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목걸이
사람이 사람과 모여 살다보면
가슴에 상처가 긁히기도 하지요.
누군가는 의사를 만나기도 하고
정신 수련을 하기도 하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풀어내곤 해요.
저는 나쁜 일이 생기면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해요.
그래서 크게 남긴 기억이 없긴 한데
어렸을 때 생긴 기억은 지워지질 않아요.
제 슬픔과 화의 근원은
유치원 졸업식에 받았던 사탕 목걸이입니다.
참 사소하지요?^^
선생님께서 스카치캔디를 묶어서
목걸이를 만드셨고
유치원을 졸업하는 아이들에게
하나씩 목에 걸어주셨어요.
그 때 정말 기분이 황홀했어요.
목걸이 하나로 공주님이 된 것 같아서
그대로 가져다 제 책상위에 놓아두었지요.
먹으면 안된다고 공식 선언까지 하면서요.
슬프게도 우리 가족은 제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고
끈에 묶인 스카치 캔디는 갈갈이 뜯겨
이 사람, 저 사람의 입으로 꼴딱꼴딱 녹아들었답니다.
사과 받고 싶었는데
여전히 제 가족에게 그건 마법의 목걸이가 아니라
슈퍼에 파는 사소한 사탕일 뿐이었고
저는 밴댕이가 되어버렸죠.
사실 저는 무슨 말을 들었어야
이 마음이 풀렸을까 답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사탕목걸이 그림은 제가 제 힐링을 위해
끄적이던건데 오늘에서야 색을 칠할 수 있었어요.
우리 안이가 제 마음을 녹여주었거든요.
안이가 며칠 전부터 퐁퐁이를 가지고 잘 논다고
생각했어요.
비닐에 퐁퐁이를 말아서 사탕 놀이를 하는게
재밌어 보였을 뿐이데
"엄마는 예쁘니까 안이가 선물 만들어 줄게."
하더니 목걸이를 만들어 주었어요.
목 둘레까지 재서 말이예요.
퐁퐁이 사탕을 주렁주렁 달아서 만든
사탕목걸이를 주며
"이거 그거야. 엄마가 공주님으로 변하는
그 사탕목걸이."
이 말에 마음이 확 풀려 버렸어요.
흘리 듯 한 엄마의 이야기를
기억해주고 위로해 준 안이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안이는 정말 저를 사람답게 살게하는
너무 너무 감사한 선물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