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록 | 군산편 #7 히로쓰 가옥이 남긴 것(1)
적(適), 그들이 남긴 것
군산은 개항지로 여느 곳보다 많은 일본인들이 거주했던 곳이다. 군산에 다양한 방식으로 정착한 일본인들은 그들의 생활에 맞는 집을 지었고, 자신들만의 생활 방식을 이어갔다. 그러나 해방이후 일본인들이 기거하던 가옥들은 적산이 되었고, 오랜 시간 방치되거나 한국인에게 인수되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이용됐다.
군산의 대표적인 적산가옥은 신흥동 일본식 가옥이다. 일명 히로쓰 가옥으로 불리는 이 적산가옥은 현재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곳이다. 히로쓰 가옥으로 불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제강점기 군산에서 미곡상을 했던 히로쓰 기치사브로(廣津吉三朗)란 사람이 살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조선이 해방을 맞이하자 가방 하나만을 들고 일본으로 돌아갔고, 그의 이름만이 집에 남게 된 것이다.
앞서 다양한 건축양식을 보이는 이영춘 가옥과는 달리 히로쓰 가옥은 전통적인 일본식 가옥의 형태다. 여섯 개의 방과 부엌이 2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헤이안(平安) 시대 신덴츠쿠리(寢殿造) 양식을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히로쓰 가옥 뒤쪽으로 돌아가면 높게 세워진 건축물이 하나 있다. 별채같이 생긴 이 건물은 일본인이 거주 당시 창고로 이용되던 곳이다. 말이 창고지 사실상 그 역할은 금고에 가까웠다.
이 금고에는 주로 귀중품이나 일본으로 반출할 조선의 문화재 같은 것이 보관되었는데 항상 남는 공간이 없을 정도로 물건이 항상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문화재가 금고에 보관되었고, 일본으로 반출되었을 것이다.
이런 금고는 히로쓰 가옥에만 있던 건 아니었다. 적산가옥의 규모에 따라 그 크기와 규모는 다르지만 군산의 적산 가옥에서 금고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히로쓰 가옥은 그 규모가 남달라 옛 주인이었던 히로쓰 기치사브로의 재력이 대단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전라북도 군산시 신흥동 구영1길 신흥동 일본식가옥(히로쓰 가옥)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잘 보존하여 아픈 과거를 되새겨야 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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