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블럭체인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주장은 이제 통하지 않을 때입니다.
안녕하세요 시골사람입니다.
오늘까지 이곳은 휴일이에요. 휴일은.... 살짝 일을 해주고 얼라랑 놀아줘야죠. 요즘 춥다고 밖에 나갈때마다 호들갑인 아내를 끌고 얼라 운동도 시킬겸 씽씽이 스쿠터를 타게 하고 열심히 산책도 하고...그리고 집에 들어왔네요.
며칠 전부터 약간 뭔가....생각이 드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것인지에 대한 표현을 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기본적으로 블럭체인이라는 것과 암호화폐라는 것이 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긴 할 것이라 하지만, 그들의 범위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에 대해 뭔가 의심이 든다라고 말하는 편이 아마도 제가 생각하는 것의 일부일 것 같습니다. 아니, 제가 생각하는 것의 하나의 스케치같은 것일 것입니다.
예전에 인터넷이 처음 등장할 때, 사실 인터넷이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누군가 설명해줘가면서 그것을 따라가면서 인터넷을 한 것은 아닙니다. 인터넷이 있으니 했고, 이런 것이 편하네, 저런 것도 가능하네 ...라고 느낄 겨를도 없이 그냥 생활속에 녹아들어온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요즘은 인터넷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 생기더군요. 가장 큰 것이 저는 일을 못해요. 인터넷이 끊기면 손을 놔야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인터넷이라는 것이 최소한 저의 생활에는 엄청나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인터넷의 '발전'이라고 말하는 블럭체인과 암호화폐가 나에게 어떤 생활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사람들이 이것도 가능하다, 저것도 가능하다 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럭체인과 암호화폐가 중간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날려버릴 것이다라고 말을 하고 많은 부분에 노동력을 감소시킬 것이라고 하며, 생활을 아주 쉽게 만들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현실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도, 저것도, 그 무엇도 가능한지는 사실 알 수 없습니다.
제가 회의적인 입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만, 너무나 과대평가하지는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네요.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글이 있어서 읽어볼까 합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전제를 완역하지는 않습니다. 줄거리만 말씀드리는 것으로 할께요.
출처는 The False Promise Blockchains Will Revolutionize Real-World Assets입니다. 자세한 것은 직접 읽으시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요약과 저의 생각을 합쳐서 글을 씁니다. 뭐랄까....참조한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전화기가 발명되고 그것이 생활에 사용되면서 많은 면에서 편리함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근본적으로 인간간의 대화로 풀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닙니다. 즉, 방식만 개선한 것 뿐입니다. 전화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수단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인간관계를 완전히 개선한 것은 아니죠. 풀어야 할 것은 서로 마주 보고 풀 수 있으며, 안될 것은 안되는 것이죠.
블럭체인이 그러합니다.
사실, 암호화폐만을 놓고 봤을 때는 문제가 없습니다. 내가 보관장소에 담아둔 코인들과 그 갯수는 데이터로 저장되어 있으므로 나의 소유임을 어떻게든 증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전도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게 실물에도 그대로 적용될까요?
주식이요? 주식은 이미 데이터로 저장되어 있으니 주식에 대한 거래는 그나마 어떻게든 가능합니다만, 실물은 어떨까요? 특히 부동산 말입니다.
사실, 동산도 같은 상황이긴 합니다.
부동산은 단순히 개인이 소유하는 것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죠. 그에 앞서 디지털화 된 화폐인 코인들을 한번 생각해보죠. 이것이 내 보관장소에 그대로 온전히 있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내가 그 보관지갑의 개인키를 분실했을때를 생각해보죠. 또한 거래소에 놔둔 코인을 도난당했을 때를요. 그게 '시골사람의 것'이라고 적혀있나요?
암호화폐의 성질상 그런 것을 표현해 놓은 암호화폐는 지구상에 없습니다. 그냥 이건 비트코인 1개...라고 되어 있을 뿐이지 '시골사람의 비트코인 1개'라고 적혀진 데이터는 없습니다. 단지 내 지갑안에 있을 때남 내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게 암호화폐니까요.
그렇다면, 부동산의 경우를 생각해보죠.
부동산은 그 성격상 많은 법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소유가 있고, 점유가 있고, 공유가 있고, 합유가 있고, 잠시 다른 사람에게 이용하도록 허용하는 것도 있고, 아무런 사용권리가 없어도 특별한 경우 법적으로 그 사용을 허용하는 경우 등등...수 많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의 소유권이 모두 블럭체인과 암호화폐형식으로 옮겨졌다고 합시다. 그 부동산에 해당하는 코인을 내가 내 보관장치에 갖고 있을 때는 문제가 없어요. 그런데, 내 개인키를 분실했다고 해보죠. 이때, 그 부동산이 내것이다...라고 어떻게 주장할 수 있을까요?
여기에 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암호화폐의 경우, 중간의 관리자나 대리자가 없이 그것을 그대로 이전한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것이 그대로 부동산에 적용된다면,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은 아주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개인키를 분실했을 경우, 내것을 내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중간관리인이나 그것을 계속 감독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상실한 부동산을 되찮을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실, 현재 내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해서 현재 내가 증명할 수 있는 문서가 없다 하더라도 재판을 통해서, 개인의 증언, 관련 문서, 주변상황 등등을 들어서 내가 그 부동산의 소유자임을 주장한다면, 해당 부동산을 되찮아올 방법이 있긴 합니다. 이때 우리는 '법원'이라는 곳을 이용해야하고, 동사무소, 구청, 세무서 등등을 모두 이용하여 그곳에 남겨진 기록들을 싸그리 모아서 제출을 하고 판사에게 그 판단을 부탁할 때 가능한 것이죠.
허나, 중간 관리자, 국가의 관리감독 등이 전혀 없고 모든 소유권은 완벽히 암호화된 토큰과 블럭체인으로 증명이 된다고 하면, 한번 개인키를 손실했거나, 내 지갑을 도난당했을 때는, 그냥 그것에서 끝입니다.
한마디로, censorship resistance라고 표현되는 것과 immutability라는 것이 부동산이라는 세계에서 적용된다면, 사실상 생활을 편하게 만들어 주기는 커녕 오히려 사람들의 소유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동산의 경우 이야기를 해보죠. 동산의 경우, 예를 들어 어떤 것은 잃어버림과 동시에 소유권을 상실해버릴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이 있고, 어떠한 것은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그것이 내것임을 증명하면 충분히 소유권을 되찾아 올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전자는...뭐 쉽게 이야기해서 500원짜리 동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후자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집안만의 족자라고 말하면 되겠네요.
동전과 같이 분실과 동시에 소유권의 상실이 거의 확실시 되는 것은 사실상 암호화폐의 성격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500원짜리 동전에 '시골사람의 것'이라고 적어놓고 다니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 하지만, 후자의 경우, 누가 보더라도 확실히 저것은 '시골사람의 것'이라고 인정해 준다면 쉽게 소유권을 찾아 올 수는 있죠.
그렇다면, 이런 족자와 같은 것도 디지털화해서 나의 소유로 갖고 있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디지털화된 400년된 족자가 400년된 족자 자체와 같거나 비슷한 가치를 갖고 있을까요? 그것이 암호화되어서 블럭체인에 올려진들 그것이 그런 동일한 가치를 유지하기는 할까요?
요는 이렇습니다.
많은 암호화폐개발자들이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될 것인양 이야기를 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보관되고, 디지털화된 상품이 돈으로 가치를 갖게 되고 그렇게 그렇게 변해갈 것이라고 말을 하죠.
하지만, 실생활에 우리가 손을 대고 써야할 것은 그대로 입니다. 아무리 디지털화된다 하더라도 디지털화된 음식을 우리가 먹고 배부를 일이 없습니다. 아무리 디지털화된다 하더라도 디지털화된 파카를 입고 새벽에 낚시를 나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블럭체인 밖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반드시 그런 것들은 사람이 살아있는 한 사용되어야 하고,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며 생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재산권을 부여 받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디지털화된다 하더라도 현재 상태에서 그렇게 많이 변경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변화가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으며, 더 큰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로운 암호화프로젝트나 블럭체인의 개발을 보면서 판단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저 프로젝트가 정말로 블럭체인이라는 기술을 이용해야할 것인가? 블럭체인이라는 기술을 이용한다면 정말로 우리의 생활이 저들이 약속한 것처럼 나아질 것인가? 저들이 약속한 것처럼 변화된 세상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
인터넷이 그 역할에도 한계가 있듯, 블럭체인도 그 역할에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쇼핑이 편해지긴 했지만 눈으로 직접 보고 만지면서 이것이 정말 필요한 상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할 순간이 분명히 있습니다. 마치 오프라인 스토어는 모두 죽을 것처럼 인터넷 개발업체들은 떠들었지만, 종이로 된 책을 눈으로 직접 보고 손으로 만지면서 읽는 것을 여전히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블럭체인도 마찬가지 입니다. 재산관계와 거래관계, 데이터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을 하지만, 블럭체인이 개입하는 순간 오히려 생활을 어지럽게 만들거나 그 자체가 필요없는 것도 분명히 있습니다.
2016년과 2017년은 어떻게 보면 가짜 약속에 많은 사람들이 현혹된 해가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2018년은 그 가짜 약속을 들고 나온 애들이 많이 철퇴를 맞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파운딩이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가짜는 가짜죠. 필요 없고, 쓸모 없는 것들은 그냥 사라져버려야 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시장이 더 엄격하게 판단해주겠죠.
그리고, 우리도 블럭체인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허황된 약속에 속지 않을 때가 온 것 같네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아티클 하나 읽고 나니 많은 것이 머리속에서 정리가 되네요.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암호화폐는 해킹당하면 끝이죠...시골님말대로 동산과 같은개념이라...잃어버리면 찾을길이....
맞습니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릴은 제로투 원이란 책에서 다른서비스로 대체되기 위해 10배의 효용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지요. 은행 송금과 같은 분야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큰 비용절감 효과 주는것 같고, 또 증권같은 분야에서 계약 및 등록에 많은 비용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되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고. 이것이 정말 필요한지, 또 창업자의 능력에 따라 쭉정이들이 걸러지며 올해는 인내의 시간이 될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