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단장

봄맞이 단장 /cjsdns

그저께 일이다.
공장 임대 관계로 설악에 들어가 일을 보고 있는데 언어치료 학원 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세요 하니, 사장인 어떤 차가 울타리를 여기저기 막 들이받고 있어요 아무래도 술이 취한 사람 같아요 한다.
고맙다고 이야기하며 사진 한 장 찍어 놓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당장 가볼 수가 없으니 112에 신고를 했다.

인근 파출소에 사 바로 출동을 한 모양이다. 전화가 와서 받으니 파출소 누구라며 신고가 들어와서 와 봤는데 상황은 종료되고 행패를 부리는 차는 없단다. 하여 학원 원장에게 사진을 찍어 놓으라 했으니 이야기를 해보라 하니 한참 후에 연락이 또 왔다.

차를 수배해서 연락을 취해 지금 파출소에 와 있는데 이리저리 조사해서 경찰서로 넘기겠다고 한다. 그러길래 그러라며 술이 만취 상태냐 물으니 그게 아니고 술을 먹은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순간 그렇게 블랙아웃이 되어 자신이 한 일을 모른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죄송하다며 망가진건 고쳐주겠다고 하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울타리나 부쉈기에 망정이지 사람이라도 다쳤으면 어쨌나 싶은 생각과 함께 음주운전도 아니면 굳이 경찰서로 넘겨서 불편을 초래할 이유가 없기에 그럼 조서를 꾸며서 경찰서로 넘길 것이 아니라 고쳐주면 그것으로 마무리 짓자고 했다.

그리고 한참 후에 다시 온 전화가 전문 업체에 견적을 내어 연락을 주면 바로 송금을 하겠다고 하기에 그러라고 하고 울타리를 설치한 업체로 전화를 해서 현장을 보고 견적을 내 달라고 하니 그러겠다고 하고 내온 견적이 45만 원이라고 하기에 그대로 이야기를 전했더니 바로 입금이 되었다.

그렇게 되어 월요일 작업을 해주겠다고 했는데 어제저녁에 울타리 업체에서 전화가 왔다.
내일 일요일 아침에 가서 작업을 하면 어떻겠냐고 하기에 그렇게 해부면 더 좋지요 했는데 정말 오늘 아침에 작업을 하러 왔다.

두 사람이 왔는데 전문가 들이니 두 시간 만에 뚝딱 끝내고 간다.
작업자들이 늘 하는 일이라 그렇겠지만 손놀림이니 일머리를 제대로 알고 하는 것이니 전혀 낯설지가 않고 잘하네 싶다. 그래서 보완을 이렇게 저렇게 좀 해달라 하니 일단 대답은 오케이 하는데 끝까지 명쾌하지는 않았다.
공사하는 사람들 특유의 그런 거, 말로 설명하면 정말 길어지는 그런 것이 마무리에서 나타난다.

여하튼 작업은 원만히 진행되었고 일요일이니 주차장도 텅 비어 작업 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생각이 들기에 정말 오늘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월요일이면 차가 꽉 들어차서 일하기가 나빴을 텐데 차를 빼 달라 이동해달라 이런 말을 하지 않아도 되니 정말 오늘 하기를 잘한 거 같다.

새봄을 맞아 울타리 옆으로 꽃씨를 일찌감치 뿌렸는데 울타리 정비까지 하고 둘러보니 이곳에도 봄꽃이 피기 시작했다. 노란 민들레는 진작 피었고 자두나무도 꽃몽우리를 터트리기 시작했고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이 제법 피었다.

봄은 어김없이 왔으며 수리비용으로 받은 돈을 통장으로 입금해주고 나니 홀가분하고 새봄 맞이 단장을 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새봄을 맞아 스티미언 모두에게 좋은 일만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오늘은 이달의 작가 심사결과를 발표하고 입상자 분들에게 상금을 전달하는 날이다.
발표는 @zzan.admin 계정으로 할 것입니다.
참여자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오후에 시간을 내어 입상자 분들에게 상금을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