기간 간 56% 정도 하락한 BTC 와는 달리 BCC의 경우 고점 대비 하락률이 거의 75%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즉 거래량의 빠른 감소가 가격의 추가 하락을 동반하는 것이다. 이는 패닉셀 기간 간 발생하는 아주 흔한 특징인데, 문제는 이 상황 자체가 이전과는 다른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Source : Upbit, Bithumb, Korbit, Coinone | Horizon : 2017/09/25~2018/02/03 |
특히 이는 토큰의 개당 가격이 낮고 거래량 변동성이 심한 토큰들에서 더 뚜렷이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토큰이 리플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리플의 경우 거래량이 고점 부근에 비교적 모여 있는 다른 토큰들과는 달리 고점 1개월 이전에 거래량이 집중되어 있으며, 그 이후로는 잠시 거래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불트랩(Bull Trap, Whipsaw) 을 잠시 겪었다가 다시 가격이 급락하는 패턴을 보여 주고 있다. 즉 그만큼 뒤늦게 시장에 참여하여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Source : Upbit, Bithumb, Korbit, Coinone | Horizon : 2017/09/25~2018/02/03 |
반면에 이더리움과 스팀의 경우 거래량이 메마르지 않았을 경우 폭락장에서도 가격 방어에 어느 정도는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거래 플랫폼 기반 토큰인 BTC의 장래가 점차 의심받는 상황에 다다르면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플랫폼을 창출할 수 있는 이더리움이나 컨텐츠 플랫폼으로써의 미래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스팀의 경우 타 토큰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적은 하락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처럼 'Liquidity' 는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시 블록체인 토큰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과 이로 인한 거래량이 붙어, 시장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까? 아쉽게도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Government Policies
최근 한국 시장에서 '김치 프리미엄' 이 소멸하며 토큰 가격이 미국이나 일본 대비 크게 하락했던 이유는 정부의 규제 우려 및 시장 자체의 거품 우려가 가장 주요했다. 그러나 동일 기간 동안 시장에 신규 유동성 유입이 정체되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각 거래소의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중단되며 KRW의 신규 유입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었었으며, 각 거래소에 대한 금융당국의 내사가 본격화되며 은행들과 거래소 간 협의에 의한 신규 실명계좌 발급이 지연되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두 번째로는 토큰 시장과는 별개의 움직임이지만, 정부에서 증시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KOSDAQ 시장으로 유동성이 다량 유출된 것이다. 즉 이 두 가지는 전혀 별개의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간대에 연이어 시장에 Announce 됨으로써 시장을 더욱 크게 흔들었던 것이다.
Source : CPEX | Source : KRX |
또한 기존 가입자들도 KRW를 신규 입출금하기 위해서는 실명계좌를 개설하거나 해당 은행 보유 계좌에 대한 실명인증을 해야 한다. 어제 코빗과 업비트에서 각각 계좌 실명인증을 진행하는 데 한 거래소 당 10분 이상이 소요되었다. 절차도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다. 즉 이러한 복잡한 실명 인증 절차는 이제 막 토큰 시장에 참여하려 했던 베이비붐 세대의 유동성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게 될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유입될 것으로 보이나, 우리의 생각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뜻이다.
Primary Market - ICO
두 번째 원인은 블록체인 토큰 생태계에서 1차 시장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ICO field의 팽창이다. 얼른 생각하기에는 ICO 는 토큰에 투자하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인데, 왜 ICO field 의 팽창이 2차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현재의 거래소 중심 블록체인 토큰 시장에 유동성을 메마르게 하는지 궁금하실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은 ICO 자체가 IPO 나 크라우드펀딩과는 달리 법정화폐가 아닌 토큰으로 자금을 모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1차 시장 (발행시장, Primary Market) : 기업 등이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여 투자자에게서 직접 자금을 모금하는 시장. 보통 중개자로 증권회사가 개입하여 유가증권의 발행, 판매를 전담한다. 블록체인의 경우 ICO 시장이 대표적인 1차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2차 시장 (유통시장, Secondary Market) : 기 발행되어 시장에 풀려 나온 유가증권들이 투자자 간에 서로 매매되는 시장. 대표적으로 KRX와 KOSDAQ, KONEX가 이에 해당되며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토큰 거래소는 2차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Components 이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많은 플랫폼에 대한 시도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위에 적었듯이 BTC를 중심으로 한 1세대 블록체인 토큰의 한계점이 점점 노출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ICO 시장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ICO는 Pre-Sale 의 경우 현금도 받고 그 이후에 Initial Offering 시행 시에는 기존에 유통되고 있는 블록체인 토큰으로도 투자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통시장에서 BTC와 Cash 를 모두 흡수해 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ICO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의 상장 시기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는 토큰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ICO 를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입장에서는 토큰을 세일즈 한 뒤 상장 후 액면가 이하로 토큰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을 우려해야 하는 때가 다가온 것이다. 이 때문에 ICO 후 상장이 늦어질 수도 있고, 또는 그저 Private 하게 자금 또는 토큰을 모집한 뒤 토큰의 시세가 회복되기만을 기다리는 프로젝트들도 있을 것이다. 즉 유통시장에서는 그 자체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들고, 신규 유입이 되어야 하는 유동성은 다른 시장으로 빠져나가거나 ICO에 참여하여 대기수요로 남아 있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Source : LAToken | Source : Upbit, Bithumb, Korbit, Coinone |
So What?
그래서 결국 지금 시점에 '존버' 조차 옳지 않다면 과연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라는 물음이 있을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그만큼 시장이 고통스러운 구간에 진입 해 있다' 라는 이야기밖에는 드릴 수가 없다. 가격의 붕괴라는 것은 그만큼 뼈아픈 손실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결국 포트폴리오 다변화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본다. 한두 종류의 토큰에 모든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고, 다양한 테마별 토큰에 대한 스터디 및 거래소 스코어링을 통한 거래소별 분산투자, ICO 스터디, 그리고 기관의 참여를 기다리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는 아직 어슴푸레한 새벽 안개 속을 헤매고 있고, 그 앞에는 무엇이 놓여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에 말씀하신 분산투자에 대한 의미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다만 거래소별 분산이나 테마별 토큰에 대한 분산 등이 correlation이 너무 높아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도 않은게 흠이네요. @홍보해
이게 닭과 달걀의 문제이긴 합니다. 그래서 결국 기관투자자의 유입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헷징을 위한 파생상품이 필요한 것이고.... 그나저나 은환님 혹시 제 글에 올라가 있는 이미지들 잘 보이시나요? 스팀잇 서버가 이상한지 이미지들이 죄다 엑박으로 뜬다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어서... ㅠㅠ 댓글에 사진 첨부도 안되더군요.
지금은 잘 보입니다 ㅎㅎ 예전에도 가끔씩 그런적 있었어요..
디도스공격도 당해서 서버 거의 멈춘적도 있었고...;;
어차피 '가즈아' 도 아니고, 기술적으로 '언젠가는' 오른다는 글도 아니기 때문에, 파리만 날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페북에서도 매번 그러시더니... 이런 비관적(?)인 셀프 리플이 이제는 힝고님 시그너처 처럼 여겨짐...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몸에 좋은 '약' 같은 글 같다고나 할까요
ㅎㅎ 개인적으론 나스닥 상장 확정이 봄날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검토하겠다는 오피셜이 있었으니.. 두세달 뒤엔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TF 상장이 빨리 되었으면 좋겠는데, 계속 늦어지고 있는 것 같아 애만 타는군요 ㅎㅎ
오 정보 감사해요!!! 거래량의 변화과 코인 가격의 하락/상승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는데, 이렇게 글을 남겨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주 심도있고 해안을 가진 글이라 생각이 드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추가적으로 생각해 볼 부분은 국내 신규유입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 코인시장은 전세계 글로벌 시장임을 잊지 말아야겠죠!
우리 한국시장의 포션이 크지에 영향은 있지만 생각하는만큼 우려할 부분은 아니고 곧 서서히 신규유입이 되면서 건강한 성장이 있을듯 합니다~!^^ 암튼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부분이 모두 옳습니다만 한국은 외환관리법 때문에 유가증권과는 달리 해외와의 자유로운 토큰 왕래가 어렵다는 차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관심 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존버라는 것도 옥석을 가려서 해야죠. 아직은 진정한 옥석가리기 과정은 아니라는 느낌은 듭니다. 100% 옥을 알 수도 없고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으니 포트폴리오 다변화, 특히 시드가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필수적이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팔로우 보팅하고 갈께요~!!
감사합니다.
장투가치가 있는 코인을 찾아야 겠군요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토큰에 대한 다양한 가치평가의 수단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확실히 한국 시장이 많이 식은듯해요. 거래소별 거래량 순위에서도 한국 거래소 순위가 많이 떨어졌고. 한국 투자자들의 유입이 지난 펌핑에 제법 영향이 있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한국 투자자들은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유입이 다시 늘지 않을테니 딜레마네요.
결론적으로는 기관이 들어와야 다시 무언가 새로운 움직임이 있을 것 같은데, 두고 봐야 할 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