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ONZA ROAD in DOLPHIN HOTEL
# CHOONZA ROAD in DOLPHIN HOTEL
위탁 수하물 추가 비용 없이 저가 항공을 타고 싶은 마음에 숙소를 옮길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덜어서 10kg이 안 되는 배낭 하나만 남았는데 버리고 싶은 마음과 지니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싸운다. 이렇게 계속 무언가를 하나씩 버려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게임을 하고 있다면 나는 어디까지 버릴 수 있을까. 내 손에 남을 마지막 물건은 무엇이 될까. 내 곁에 남을 최후의 사람은 누가 될까. 나는 입고 입던 옷까지 모두 벗어 버리고 알몸이 될 수 있을까. 갖고 있던 모든 관계를 끊어 내고 기꺼이 혼자가 될 수 있을까.
춘자, <이 낯선 여행 이 낯선 세계>
혼자 있는 거 좋아하세요?
혼밥, 혼술, 혼행처럼 같이 하던 일들을 어느샌가 혼자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 우리 다들 지쳤구나’ 싶었는데, 요즘에는 ‘자발적 고립’과 같은 개념이 삶의 기술로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누구는 수많은 ‘혼자’들을 보며 우리 사회가 병들었다고 하고, 누구는 ‘혼자됨’을 삶의 기술로 여기며 적극적으로 취합니다. 둘 다 맞는 말입니다. 함께한다는 건 분명 지치는 일이고, 역시 혼자가 편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편한 상태가 다는 아닙니다. 고독의 맛을 아는 사람이 함께의 짜릿함도 크게 느낍니다. 혼자서도 잘하는 사람이 여럿이도 잘합니다.
저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필요로 합니다. 숨 쉴 공기와 마실 물이 필요한 것처럼요. 가끔은 고독을 완성하는 일에 대해 생각합니다. 어디까지 버릴 수 있을까, 내 곁에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무엇일까 혹은 누구일까, 생각합니다. 혼자가 되어 이루고 싶은 일과 혼자여야만 이룰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사람들과 함께해야 하는 일을 벌이면서도, 그걸 무엇보다 즐기면서도, 늘 ‘혼자를 완성하는 일’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니 정말 지독하지 않나요? 이 모순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어주지만, 본질적으로는 고통입니다. 고통은 우리 삶의 디폴트이니 어쩌겠어요. 이 잔인한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밖에요.
혼자가 될 때면 돌핀 호텔에 머뭅니다. (돌핀 호텔(이루카 호텔)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양을 찾는 모험>과 <댄스 댄스 댄스>에 등장하는 공간입니다) 혼자가 되면 말을 잃는 대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세상을 얻습니다. 그 황홀한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중심을 잡고 걷는 일뿐입니다. 나는 걷고 동시에 날고 동시에 헤엄칩니다. 무중력의 어둠 속을 더듬어 손가락 끝에 닿는 모든 것이 나의 것이 됩니다. 그렇게 우주가 나로 가득 찹니다. 영원히 완성할 수 없는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이따금 외롭던 퍼즐 조각은 문득 깨닫습니다. 나는 조각이 아니라 완성된 그림, 그 전체였다는 사실을요.
당신의 ‘혼자됨’이 도피이든 수행이든 삶의 치트키이든 상관없습니다. 의심할 수 없는 나의 삶과 나의 이야기를 재료 삼아 굳건히 나의 방주를 짓고 싶다면 한 번쯤 돌핀 호텔에 체크인 하세요. 혼자이고, 혼자가 되고, 혼자를 하고, 그렇게 다시 세상과 연결되는 것입니다. 삶이 있는 세계, 그 환하고 따뜻하고 촉촉한 세계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눈표범의 땅, 라다크 울레에, 돌핀 호텔이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울레의 돌핀 호텔로 향하는 춘자로드가 열립니다.
장소 : 인도 라다크
기간 : 2024년 4월 29일 ~ 5월 28일 (29박 30일)
신청 마감 : 2024년 3월 31일
- 룸 옵션에 대한 입주자의 요청에 따라 선착순으로 룸을 배정합니다.
참가비 : 2,000,000원
- 국제선(델리-인천 왕복) 및 국내선(델리-레 왕복) 항공료, 인도 비자 피, 여행자 보험 불포함
Q. 라다크 울레는 어떤 곳인가요?
라다크Ladakh는 티베트어로 ‘고갯길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그 이름대로 라다크 지역의 대부분은 인도 대륙의 북동부, 해발고도 3,500m 이상 히말라야산맥의 높은 지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라다크의 주도는 레Leh입니다. 라다크는 잠무-카슈미르주에 속한 지역이었으나 2019년 잠무-카슈미르주에서 분리되어 중앙 정부가 직접 통치하는 연방 직할지로 바뀌면서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는 중입니다.
오로지 여름에만 라다크로 향하는 육로가 열립니다.
인더스강 북쪽 샴 지역의 울레Ulley 마을은 울레 추(Ulley Chhu) 계곡 꼭대기 해발고도 3,900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레에서 서쪽으로 80km 정도 떨어져 있고, 차를 타고 가면 2~3시간 정도 걸립니다.
울레는 레에서 멀지 않지만, 외떨어진 마을입니다. 마을까지 닿는 대중교통이 없고, 마지막 20분은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합니다. 약 일곱 채의 가구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에는 식당도 식료품점도 없습니다. 카페도 슈퍼마켓도 없습니다.
울레는 히말라야의 대표적인 가축인 야크와 조의 여름 목초지이며, 눈표범의 대표적인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눈표범뿐만 아니라 아이벡스, 히말라야 여우와 같은 히말라야 야생 동물들이 이곳 울레 계곡 주변에 삽니다. 덕분에 히말라야의 겨울 야생 생태를 관찰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겨울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죠. 사진이나 다큐멘터리 촬영팀이 대부분입니다.
울레는 춘자의 오랜 친구 오짤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오짤은 몇 년 전 겨울마다 눈표범을 관찰하기 위해 울레를 찾는 사람들이 지낼 겨울 별장 'THE SNOW LEOPARD LODGE'를 지었답니다. 모험가들을 위한 안전하고 편안한 겨울 보금자리를요. 겨울 별장 THE SNOW LEOPARD LODGE 구경하러 가기
그 별장은 <카페, 라다크>의 표지 그림 속 집과 꼭 닮았습니다.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아요. 오짤을 따라 울레에 가서 이 별장을 보자마자 생각했죠. 여기 틀어박혀 완전한 혼자가 되고 싶다고요. 그렇게 시간도 계절도 잊고 내내 책이나 읽고 글이나 쓰고 싶다고요. 이 곳이 춘자 인사이드 1호점이 될 수 있다면, 우리들의 여름 별장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요.
그런데 세상에. 겨울 손님이 모두 떠나고 나면 이 근사한 별장이 여름 내내 비어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여름에 라다크를 찾는 여행자들은 외딴 마을 울레에 머물지 않거든요. 더 생각할 것 있나요? 오짤에게 기회를 달라고 했고, 오짤은 춘자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이곳 <돌핀 호텔>은 춘자 인사이드 1호점이자, 우리들의 여름 별장이 되었습니다.
라다크 울레의 <돌핀 호텔>은 2024년 첫 번째 <춘자로드>의 목적지입니다.
<춘자 인사이드>는 움직이는 시민들의 집입니다. 주거 공간과 창작 공간이 결합된 노마드 창작자들의 거점이자 콘텐츠 생산 기지입니다.
춘자 인사이드 프로젝트의 목표는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 살기 위해 세계 곳곳에 집을 짓는 것입니다. 혼자서는 어려우니 원하는 이들이 힘을 합치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유목하는 창작자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창작과 주거를 위한 제반 비용을 분담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세계 곳곳에 12개의 집이 생긴다면 한 달씩 돌아가며 1년을 살 수 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살 수 있다면, 3년도, 10년도, 평생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라다크 울레의 <돌핀 호텔>과 함께 춘자 인사이드 1호점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춘자 인사이드> 멤버십을 모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별도로 공지하겠습니다.
Q. 춘자로드는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춘자로드는 유목하는 창작자들의 집단 실험입니다.
자크 아탈리는 <살아남기 위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동시에 도처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가볍게, 붙박이재화 따위로 거추장스러워지는 일 없이, 오직 유목민적인 재화에 해당하는 아이디어와 경험, 지식, 인맥 등만을 쌓아가면서, 소유의 이유가 아닌 존재의 이유만을 성찰하며 살아야 한다”고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스템은 ‘유목민적인 재화’에 해당할까요? 유목하는 창작자들의 무기이자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 지난 몇 년간 그 가능성을 실험해 온 춘자는 더 과감하게 실험의 범위를 넓혀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함께 지내며 따로 또 같이 낯선 곳을 경험합니다. 그곳에서 얻은 경험과 영감을 자양분 삼아 자기 창작물을 세상에 내어놓습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습니다. 음악이나 동영상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단, 창작물은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플랫폼 스팀잇의 ‘위즈덤레이스’ 커뮤니티에 게재해야 합니다. 자신의 다른 채널에 동시 공개해도 상관없습니다. 참가 신청자의 스팀잇 신규 가입 절차 안내 및 계정 생성은 춘자가 도와드립니다.
춘자는 춘자로드 참가자들의 창작물을 퍼블리싱합니다.
지난 춘자로드에 대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세요.
CHOONZA ROAD in LADAKH
Teaser | CHOONZA ROAD in LADAKH | 새로운 것
CHOONZA ROAD in LADAKH - chooonza's sketch
Footprints on CHOONZA ROAD 1
Footprints on CHOONZA ROAD 2
Q. 돌핀 호텔 DOLPHIN HOTEL은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춘자로드는 여행 패키지 상품이 아닙니다. 춘자는 여행 가이드도 아닙니다. 다만 제가 가진 라다크에 대한 경험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참가자들과 공유합니다.
춘자로드는 라다크에서 시작하여 라다크에서 끝납니다. 우리는 라다크에서 만납니다. 여러분은 라다크의 주도 레Leh까지 춘자를 찾아오셔야 합니다. 춘자는 라다크에 머물고 있을 테니까요. 비자 발급 및 인도 출입국과 국내 이동(델리 - 레)에 관해서는 춘자가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춘자로드는 4월 29일부터 5월 28일까지 한 달간 진행합니다. 일정의 일부만 참가하거나 일정 전후로 개인적인 라다크 일정을 추가하는 것은 참가자의 자유입니다. 단, 참가 비용은 고정되어 있으며, 참가 기간에 따라 가감되지 않습니다. 돌핀 호텔에 더 머물고 싶은 참가자는 6월 30일까지 추가 비용 없이 머물 수 있습니다.
돌핀 호텔 입주 조건은 ‘혼자’입니다. 일행과 함께 참가할 수 있지만, 1인 1실을 원칙으로 하며, 참가 신청과 참가 비용 역시 따로 적용됩니다.
돌핀 호텔에서는 뭘 하며 지낼까요?
- <돌핀 호텔>이 자리 잡은 울레의 해발고도는 약 3,900m로 레보다 높습니다. 돌핀 호텔에 입주하기 전 며칠간 함께 레에 머무르며 고도에 적응합니다.
- <돌핀 호텔>은 혼자를 위한 공간입니다. 실컷 혼자가 되고, 힘껏 혼자를 하면 된답니다. 혼자여야만 할 수 있는 일들, 혼자가 되어 하고 싶었던 일들을요. 울레에는,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없거든요.
- 돌핀 호텔에 입주한 참가자들은 서로의 혼자됨을, 혼자되는 공간과 시간을 존중해야 합니다.
- ‘혼자’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은 마련해 두겠습니다. 식사, 청소, 세탁을 위한 것들이요. 저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 날마다 식사를 준비하려고 해요. 돌핀 호텔에는 공용 주방과 식당, 커뮤니티 홀, 세탁실이 있으니, 자율적으로 각자의 ‘혼자’ 루틴을 마련하고, 그 위에 조심스럽게 최소한의 소통을 쌓아가요.
-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아마 미뤄둔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들지 않을까요? 그걸 마주하기 위해 우리는 돌핀 호텔에 체크인했으니 부지런히 마주합시다.
- 그러다 무언가 떠오르면 열심히 쓰고 그립시다.
- 가끔 라다크의 산과 하늘이 말을 걸어올 겁니다.
- 좀이 쑤셔 견딜 수 없으면 울레 마을을 산책해요.
- 내내 울레에 갇혀 있어야 하나구요? 걱정하지 마세요. 일주일에 한 번 레 시내를 왕복하는 셔틀 차량을 운영합니다. 원한다면 시내로 나가서 필요한 걸 사고, 콧바람을 쐬어요. 카페에서 커피도 마시고, 레스토랑에서 기분도 내고요.
- 돌핀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 레로 돌아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혼자를 조금 더 이해하고, 삶이 있는 세계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라다크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떠나요. 이제는 함께요.
- 춘자로드의 일정은 현지의 상황, 참가자들의 컨디션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춘자로드 in 돌핀 호텔> 프로젝트는 돌핀 호텔 입주 기간 이루어진 창작의 결과를 합동 전시의 형태로 세상에 내어놓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춘자로드 참가자들은 전시 'DOLPHIN HOTEL'에 참가할 자격을 가집니다. 참가자들은 일정 기간 함께 전시를 기획하고 개최합니다. 지난 전시 'The Unknown'에 대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CHOONZA ROAD in PARIS
The Unknown - wootun's vlog
The Unknown - chooonza's sketch
Q. I am in! <돌핀 호텔>에 입주하고 싶어요!
- 춘자로드에 함께하고 싶다면 아래의 참가 신청폼을 작성해 주세요.
- 참가 신청서 작성하기
- 이메일을 통해 다음 과정을 안내해 드릴게요.
- 안내에 따라 참가비를 입금해주세요.
- 참가비 지급이 완료되면 참가가 확정됩니다.
참가비는 2,000,000원입니다.
- 참가비에는 숙박비, 식비 및 투어 시 차량 렌탈을 포함한 이동비, 제한 지역 여행허가서 발급비 등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한 달 동안 필요한 모든 비용이 포함됩니다.
- 돌핀 호텔에 더 머물고 싶은 참가자는 6월 30일까지 추가 숙박 비용 없이 머물 수 있습니다.
- 항공료와 인도 비자 피, 여행자 보험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 추가로 지불해야 할 금액은 없습니다. 개인 경비는 별도입니다.
궁금한 점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 e-mail : [email protected]
- 💌 instagram : @choonza_is_co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