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지키며 살았다는 걸 오늘 알게 됐습니다.
노트북 가방을 매고 출근을 합니다.
평소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집을 나와서
찜질방으로 가든가
아침 일찍 문 여는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펼치고 스팀잇에 올라온 글을 읽거나
투자한 코인들의 가격을 보거나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지냈 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생각을 늘 했고
내가 부족하기에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결국 홀로 짊어지고 가다가
일이 그렇게 돼 버렸습니다.
발주처에서 선수교체를 요구했고
부끄럽게도 아무 말도 못하고 짐을 싸야 했습니다.
아내는 평생 내 월급에 의존해서 살았고
해마다 두꺼운 가계부를 쓰는 평범한 주부이기에
아내가 받을 충격을 상상하고는
며칠 이렇게 밖에서 있다가
퇴근 시간에 맞춰 귀가를 합니다.
월급날 회사에서 보낸 급여가
평소보다 덜 들어온걸 보고 아내가 전화를 합니다.
대충 얼버무리다가
나중에 이야기 하자고 해놓고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다가
아내에게 이야기 합니다.
화를 낼까봐 걱정했던
아내의 눈가에서 눈물이 떨어집니다.
아내가 나에게 와서 나를 꼭 안아 줍니다.
다시 세상 속으로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합니다.
하마터면 나도 눈물을 날뻔 했습니다.
나는 아내를 내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 하면서 살았습니다.
오늘 생각해보니 아내도 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모양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를 지키며 살았다는 걸
오늘 알게 됐습니다.
Cheer Up! 댓글이 많은걸 보고 궁금해서 왔습니다!
시한편 옮깁니다.
아내는 76이고
나는 80입니다
지금은 아침저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지만 속으로 다투기도 많이 다툰 사이입니다
요즘은 망각을 경쟁하듯 합니다
나는 창문을 열러 갔다가
창문 앞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아내는 냉장고 문을 열고서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누구 기억이 일찍 돌아오나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억은 서서히 우리 둘을 떠나고
마지막에는 내가 그의 남편인 줄 모르고
그가 내 아내인 줄 모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이가
서로 알아가며 살다가
다시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는 세월
그것을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인생?
철학?
종교?
우린 너무 먼 데서 살았습니다
(이생진·시인, 1929-)
당장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시입니다. 아주 좋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네요. 감사합니다.
서로를 지켜준다는건 부부이기에 서로에게 책임과 의무가 공존하는것 같습니다. 비록 저는 오래되지 않은 부부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저희도 언젠가는 힘든 일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은 돈으로 살수 없습니다~ 화이팅~~!!힘내세요~!
아..마지막 말이 가슴에 콕 박히네요..
아내분이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이군요!! 화이팅입니다.
요사이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심적으로 힘드셨을텐데 훌훌 털어내시고 아내분과 여행이라도 다녀오세요.
콘님과 아내분의 사랑이 감동적으로 느껴져 아침부터 코끝이 찡하네요.
앞으로 더 좋은 일이 있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런 아내분을 두셨으니 곧 좋은 일이 다시 생기실 거예요 힘내세요!!!
안녕하세요 콘님, 어려운 시기 한때 인생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고 간다고 생각한 적 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을때에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씀처럼 서로를 지켜주지 못 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저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화이팅하는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 사랑이 무엇인지
부부가 무엇인지 알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 무게.. 짊어지고 가신 것들 그것들이 느껴집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그 마음,
멀리서 저도 느껴집니다.
꼭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더욱 사랑하고, 더욱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항상 좋은일들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