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WITH IPHONE #13 Chiang Mai Trekking in Thailand / 태국 북부 치앙마이 트레킹 후기 ('라후족'을 찾아서)

in #travel7 years ago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 '소수민족 트레킹'의 후기를 들려드릴게요. 트레킹은 한인민박에서 쉽게 신청이 가능해요. 크게 1박 2일 / 2박 3일 코스로 준비가 되어 있어요. 그리고 신청란에 한국인 팀끼리 가는 방식이 있고, 외국인 팀하고 섞여 가는 방식이 존재해요. 저는 큰 고생을 하기 싫어서 1박 2일로 선택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잘한 일이라고 칭찬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외국인하고 같이 산행을 하는 방식으로 선택했어요. 다음날 아침 픽업차량이 왔고, 저희는 어색하게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 마을로 떠나게 되었어요.

건장한 남자 분들도 계셨지만,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저는 산악민족 답게 지칠줄 모르고 산행을 했던 것 같아요. 그 모습에 헉헉 거리던 외국인이 좋은 체력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을 해주었고, 그렇게 서로 조금씩 말을 건네면서 어색한 분위기를 서서히 풀어갔어요.
첫 산행을 하면서 서서히 느껴지는 분위기는 밀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기 시작했어요. 종이 다른 나무와 풀들이 자라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 있는 국립공원처럼 깔끔하게 정돈되지 않았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의 몸은 똑같이 반응했어요. 숨이 차오르고, 갈증이 나고, 더위를 식히고 싶은 기분은 똑같았어요.

어느 정도 산행을 하다보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 처럼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계곡이 나오더라구요. 우리의 마음을 알았는지 가이드는 씨익 웃으면서 이 장소를 소개하고 30분간 휴식시간을 주었어요. 바로 들어가기에는 살짝 머뭇거려지는 물 색깔이지만, 외국인들은 거리낌 없이 옷을 훌러덩 벗고 들어가더라구요. 저는 산행 중에 비키니를 챙겨올 생각을 못해서 그냥 발만 담그고 열을 식혔답니다. 가끔씩 한국인 팀들도 도착하는데 명백한 차이가 있어요. 한국인들은 물에 잘 안들어가고 외국인들은 물이라면 사족을 못쓰고 들어가더라구요:)

저희가 찾아갔던 소수민족은 '라후족'이었어요. 치앙마이에는 다양한 소수민족이 살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제가 보고 싶었던 민족은 '카렌족'이었어요. 여러분도 많이 보셨을 거에요 목에 여러개의 링을 차고 있는 여자들의 사진을요. 하지만 소수민족도 옛말이지 지금은 모두 관광상품화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면에서 '라후족'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어요. 제가 소수민족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고 싶었는지 정확히 정의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집안에 TV는 없길 바랬던 것 같아요. 

몇시간 동안 산행을 한 후에 저희는 오늘 묵을 숙소에 도착했어요. 여기서 더 실망했던 것은, 라후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그들의 삶을 엿보고 싶었지만 저희가 묵는 곳은 관광객들의 임시 거처소 수준이었어요. 배게와 이불의 상태는 몇달간 방치해놓은 것처럼 정말 눅눅하고 더러웠어요:( 제가 결벽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너무 찜찜해서 비닐로 베개를 감싸고 잤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느낌이 이색적인 체험이라 위안을 삼으면서 딱 1박만 버티자고 다짐했던 것 같아요.

짐을 정리하고, 바가지로 샤워를 하고, 시원한 느낌으로 정상의 경치를 감상했어요. 그것도 지루해질 무렵,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더라구요.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카레의 향기였어요. 그래서 부엌으로 한걸음에 달려갔는데, 가이드분께서 저희들을 위해 열심히 요리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뭔가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는데 너무 귀여웠어요:) 아무래도 저는 가이드분의 성격을 알아서 그럴 수도 있어요. 마치 시골청년의 순박함을 가지고 있는 분이랄까? 여튼 요리하는 남자의 섹시함을 여기서 느끼게 될줄은 몰랐네요.ㅋㅋ

드디어 카레가 완성되었고, 저희는 맛있게 카레를 먹었어요. 비주얼과 다르게 의외로 맛있었어요. 제 생각에는 그동안 수많은 관광객들을 위해서 카레만 만들었을 것 같아요. 그 노하우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저녁이었어요. 저녁을 다 먹은 후, 저희 일행들은 맥주를 마시면서 제대로 자기소개를 하고, 게임을 했어요. 알콜 덕분이었는지 저희는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고, 친한 친구들과 캠핑 온 느낌을 받았던 것 같아요.

서로 옹기종이 마주앉아, 사랑 얘기, 일 얘기, 문화 얘기 등등 여러가지를 말했던 것 같아요. 동양인은 저하고 40대 부부 이렇게 3명 밖에 없었는데 독립심이 약한 동양의 문화로 열띤 토론을 한것 같아요. 그 동안 제가 40대 부부의 딸인줄 알았대요. 그래서 저는 혼자 여행하는 걸 즐긴다고 했고, 그렇게 약간의 오해를 풀고 더 깊은 얘기를 하면서 서로의 궁금한 점을 찾아갔던 것 같아요. 비록 라후족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잊을 수 없는 산골짜기의 밤 이었답니다.

모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 아침이 밝았어요. 이제 남은 일정은 천천히 경치를 보면서 하산을 하고, 어느정도 내려오면 코끼리를 타고 이동을 해요,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 레프팅이 있는데 방수가 안되는 문제 때문에 레프팅 도중에 찍은 사진은 없어요. 그래서 미리 말씀드리자면, 물살이 엄청 쌔요. 정말 환상적인 레프팅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느정도 하산을 하면 이렇게 코끼리를 타고 간답니다. 하지만 조금 슬픈 이야기가 있어요.

사실 코끼리를 탈수 있다는 생각에 신나게 하산을 했었는데, 코끼리의 눈빛은 저의 모습과 많이 다른 것 같았어요. 사람들을 태워서 이동하도록 말을 잘듣게 하려면 코끼리들을 아주 심하게 훈련시켜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몇몇의 외국인들은 치앙마이에서 코끼리를 타지 않는다고 했어요. 물론 이런 문제들을 얘기하면 끝이 없을 것 같긴해요. 그래도 과거에 비해 지금은 그렇게 심하게 훈련하는 곳은 극소수라고하니까 다행인것 같아요.

치앙마이는 트레킹은 정상을 보러가는 곳이 아니라 어떤 정취를 느끼고 올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트레킹의 의미도 사실상 그렇구요:) 정상의 경치는 한국이 더 멋있는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색다른 부분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는 곳이었다고 말씀을 드리며 치앙마이 트레킹 후기를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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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I can not understand anything I like the photos and the view into an other world for me!

I'm sorry. When I introduce Korean culture, I will speak in Eng. Please come at that time :)

Ok, followed for more, have a nice day!

즐거운 여행이셨겠군요.
저도 다음번에는 동남아 한번 가보려구요~~
공유 감사합니다. ^^

아 저도 매번 스팀님 글 잘보고 있어여 >< 저도 고마워요!!!

우와 제가 다녀온 태국과는 정말 다른 모습입니다.
그냥 그네들이 사는 생활 그대로를 보고 오셨군요.
유럽과는 다른 의미로 멋지네요.
항상 멋진 여행기 감사합니다. 보팅 꾹 누르고 가요.
제 포스팅도 보러 오세요~

앗 감사합니다!! 사실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진 못했고 멀리서 봤어요ㅎㅎ 앗 어떤 포스팅을 하셨는지 구경하러 갈게요!

모기와의 싸움에서 승리 ㅋㅋㅋㅋ 전 쏭크란만 즐겼었는데 ㅠㅠ 다음번엔 트레킹도 도전해봐야겠네요ㅎㅎ

아 저는 쏭크란이 너무 가보고 싶어요ㅠㅠ 정말 재밌어 보이는데ㅋㅋㅋ 근데 시기가 안맞았어요ㅠㅠ 다음에는 민님의 쏭크란 후기 들려주세요! 구경갈게요!!

요즘 뜨는 치앙마이! 제 지인분도 여기갔다왔는데 극찬하시더라구요!

맞아요!! 정말 잠자리만 완벽 했다면 더할나위 없는 트레킹이었을 것 같아요 :) 치앙마이에 간다면 꼭 체험해봐야할 코스중에 하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여!

덕분에 저도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네요!

그렇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해요 :) 다음 이야기는 빠이 이야기를 해볼까해요!! 2주간의 재밌는 경험을 소개할게요!! 오늘도 제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닷!

이런 이색 트레킹이있다니!
새로운 도전으론 좋을것같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어요 :) 외국인하고 같이 산행하는 것도 재미있더라구요ㅋㅋ

여행후기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진짜 외국인들은 물이라면 어디든 뛰어들 준비를 하더라구요 ㅎ

맞아요!! 외국인들은 왜이렇게 물을 좋아할까요?ㅋㅋㅋㅋ

정말 좋은 간접체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잘 읽었어여 :)

오오 대단하십니다!!
저도 나중에 이런곳 한번 여행해보는게 소원이네요 ㅎㅎ

태국 여행은 한달 장기여행을 추천하고 싶어요!! 언젠가 꼭 가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