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와 자기 그리고 그릇에 대하여[문자요리]
https://www.ganjingworld.com/video/1h7s1euhbuu5AdZWRb5NgImf51qk1c
저는 전공이 도자기공예였습니다.
그리고 졸업과 동시에 (陶瓷器, 陶磁器) 회사에 근무했었고요. 그래서 도자기에 대해 좀 압니다.
오늘 정견망에 보니 그릇에 대한 좋은 글이 나왔더군요.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읽어보았고 심회가 와닿았습니다. 도자기는 우선 도기와 자기를 이르는데요.
자기는 1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긴 시간 구워 나오는 것이며 도기는 800도 정도에도 쉽게 구워 나옵니다. 물론 원재료부더 자기는 더 순수하고 도기는 좀 탁합니다.
자기는 좀 고급이고 색상도 훨씬 맑고 깨끗합니다.
도기는 일반용이고 색상이 좀 탁하지요.
좋은 그릇, 고급자기는 어떻게 구별할까요? 손가락으로 퉁겨만 봐도 소리가 청! 하며 맑습니다.
일반용인 도기는 퉁겨보면 소리가 틱! 하며 둔하지요.
궁금하시면 접시며 그릇 마다 한번씩 퉁겨보세요. 그 차이를 바로 느끼실 겁니다.
또 좋은 자기는 아주 얇습니다. 얇아도 단단하지요.
일반도기는 두껍습니다. 그리고 덜 단단하지요.
그런데 사람도 자기와 같은 사람이 있고 도기와 같은 사람이 있겠지요?
저가형 도기 같은 사람, 고급형 자기 같은 사람…
우선 그 기본적 형질이 다른 게 사실입니다.
도기 같은 사람은 보통때는 구별이 안가는데 어떤 난관에 부딪치면 탁한 소리가 납니다.
자기 같은 사람은 어떨까요? 보통때는 구별이 안 갈지 모르나 난관에 부딪쳐보면 그 차이가 큽니다. 나는 소리가 맑고도 청아하지요.
저가형 도기 같은 사람을 예로부터 소인, 또는 속인이라 하였습니다.
고가형 자기 같은 사람을 예로부터 군자, 또는 현자라 하였지요.
당신은 어느 쪽에 속하시나요?
소인은 혹독한 시련을 싫어하여 기피합니다. 군자, 현자는 어떤 시련이 와도 두려워 않고 굳이 피하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게 바로 고온을 견디어 훌륭한 그릇을 만들어내는 이치지요.
나 자신은 물론이고 자녀를 귀하고 편하게만 키우다 보면 나중에 시련에 부닥칠 때 쉽게 금이 가고 또 물이 스며들어 부서지곤 합니다. 뜨거운 열은 영혼을 단단하게 밀집시켜주는 보약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됨을 그릇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 사람은 그릇이 크다, 작다…말들을 하잖습니까?
그릇이 커서 많은 것을 담기도 해야겠지만 그릇이 치밀하여 고온의 전자렌지도 잘 견디고 소리도 청아하며 색깔도 우아한 좋은 그릇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저 자신에게 되새겨 보는 말입니다. 지금 제 앞에 계신 우리 님! 서로의 한 면을 살짝 부딪쳐 볼까요?
어떤 소리가 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