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세의 우상향은 과학인가, 종교인가?

in #coinkorea6 years ago

토요일인 어제 제가 활동하고 있는 오픈채팅방의 방장이신 에스파냐님께서 오래간만에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토요일 오후의 한가로운 시간을 함께 보내며, 하지만 절대 한가롭지 않은 코인 시세의 급락을 함께 지켜보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그 대화 중 떠올랐던 아이디어를 글로 정리해 봅니다.

코인에 투자하는 분 치고 ‘우상향’이라는 말을 들어보지 않은 분은 없을 것입니다. 이는 존버불패라는 신화의 버팀목이자 많은 장투족 및 존버족들이 아직까지 이 시장을 떠나지 않고 버티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며, 대하락장을 겪고 있는 지금 투자자들의 멘탈을 잡아주는 가장 강력한 희망입니다.

그런데 그 우상향이라는 것은 대체 무슨 근거로 형성된 이론 내지는 신념일까요? 단순히 초기 가격에 비해 시세가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혹은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 사회의 근간이 될 혁명적 기술이기 때문에 저절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므로?

저는 우상향이란 것은 가격 투자의 측면에서 이제까지 유지되어 온 하나의 가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글 “코인 시장에서의 가치 투자란 무엇인가 (https://steemit.com/coinkorea/@biba1029/7q62jl)” 에서 밝혔듯이 저는 코인 시장이 아직은 합리적인 가치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영역이며,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는 주관적이고 준종교에 가까운 믿음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코인 투자에 있어 비중 있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가치 투자적 관점이 아니라 가격 투자적 관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는 현 시점에서 코인 시세가 보였던 가격 흐름에 입각한 가설은 과학적 접근 방법 중 하나이고,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에 입각한 미래 가치 신봉은 종교적 접근 방법 (종교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사실 무리가 있습니다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방식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주관성을 지니고 있고, 이를 러프하게 ‘종교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중 하나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종교의 차이는 어떤 명제에 대해서 그것을 가설로 설정하고 여러 통계적, 실험적 방법을 통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검증이 가능하다면 과학이고, 그렇지 않은 맹목적 혹은 주관적인 믿음에 의존한다면 종교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의 우상향이란 그 두 가지 관점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중 ‘과학적’이라고 제가 표현하는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직까지는 과학적이라기보다는 그저 통계적, 내지는 경험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코인 시세는 우상향하고 있다.”라는 가설은 현재까지 통계적 사례들을 통해 입증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그것을 뒤집는 확고한 반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여전히 유지될 수 있는 합리적 명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 ‘우상향’의 조건을 “처음 매매 시작 시점보다 지금의 가격이 더 높다.”가 아니라 “계속해서 고점을 높여 가면서 가격이 상승한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즉 전고점 갱신 여부가 우상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는 셈입니다.

저는 이전 글 “비트코인 폭락과 회복의 법칙 – 0.382의 마법 (https://steemit.com/coinkorea/@biba1029/0-382)”에서 이제까지 수 차례 폭락과 회복을 거듭하면서 우상향의 흐름을 이어왔던 비트코인 시세의 이력을 다룬 바 있습니다. 당시 살펴보았던 시세 흐름을 보면 비트코인은 굉장히 많이 의미 있는 고점을 기록했고 이후 폭락을 맞이했지만 결국은 그 의미 있는 고점들을 갱신해 오면서 우상향이라는 가설을 꾸준히 입증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우상향이라는 흐름을 이어오는 과정이 결코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대개의 경우 폭락은 빠르고 급격하게 찾아오고, 회복을 통한 전고점 갱신은 느릿하고 서서히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확고한 우상향 흐름이 지켜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코인 시장 투자자들은 심리적으로 상당한 데미지를 감수하고 또 오래도록 버텨야 했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전고점 회복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잘 가다듬다가 어느 순간 상승도 폭발적으로 찾아온다는 점입니다.

곧 폭발적인 상승 이후 더 급격한 폭락이 오고, 다음에 폭락 기간보다 상대적으로 상당히 긴 회복 기간을 거쳐 결국 전고점을 탈환하고, 이후 다시 강한 상승 동력을 응축하여 폭발적인 상승을 기록한 이후 그에 대한 급락을 맞이하는 것의 반복이 이제까지 비트코인 시세 움직임의 순환론적 법칙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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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첨부 차트 이미지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 이후 하락분의 절반도 회복하지 못한 채로 오랜 시간 동안 침체된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요즘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위 차트 이미지는 2012년 1월부터 7월까지 이어졌던 하락장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하락장의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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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동안 이루어졌던 반토막 급락을 회복하기 위해 약 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폭락했던 기간보다 훨씬 더 긴 회복 기간을 필요로 한 셈입니다. 하지만 결국 이때 비트코인은 전고점을 갱신합니다.

다음 사례를 보면 유사한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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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첨부 차트 이미지는 2013년 4월부터 시작된 하락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시세가 어느 순간 손쓸 틈도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이후 오래도록 침체된 흐름을 보입니다. 그리고 당시의 하락장은 아래와 같은 결과로 귀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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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일만에 83%에 달하는 하락율을 기록했던 당시의 하락세는 결국 7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결국 회복되었습니다. 급락에는 단 2일, 회복에는 7개월이 소요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에도 비트코인은 결국 전고점을 탈환했고, 고점을 높여 갔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왠지 다를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기세 좋게 전고점을 갱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시세는 2013년 11월, 반토막에 가까운 급락을 맞이하면서 다시금 폭락장세에 돌입합니다. 이후 빠르게 시세 회복을 하면서 다시금 상승세를 이어가나 싶었지만, 그 상승세는 제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시세는 계속해서 서서히 주저앉습니다. 계속해서 저점은 낮아지고, 도대체 어디가 바닥인지도 모를 악몽 같은 기간들이 이어집니다. 저점 확인이 되어야 그를 기준으로 반등 강도 및 추세 전환의 계기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는데, 회복하는 듯 하다가도 끝없이 가라앉으며 저점을 낮추는 당시의 하락장은 무시무시했습니다. 단순히 하락 강도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계속해서 저점을 낮추면서 희망을 말살해 간다는 점에서 가장 무서운 하락장 기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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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하락장에서 저점을 확인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1년 2개월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시절을 마곡 사태 이후의 장기 침체장이라고 부릅니다. 그 장기침체장은 아래와 같은 결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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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점에서 저점을 확인하는 데까지 무려 1년 2개월이 걸렸고, 그 이후에도 약 2년 1개월 동안 회복 기간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전고점을 탈환할 수 있었습니다. 전고점 회복에 무려 3년 3개월이 소요되었던 역대급 하락장이었던 것입니다.

87%까지 기록했던 당시의 하락율도 무시무시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도대체 어디가 저점이고 언제쯤 이 하락장이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따른 공포였습니다. 하락장에서 투자자들을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은 하락율 자체보다도 대체 언제까지 떨어지고 나서야 회복될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데 있습니다.

위와 같은 하락 시기에 코인 관련 커뮤니티들에 자주 등장했던 말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다르다.” 이제까지는 좋은 흐름을 타고 우상향을 이어왔지만, 상황이 달라졌으므로 앞으로는 우상향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는 우려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7년 중국 코인 시장 규제가 시작되었을 때 비트코인 시장 최고의 큰손인 중국이 규제를 시작한 이상 이 바닥은 끝났다고 많이들 좌절했던 경우입니다.

심리적인 데미지로 보자면 마곡 사태 이후 최악의 하락장이라고 할 수 있는 최근에도 비슷한 말이 많이 들려옵니다. 선물 시장 오픈 및 마진거래로 인해 이제 굳이 시세를 올리지 않아도 세력들은 수익을 낼 수 있으므로 앞으로 예전과 같은 폭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서서히 시세 안정화를 통한 코인 전체 시세의 하락이 이어질 것이다 등등의 우려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끝없이 가라앉으며 저점 갱신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는 최근 시세 흐름은 그와 같은 우려에 상당한 합리성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아래 첨부 이미지 차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듯 일단 이번 하락장에서 저점을 기록하는 데까지 6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그것이 진정한 저점이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지난 2월 6일 6천불이 깨졌을 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것이 이번 하락장의 저점이고, 이제 저점 확인을 했으니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믿음을 보기 좋게 깨부순 비트코인은 몇 차례 회복세를 보이는 듯하다가 내리꽂기를 반복하면서 결국 6월 말에 저점을 갱신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8월 중순인 지금 다시금 그 저점을 갱신하고자 하는 강한 단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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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하락장세는 약 8개월 동안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6월 말의 저점이 진저점이라 간주하더라도 저점 확인에만 6개월이 걸린 엄청난 하락장입니다. 저점 확인에 걸린 기간보다 훨씬 더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제까지의 경험적 사례로 볼 때 과연 앞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제대로 된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암담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제까지 비트코인은 결국 전고점을 탈환하면서 고점을 갱신하고, 우상향을 이어왔다는 것입니다. 그 명제는 아직 깨졌다고 보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지닌 미래 가치는 제하고 보더라도, 시세의 흐름이 보인 경험적 사례들은 이번 하락장 또한 오랜 시간이 걸릴 뿐, 결국 극복될 것이라는 신뢰를 안겨주기에 아직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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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제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주봉의 흐름입니다. 무수히 많은 부침 속에서도 결국 전고점을 갱신하며 우상향을 이어갔던 비트코인의 역사가 보입니다. 아울러 현재의 우리는 저 흐름 상 상당히 중요한 기로에 다가가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기로에서 결정된 다음 방향성이 우상향의 연장 및 코인 시장의 기사회생일지, 장기 침체의 확정일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설령 장기 침체장이 이어진다 하더라고 그 마곡 사태로 인한 장기 침체장도 결국은 회복되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자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중요한 경험적 사례입니다.

쉽게 말씀드려 이 글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 우상향은 그저 시세가 예전보다 오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세가 오더라도 회복하면서 결국은 고점을 갱신해 가는 과정이다.
  • 아직 우상향이라는 명제는 경험적, 통계적으로 깨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 최근의 하락장이 상당히 강하고 무서운 수준이지만, 이 시장 자체를 포기할 정도의 압도적인 두려움은 아니다.
  • 경험적으로 입증된 명제의 우상향을 믿든 막연한 종교적 믿음에서의 우상향을 믿든 그것은 본인의 자유이지만, 만약 우상향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이 바닥을 떠나는 것이 현명하다. “코인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은 우상향에 대한 불신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다만, 우상향이 지켜진다고 해서 모두가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닙니다. 끝 모를 장기 침체를 겪었던 나스닥 시세가 다시금 회복하면서 큰 흐름에서의 우상향을 이어가는 데에는 무려 10년이 걸렸습니다. 회복을 위해 10년씩 필요하기도 한 우상향을 버텨낼 수 있는 투자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상향의 유지”와 더불어 “가급적 빠른 회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주봉이나 일봉의 흐름 및 이평선의 움직임, 그리고 장기적인 패턴 등을 고려할 때 7월이 아주 좋은 기회였지만 그걸 놓쳤고, 지금 상황에서는 늦어도 10~11월쯤에는 향후 방향성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중입니다.

코인 시세에 대한 강한 낙관론자이자 장기투자자인 저로서는 물론 회복 쪽에 기대를 걸고, 또한 그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비아냥거리고 이제는 한물 간 호시절의 좋은 기억 정도로 무시하고 있는 ‘우상향’이 아직은 지켜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우상향은 굳이 비유하자면 종교가 아닌 과학적 관점에서 경험적으로 입증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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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님의 글을 보니 복잡했던 생각이 좀 정리되는 기분이네요. 항상 양질의 브리핑과 통찰력 있는 글로 힘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 그런지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글 인것 같네요.:)
팔로우 하고 갑니다. :)

하락기간을 생각하면 못해도 2년은 기다려야한다는 느낌이.... 역시 여유자금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기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론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씀같네요
모든 것이 불확실한 확률 싸움입니다..

감사합니다.

우상향은 과학이라고 믿슘니다~!!

정성들여 쓰신글을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우상향이라는 것이 사실은 법화 인플레이션에 의한 유동성 양이 시간에 따라서 늘어났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그것이 좀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에서 장기 우상향의 그래프라는 것은 결국 통화의 인플레이션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가상화폐의 평가는 법화로 가치매기기를 하기때문에 그에따라서 시장참여자들의 매수와 매매의 등락 규모가 점점 커지는 것과 연동되는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