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pto Focusing] 비트코인 역할의 축소

in #bitcoin7 years ago

암호화폐 시장에는 큰 특징이 하나 있는데, 바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들 간의 가격 커플링(Coupling) 현상이다. 커플링 현상은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특정 재화의 가격에 따라 다른 가격들이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즉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면 알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비트코인, 즉 대장님이 상승하는 것이 시장의 가격 지표로 활용되고 있으며, 비트코인이 올라야 시장이 회복된 것이라고 이야기들 한다. 이 말은 물론 틀린 말이 아니며, 오히려 현재 시장 상황을 더 잘 대변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만든 비트코인은 10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암호화폐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장의 대장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오늘 같이 고민하고 싶은 주제는 그렇다면 '앞으로도 비트코인의 역할이 현재와 같을 것이냐'에 대한 내용이다. 이 주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것은, 사실 비트코인이 시장의 가격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시장 주도권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 출처 : Coinmarketcap

위 그림은 전체 암호화폐 시가 총액 중 해당 암호화폐별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비트코인의 비중을 보면 '17년 3월만 해도 80%에 달했으며, 그림 상 나와있지 않지만 이전 시기의 그래프를 보면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거의 90% 이상에 달했다, 그 만큼 암호화폐 시장 규모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했던 비중은 매우 컸다.

그러나 작년부터 상황은 변하기 시작했다. 3월부터 7월까지 비트코인 점유율은 하락하여 40% 미만을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50%를 단 한번도 넘긴 적이 없었다. 이제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과 무게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시장 내에서 비트코인의 비중이 줄어드는 이유는 1)다른 암호화폐의 약진, 2)비트코인이 가진 활용적 한계 등이 있을 것이다.
※ 사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비트코인의 기술적/기능적인 부분은 다른 암호화폐에 비교해 보았을 때 매우 초보적인 단계이다. 확장성도 부족하고, 수수료도 비싸며 전송이 확정(Confirmation)을 받는데 까지 1시간이나 걸리기도 하는 단점들이 존재한다.

이렇게 비트코인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 때문인지는 몰라도, 비트코인이 앞으로도 암호화폐 내에서 적정 수준의 지위는 계속 가져갈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크게 2가지이다.

1) 비트코인이 암호화폐에서 기축통화로서의 역할을 계속 할 것이다.
한국 거래소와 달리, 해외 거래소의 대부분은 암호화폐를 구매하려면 BTC, ETH 등과 같이 주요 암호화폐를 지불수단으로 하여 구매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비트코인을 이용한 마켓의 경우, 거의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지원하고 있을 정도로 가장 활성화되어 있으며, 비트코인을 이용해 가장 많은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비트코인이 적정 수준의 지위를 유지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암호화폐 업계 내에서 비트코인이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지위가 줄어들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2) 가치의 저장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다.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중에서도 가장 가격이 비싸다. 때문에 작은 수량 만으로도 큰 규모의 자산을 구매 또는 판매할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전송 수수료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다른 계좌로 이동시키는 데 발생하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가격이 크고, 거래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 자산에 대해 매매를 하는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비트코인의 경우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다는 점도 비트코인이 가치의 저장 수단이라는 것을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일반 법정화폐의 경우, 발행량이 정해져 있지 않고 계속 발행되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의 동일한 가격이 동일한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반면 비트코인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어서 물가상승에 따라 가치가 하락할 일이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 의해 비트코인이 해당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 전송도 제대로 안되는데 기축통화라니.
비트코인이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자유로운 이동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이 말을 듣고 무슨 소리냐 할 수 있겠으나, 비트코인을 전송해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것이다. 하루 이상 걸리는 트래픽에 수수료를 생각하면 비트코인을 다른 거래소로 전송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기축통화라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곳으로 손쉽게 이동하고, 거래하고 사용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 비트코인의 확장성,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손쉬운 전송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라이트닝 네트워크, 사이드 체인 등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기는 하다.

비트코인이 기축통화가 되기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바로 테더(Tether)의 존재이다.(테더 논란은 논외로 할 경우이다.) 비트코인으로 암호화폐를 매매하다 보면, 현재 얼마의 가격으로 구매를 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비트코인과 달러와의 가격을 고려하여 다른 알트코인의 가격을 구해야하기 때문에 매매자들 입장에서는 이 과정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가격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더더욱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에 비해 테더는 무조건 1달러=1USDT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계산이 쉬우며 ERC20 기반이라서 다른 거래소로 전송하는 것도 비트코인보다 유리하다. 향후 테더 뿐만 아니라 유로화, 위안화와 1:1로 대응되는 암호화폐가 나올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비트코인의 시장 지위는 현재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비트코인이 현실 세계에서 아직 사용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법정화폐로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더욱 비트코인 보다 테더를 중심으로 사용할 확률이 높다.

2) 가치의 저장 수단? Just 투자 수단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은 첫 번째 내가 가치를 담은 그 순간의 가치와, 나중에 가치를 다시 꺼낼 때의 가치가 동일하거나 예전보다 높아야 한다. 그래야 안전한 저장 수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런데 비트코인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 특히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으나 폭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누군가가 비트코인에 자신의 자산을 저장하기를 원한다면, 이익을 볼 수도 있으나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것은 가치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다. 투자를 하는 것이다.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과 투자를 하는 수단은 매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가격 변동성이 매우 작아지지 않는 한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기는 어렵다.

추가적으로, 비트코인이 본래 목적한 화폐로서의 기능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이 적정 수준의 위치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나는 앞으로 비트코인의 역할이 더욱 축소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비트코인의 확정(Confirmation) 시간은 1시간이며, 수수료는 3만원이나 하고, TPS는 7개 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화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의 역할이 줄어드는 과정은 단기간 내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암호화폐들이 비트코인 수준까지 성장해야 할 것이고, 아직 비트코인이 보유하고 있는 커뮤니티(Community)의 규모가 다른 것들 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한편, 비트코인에 의지하는 암호화폐 시장이 줄어드는 것은 향후 암호화폐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도 생각한다. 지금은 비트코인이 폭락하면 사토시 수는 줄어들지 않으나 사토시의 가격이 떨어져 알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는 웃지 못할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바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가격의 디커플링(De-Coupling)이며,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

2008년 첫 블록체인 프로젝트, 첫 암호화폐로 문을 연 비트코인은 수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열정의 불을 질렀다. 그러나, 시대에 뒤쳐지는 기술과 기능으로 인해, 점차 그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역할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인 우리도 이런 상황들을 고려하여 암호화폐 시장을 계속해서 따라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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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근래에 들어서는 화폐보다는 Digital Gold, 즉 금과 비교해서 이해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이 안전자산이란 점은 그 누구도 반박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금도 Fiat currency 기준의 가치는 역사적으로 계속 변동하였습니다. 하락기도 있었고 상승기도 있었지요. 다만 비트코인은 금에 비해 소유 및 전달이 용이하다는 특징, 즉 유동성이 높습니다. 이에 가격변동이 금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지요.

그리고 금은 과거에도 그리고 빈도가 매우 낮아졌지만 현재에도 화폐기능, 즉 교환의 매개체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래 시 금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거래에서 거래비용, 즉 수수료는 발생하고 있지요. 사실 기존의 Fiat currency도 가치저장수단이자 투자수단입니다. 화폐의 가치는 계속 변합니다. 이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비트코인이 느리고 수수료가 비싸단 점이 암호화폐 미래에 불안요소로 작용될 것이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그러나 POW라는 합의 알고리즘이 가지는 강력한 보안성, 그리고 금의 지위를 대신하거나 동일한 지위에 놓이게될 상황을 상상해볼 때는 그 수수료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중요한 것은 보안성이지요. 우리가 이 수수료가 비싸다고 생각되는 것은 그만큼 fiat currency에 비해 상대가격이 매우 단기간에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그래서
USD대비 아니면 KRW대비 얼마나 벌었나를 중요시합니다. 비트코인이 만약 일상통화로서의 기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많이 도출된다면 우리는 fiat 통화 기준으로 수수료를 생각하지 않고, 몇 사토시가 지출되었는지 기준으로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비트코인이 네트워크의 산물인 점을 감안할 때 터무니 없이 느린 것 또한 단점은 맞습니다. 이제 세그윗 도입과 더불어 라이트닝 네트워크, 더 나아가 슈노 시그니처 등이 도입되면 스케일링 이슈가 많이 완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테더는.. 글쎄요.. 현재로서는 USDT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거래소가 여러 곳 있지만 스캠설 등 여러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ERC20 기반 테더가 나왔나요? 아직은 옴니 레이어 프로토콜 위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향후에 ERC20으로 나온다 하더라도 이더리움 블록체인도 아직 플라즈마, 샤딩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라 크립토 키티 사태와 같은 대량의 거래가 발생하는 날이면 ... 거래완료시간이 단기간 내에 끝날지는 알 수 없죠.

쓰다보니 글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Nice post!!!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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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앞으로 비트코인의 행보가 어떻게 될 지 궁금하네요.
도움되는 정보였습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이나 암호화폐에 대한 기존 권력 또는 정부에 의한 고난의 시간을 잘 버텨내며 오늘날의 암호화폐 시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은 맞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현재의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의 Dominance가 낮아지고 비트코인과 알트와의 상관관계가 많이 약해지는 디커플링이 보다 시장의 건전성을 높일 수도 있지 않나 기대해봅니다. :)

네 저도 비트코인과 알트코인과의 관계가 약해져야 시장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에서 하나 주의해서 보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모두가 탈중앙화를 외치고 있으나, 모든 암호화폐 개발자들이 관련 재단 및 회사로 노출되어 있으며, 개발자의 사고나 그 개발자의 환경에 의해 좌지우지 될 위험에 노출된 반면, 비트코인은 발행자가 익명입니다. 즉 불멸의 암호화폐가 될 수가 있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암호화폐의 탈중앙적 성격때문에 전 세계 정치/금융권이 암호화폐를 불법화시키고, 공격할 때 유일하게 살아남을 코인이 비트코인입니다. 그래서 기술성,확장성 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의 지위를 어떤 코인도 대체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말씀하신 내용이 개발자/재단이 드러난 다른 코인들은 기득권으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으나, 비트코인은 개발자/재단이 없기 때문에 해당 공격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인가요??

재단은 있으나, 원 개발자가 익명입니다. 즉 실질 주체가 없습니다. 이점이 타 알트코인들과 비트코인의 절대적인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암호화폐는 탈중앙적 특성때문에, 기존 금융 및 정치권의 공격으로 부터 자유롭지 않와왓고, 현재도 이러한 암호화폐에 대한 공격이 중국,인도, 혹은 중앙정부, 중앙은행으로 부터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좀더 나아가서 법을 제정하면 모두 불법화시킬수 잇으며, 더 나아가 재단 혹은 개발자 개발자 집단을 구속 혹은 범죄인 취급할 수도 있겠씁니다. 최악의 경우에 말입니다. 이 경우 비트코인의 경우 재단 및 개발자 네트워크가 존재하지만, 이는 개발자인 사토시가 비트코인을 제안한 이후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그룹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그 원개발자는 안 밝혀져 있으며, 최악의 경우 암호화폐에 대해 정부/금융권의 공격으로부터 비트코인은 살아남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보팅 완료 트윗 퍼갑니다.
[여러분의 시간을 줄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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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면서 디커플링이 사라지면 정말 좋겠어요. 커플링 때문에 투자라는 말이 무색해 질때가 많아서요.

맞습니다.. 사토시 가격으로는 안 떨어졌는데 비트 가격이 떨어져서 단가가 낮아진 것 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죠.

비트코인에 대해서 한단계 심화학습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기축역할을 꼭 특정코인이 해야할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테더도 bnb나 cet같은 거래소자체코인도 대체할수있으니까요... 가치저장수단으로의 사용도 본인의 선택사양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btc의 선점효과와 상징적의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궁금합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