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만난 두 의사가 걸어온 스티밋의 세계

어제 나를 스티밋의 세계에 끌어들인 장본인인 @familydoctor 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와의 첫 만남은 5년전 인천에서 4시간 가량 페리를 타고 38선을 넘어 북쪽으로 가야 있는 백령도 옆 대청도 라는 섬에서 였다. 처음엔 우리 둘다 투자자가 아니었다. 단순히 의학 글을 쓰고 보상받는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이었고, 당시 의학글을 쓰면 $100 상당의 안정적인 보팅을 해주시는 든든한 고래 투자자가 계셨기에 투자금 없이 시작한 스팀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스팀 엄청난 호황이어서 초기 투자자들의 수익이 상상초월이었기 때문에 우리도 같이 스팀을 사들이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대폭락장을 맞았다. 그리고 함께 글쓰며 오프라인에서도 모이고 했던 친구들이 하나둘 떠났고 이젠 거의 남아있지 않다.

(대청도에서 촬영한 사진)

그동안 @familydoctor는 자신이 스티밋에 끌어들인 나를 비롯한 친구들에게 큰 미안함을 갖고 있었나보다. 하지만 꼭 여기서 투자 수익을 얻고 큰 돈을 벌지 못했더라도 간접적인 많은 긍정적인 효과들을 보고 있었다. 그는 모 출판사에서 그가 여기 스티밋에 썼던 글들을 보고 의학책 출판 제안을 받아 원고를 쓰고 있었다. 같이 여기에 글을 썼던 다른 친구는 스티밋 글 -> 브런치 진출 -> 유튜브 진출 -> 책 출판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성장해가고 있었다. 우리들은 모두 SMT 기반 의학정보 플랫폼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계속되는 네드의 개발 연기, 약속 불이행으로 신뢰를 잃어갔고 많은 이전 스티미인들은 이제 스팀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스팀이 희망적이라고 본다. 이전에는 투자자들이 투자에 대한 수익을 얻는 것보다 투자자들이 이 스팀 생태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가치있는 글을 발굴하는데 더 역할을 해야한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여러 DeFi 플랫폼의 성공으로 투자금에 대한 최대의 %APR 을 얻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두는 분위기이다. 사실 이전부터 스팀은 다른 의미에서는 DeFi 의 선구자였다. 보팅풀에 임대해서 보팅을 받고 큐레이션 리워드 등을 나눠같는 형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upvu 와 @nutbox 의 혜택을 너무 많이 보고 있고 무한 감사드린다.

이제 우리는 스팀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스팀의 가치 상승에 주목해야 한다. 스팀은 아직도 미생이며 그만큼 더 큰 발전 가능성이 아직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스팀 가격 상승으로 수익 보신 분들 모두 축하드리며, 앞으로 있을 더 대박의 수익도 미리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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