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가 초가집 / 해질녘
해질녘 즈음 검은 먹구름이 잔뜩 낀 강가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초가집 있고 세상사 무관심하다는 듯 강물은 유유히 흘러가고 날씨 영향인 듯 서서히 너울이 일기 시작한다.
강가 멀리서 미리내가 저녁 찬거리 준비를 위해 나물을 뜯고 있다. 무언가 불안한 듯 가끔씩 일어나 초가집 쪽을 본다.
마루 가운데 기둥에 기대고 있는 가리온이 흐릿한 시선을 허공에 힘없이 던지고, 어깨까지 흩뜨리진 머리카락은 작은 바람에도 이리저리 날리고 있다.
손을 허공에 휘이휘이 저으면서 힘없이 다시 손을 내리고 고개를 초가집 기둥으로 돌리며 흐느낀다.
공무도하가 원문 띄워지고, 슬픈곡조가 애잔히 흐른다.
은행잎 두 개가 바람에 날리면서 다물패 본거지, 추억 속 강변, 왕험성 대전 및 소궁전, 삼조선 강역지도 위를 유유히 날다가 빨간 단풍잎 하나 합류하여 즐거운 듯 노닐다가 나뭇잎들 색깔이 바래면서 화면 어두워진다.
사랑하는 내님이여, 제발 그 물을 건너지 마오
운명이지, 당신의 잘못 아니예요
기나긴 외로운 길에 당신만이 위안이었는데
우연처럼, 운명처럼 들어오길
보이지 않는 무지개처럼 당신만을 기다렸는데
어떤 시련이 가혹한 운명이 갈라논다 해도
저 하늘 북극성처럼 영원할 줄 알았건만
빛나는 쌍무지개처럼 이렇게 사라졌네
가을 해질녘 노을너머 당신이 있나요?
여름 강변위 너울너머 당신이 있나요?
사랑하는 임은 가고 내 모든 것이 사라졌네
내님은 가고 없고 이내 몸은 어이할까!
시간은 역으로 거슬러 위만이 한나라 거짓침략을 빌미로 반란을 일으켜 왕험성 진입시점으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