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 자살한 군인들의 유서

in #war3 years ago

옆에 있는 사람이 죽는 걸 보고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안도하고 있을 때

난 스스로가 정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D-day 전까지 난 친구가 많았어

상륙하자마자 그 친구들 중 절반을 잃었고

저번 주에는 토마스란 친구가

날 세번이나 구해줬어

근데 난 그가 MG에 맞고 죽어갈 때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그리고 어제는 다니엘이라는 친구가

총을 맞고 죽기 직전까지 엄마를 불렀어

이제는 나 혼자야

난 더이상 혼자있고 싶지 않아

입대하면서 난 악마를 죽이겠다고 맹세헸어

그리고 나는 잽스가 악마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죽이고 또 죽이고 죽였어

아직 숨이 붙어있는 잽스 놈들의

금니를 뽑고 괴로워 하는 걸 보면서 즐겼어

광란의 금요일 밤, 춤추는 여자들을 보듯

화염방사기에 타죽어가며 몸부림치는

그들을 보는 걸 즐겼어

근데.. 근데 말이야 걔네들도 사람이었어

악마는 나였지

그리고 난 이제 악마를 죽일 거야

난 무서웠어

그저 무서웠을 뿐이야

걔네들이 베트콩인지 그냥 민간인인지

너무 무서웠어 걔네들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며 준 음식인지 아니면

음식 아래에 폭탄을 숨겨 둔 건지

그게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다 쏴 죽였어

난 그저 너무 무서웠을 뿐이었어

사람을 죽이고 싶은데 사람이 안 보여

나라도 죽여야겠어

우리 아버지는 2차대전 때

나치로부터 세상을 구했는데

난 여기서 왜 싸우고 있는 걸까

미안하다 어린 꼬마야

난 니가 날 쏘려는 줄 알았어

미안해요 임산부 아줌마

당신 뱃속에 있는 게 아이가 아니라

폭탄인 줄 알았어

미안합니다 할아버지

당신이 들고 있는 지팡이가 총인줄 알았어요

미안해 친구야

난 니가 베트콩인줄 알았어

난 그동안 미국을 위협하는 적을

죽인 게 아니야

난 그동안 나를 죽여왔어

독일군도 사람이었어

괴물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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