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24 현재 한국정치 상황에 대한 평가, 이재명과 윤석열 이후를 생각해야 할 때

정치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간다. 지금은 이재명과 윤석열이 생존을 위해 머리를 복잡하게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국의 결론은 어느 정도 방향이 정해진 것 같다. 가장 가능성 높은 경우는 이재명과 윤석열 모두 제거되는 것이고, 아주 희박하지만 이재명이 살아남는 경우로 점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은 내란죄 수사보다 탄핵심판을 우선하겠다고 하지만 그런 발언도 진정성이 떨어진다. 정말로 윤석열이 탄핵심판을 우선하겠다면 헌재의 재판 개시에 협조해야 했다. 지금 윤석열은 가급적 시간을 질질 끌겠다는 것 이외의 전략은 없는 것 같다. 혹시나 했던 회색코뿔소의 가능성, 즉 부정선거에 대한 증거 제시의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지는 상황이다.

법조계의 보수적 인사들은 윤석열이 내란죄를 부정하고 탄핵인용의 가능성도 부정하지만, 군대를 동원하여 국회를 점령하고자 한 시도가 친위쿠데타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이 명백하게 친위쿠데타임은 분명하다. 한덕수가 국회몫의 헌재재판관임명을 거부하여 현재 6명 체제에서 탄핵심판이 인용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윤석열이 대통령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계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만일 탄핵이 인용되지 않으면 한국은 사실상 폭동에 가까운 내란상황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복귀할 경우 군대와 경찰은 윤석열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설사 6인 체제라고 하더라도 탄핵을 인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 하겠다. 탄핵이 인용되지 않으면 윤석열은 시위대에 떠밀려 하야를 선언해야 할 수도 있다.

이틀 정도 전부터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달라졌다. 한덕수가 특검법을 수용하지 않으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갑자기 강경한 입장으로 전환했다. 바로 직전까지 여야정협의체 운운하더니 갑자기 한덕수를 압박한 것이다. 한덕수는 이번 국무회의에 특검법을 올리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윤석열이 탄핵을 당한 상황에서 내란 특검이나 김건희 특검은 별의미가 없다. 이정도는 통과시켜도 별의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덕수는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최후통첩을 거부한 것이다. 한덕수가 이렇게 강경한 태도를 취한 것은 미국 바이든 정부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덕수는 더불어민주당의 압박과 미국의 지원사이에서 미국의 지원을 더 강력한 배경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마도 한덕수는 이재명이 미국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재명이 한덕수의 생각처럼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다면 윤석열이 탄핵되기 전에 먼저 감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이 한덕수에게 최후의 통첩을 한 것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문제는 의지의 표현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서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를 탄핵할 것인가 못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향후 사태 전개의 매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시점에서 트럼프가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는것이 무슨 의미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트럼프는 지금같은 상황에서 이재명과 윤석열 사이에 끼어들기보다는 이기는 편의 손을 들어주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트럼프의 향후 대외정책을 고려해 보면 대북적대정책을 최우선시 하는 국민의힘보다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방향전환이 가능한 더불어민주당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이재명이 승부를 걸고 윤석열 정권을 자신의 힘으로 몰아낸다면 트럼프의 미국과 거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수도 있을 것이다.

이재명에게 지금의 상황은 가장 중요한 승부처라고 하겠다. 여기에서 윤석열은 탄핵하고 감방에 집어 넣으면 이재명은 살아남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사법부는 이재명을 빨리 잡아 넣기 위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가면 이재명은 기회를 놓치고 감방으로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정치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는 이번주안에 대략의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투표에 의한 윤석열 탄핵과 같은 아이디어도 동시에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망설이면 기회는 날라간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선을 넘었다. 괜히 책임정당 운운하다가는 마지막 기회를 놓칠 것이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방향을 못잡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의힘은 오로지 윤석열 탄핵을 방지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 윤석열은 대통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말았다. 탄핵이 인용되지 않으면 그 여파는 오히려 국민의힘에게까지 미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지키기는 국민의힘에게 아무런 도움되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영세를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보니 국민의힘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국민의힘이 그나마 살아남으려면 이재명에 대한 신속한 사법적 절차를 주장하고 윤석열이 탄핵심판에 성실하게 임해줄것을 요구하면서 전열를 재정비해야할 것이다. 국민의힘도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민의힘이 영원히 20% 지지율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기회를 만들려면 지금의 정책방향에 대한 총체적 재검토를 해야할 것이다. 지금까지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대중을 적으로 상정했다. 대중을 적이라고 평가하는 정당이 어떻게 존속할 수 있겠는가? 이재명만 빠지면 국민의힘은 10%대의 지지율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필자의 평가를 대중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비상계엄사태를 현명하게 극복해나가기를 바란다. 분명한 것은 지금은 사실상 혁명적 상황이라는 것이다. 혁명적 상황에서는 비상하고 혁명적으로 행동해야 하다. 이런 혁명적 상황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대중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부정할지 모르나 지금 한국의 대중들은 더 이상 참기어려운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자유로운 경쟁 외국인 노동자 수용과 같은 철없고 한가로운 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 대중이 거리에 나오는 것은 계급적 불만의 표현이다. 대중의 상당수가 20대 30대 여성이다. 그들이 한국사회에 가장 불만이 많은 기층민중이라는 의미다. 페미니즘과 전혀 상관이 없다. 페미니즘으로 보면 그들의 불만이 무엇인지를 더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현실을 정확하게 보려고 노력하자. 그래야 올바른 대책도 나온다. 지금은 여야 공히 이재명과 윤석열 이후의 상황을 고려해야 할 때다. 본문에서 혹시나 이재명이 살아남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그야 말로 실낱같은 경우를 언급한 것이지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라는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