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그장면]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 정치는 남의 일이 아니다
2018년에 기록적으로 많은 숫자의 여성, 유색 인종, 정치적 입지가 약한 사람들이 국회를 바꿔 놓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런 첫 출마자들 때문에 많은 민주당 기득권층은 예비 선거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Rachel Lears
우리 가족이나 지역 사회를 챙기는 국회의원이 존재하는가, 에 대해선 사실 긍정적인 대답을 확신있게 내놓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먹고 살 수 있게 정책과 제도를 만들고 투표하고 그를 이끌어나가며 사회를 만드는 것.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국회의원의 정의인데요. 아직 정치에 대해선 공부해야 할 것이 한참 많지만, 사실 그리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청소년때부터 정치는 ‘남의 일’ 이라고 생각해왔고 그만큼 주위에 관심있게 생각하는 어른도 없었습니다. 정치에 관심있다는 발언을 하면 ‘여자애가?’ 또는 ‘저 어린애가?’ 라는 두가지의 질타적인 시선을 받곤 했었죠. 여자이자 청년인 사람은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고 몰라야 하는 걸까요? 신념, 정치, 법. 적어도 이 세가지는 사실 굉장히 제한적으로 ‘기득권층’ 또는 ‘남자’, ‘비장애인’ 그리고 ‘이성애자’ 들에게만 주어졌던 단어들입니다.
현재 미국 국회를 보면 81%가 남자이고 대부분 백인에 백만장자라는 통계를 보여줍니다. 미국 뿐만이 아니라 한국도 마찬가지죠. 온통 남성 (여성의 부재), 중년층 (청년의 부재), 비장애인 (장애인의 부재), 성적 차별 (성소수자의 부재) 로 이루어진 국회의원 같은 이상한 집단 단체가 또 있을까요.
다큐는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행동에 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즉 노동자들을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는 주장으로 뉴욕 14지구 국회의원 출마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다큐 속 ‘새로운 국회’와 ‘정의 민주당원’에서 공유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정치계의 부패 세력과 자금을 제거하는 것이죠.
알렉산드리아가 내건 공약을 살펴보면 대략 이렇습니다.
모든 사람들을 위한 메디 케어를 개선하고 확장한다.
구금 시설을 50 % 감축하고 마약 퇴치
100 % 재생 가능 에너지와 태풍으로부터의 보호 정책
학비 무료 공립 대학 및 공립학교
소수를 위한 사치 주택이 아닌 다수를 위한 주택
다큐속 플롯, 즉 스토리는 감독인 레이첼 레아즈가 도날드 트럼프 당선 바로 다음날부터 착수한 작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다큐멘터리의 목적은 정치인들을 위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레아즈는 설명합니다. "목적은 역사적인 순간에 대한 이야기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어떻게 가능하게 되는지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엄격한 편집 독립성을 유지했으며, 비영리 단체를 통해 자금을 모으고 있고 홍보용으로 후보자와 영상을 공유하지 않았습니다. 이해 상충은 없습니다.”
다큐를 보고 난 후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는 커녕 현재 국회에 무슨 당이 존재하고 누가 소속되어 있는지 관심이 없었던 지난 날, 정치는 남의 일이라고 그저 안일하게 생각했던 제 20 초반이 참 아까웠습니다. 지금이라도 정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책을 찾아 읽고 뉴스를 듣고 있지만, 실제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관련 컨퍼런스나 축제 또는 프로젝트에는 갈 수 없어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해서 오는 8월의 짧은 한국 방문 일정에 최대한 많은 소스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참여할 예정입니다. 혹시 관련 정보를 아시는 분들께선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큐멘터리 속 기억나는 대사를 적어봅니다. 알렉산드리아는 조카와 함께 예비선거를 위한 만명의 사인 운동을 길 위에서 펼칩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물론 갈 길이 바빠 그녀들에게 눈길한번 주지 않습니다. 그녀는 멋쩍어 하지만 기죽지 않는 조카에게 말하죠. “잘하고 있어. 열 번 거절당해도 한 번은 받아주잖아. 모든 일에서 그렇게 승리하는 거야.” 라고요.
SNS를 자주 하진 않지만, 팔로우 하고 있는 몇 여성 국회의원들이 있습니다. 그중 청년정치를 지지하는 국회의원 신보라님, 2020 여성출마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녹색당의 신지예님 등은 ‘세상의 절반이 여성인데 왜 국회는 아닐까?’, ‘세상의 4분의 1이 청년이라는데 왜 국회는 아닌걸까?’ 등의 질문을 세상에게 던집니다. 정치에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참여 가능한 2020 여성출마 프로젝트는 현재 워크숍을 진행중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werun2020.kr/ 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다큐 속의 상황과 현실이 맞닿아 있는 답답하고 암울한 지점은 사실 우리나라 국회의원 회의 라고만 초록창에 쳐도 뜨는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온통 남성-중년층-비장애인-이성애자로 구성되어 있는 사람들 외는 권력에서 배제가 된다는 사실 그리고 이들이 행하는 모든 정치적 행동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모두 잘 알고 계시겠죠. 여성을 닮지 않은 정치는 여성을 위하지 않는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인 모두 마찬가지라는 신지예 국회의원의 깊은 울림이 있는 메세지가 떠오릅니다. 우리를 위해 정치하자는 그녀들의 말이 어서 더 강력한 힘으로 세상에 닿길 바랍니다.
- Movie URL:https://www.themoviedb.org/movie/565312-knock-down-the-house?language=en-US
- Critic: AAA
지금 우리 정치는 여성이나 약자를 위한 것을 따지기 전에 사람을 위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 현실또한 잘 담아낸 다큐라고 느꼈어요.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 합니다.
올바른 가치관 가진자도 정치판에 들어가면사람이 바뀌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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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런가요. 저는 사실 정치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지만 종종 그런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위치가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정치엔 특히 좋지 않은 방향으로 적용되나 봅니다..
우와. 이 글을 무척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레일라님 말씀대로 정치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관심 갖는 만큼 정치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레이첼 레아즈가 그런 원칙을 가지고 다큐를 만들었다는 사실, 코르테즈의 5가지 공약 등은 다큐만 봐선 알기 어려웠는데,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레일라님 8월에 한국 오시는군요. 혹시 일정이 맞을진 모르겠지만, 한국일보에서 이런 행사를 하더라고요. 저도 가기는 어려운 일정이지만, 혹시나해서 공유 드립니다. 행사날짜는 8월 17일입니다.
▲ 참가신청
http://bit.ly/스타트업젊은정치
▲ 관련기획
https://www.hankookilbo.com/Special/Plan/List/1226
▲ 뉴스 인터랙티브 페이지
http://interactive.hankookilbo.com/v/youthpoliti…/index.html
네, 감독도 다큐가 어떤식이든지 홍보용으로 비춰지지 않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고 하는 기사를 봤습니다. 다큐에서 보여지는 막막함, 그리고 짜릿한 승리까지 한편의 잘 짜여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형중님 리뷰를 보고 저도 관심이 가게 되어 관람하게 됐습니다. 정보도 공유 감사해요! 한국일보 행사는 알고 있었습니다.
슬로건 정말 멋있네요. 저 문구에 해당하는 기득권은 이런 기획에 관심이 1조차 없을 거란걸 명확히 나타나기도, 그리고 청년정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참 좋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