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학 해설] 대립유전자의 기능, 주름진 완두콩이 만들어지는 이유

in #kr-agriculture6 years ago (edited)

완두의 종자모양 유전자는 W(둥근 모양)과 w(주름진 모양)이었습니다. W가 우성을 나타냈습니다. 유전자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암호화하고 있습니다. 유전자에 새겨진 순서에 따라 조립되어 만들어지는 단백질은 효소나 구조단백질이 됩니다. 효소는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몸 속에서 일하는 나노기계입니다.

완두에 들어있는 두 종류의 녹말

완두의 주성분은 탄수화물입니다. 물론 단백질과 비타민도 들어있습니다. 탄수화물이 14% 정도 됩니다.


출처: 위키백과
완두에 들어있는 당은 주로 아밀로스(amylose)와 아밀로펙틴(amylopectin)입니다. 물론 당이 여러개 이어붙어 있으므로 둘 다 다당류입니다. 둘 다 녹말의 주요 성분입니다. 아밀로스는 물에 잘 녹지만 아밀로펙틴은 잘 녹지 않습니다.

다당류의 결합 형태


출처: 위키백과
단당류가 결합하는 형태에 따라 녹말(starch), 글리코겐(glycogen), 셀룰로오스(cellulose)처럼 물리화학적 성질이 달라집니다.

아밀로펙틴은 포도당 24~30개 당 하나의 가지가 붙어 있다. 동물의 경우 같은 성분과 구조를 가진 글리코겐을 사용하며, 글리코겐의 경우 포도당 8~12개 당 하나의 가지가 붙어 있어 아밀로펙틴보다 가지가 더 많다. 출처: 위키백과

동물 간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에너지의 형태는 글리코겐인데, 아밀로펙틴은 글리코겐보다 덜 농축된 형태입니다.

다시 완두콩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녹말합성효소(Starch Branching Enzyme 1)와 주름진 완두

아밀로스에 가지를 붙여서 아밀로펙틴으로 만들어주는('촉매한다'가 옳은 표현이지만 쉽게 설명함) 효소의 이름은 녹말합성효소(Starch Branching Enzyme 1, SBE 1)입니다.


출처: Protein Data Bank
SBE 1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우성대립유전자인 W를 가지고 있으면 SBE 1이 정상적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럼 아밀로스에 가지를 붙여서 아밀로펙틴이 많이 만들어집니다.


출처: 위키백과

동형접합체인 WW나 이형접합체인 WwW를 가지므로 SBE 1 효소가 만들어집니다. 둘 다 아밀로펙틴을 만들기에 충분한 양입니다. 아밀로펙틴의 함량이 높으면 둥근 종자가 됩니다.

반대로, 열성대립유전자인 w는 정상적인 SBE 1을 만들지 못합니다. 따라서 열성동형접합체인 ww는 SBE 1 효소 활성이 없으므로 아밀로스에 가지를 붙이지 못해서 아밀로펙틴을 합성할 수 없습니다.

열성동형접합체를 가진 완두에서는 가지가 없는 녹말인 아밀로스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완두는 등숙(곡실이 여물어 가는 것)하는 동안 수분이 빠져나가 열매가 쭈글쭈글해집니다.

출처: 위키백과

대부분의 경우 활성이 있는 단백질(대게 효소)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는 유성이고, 활성이 없는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열성입니다.


향문사 재배학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94 P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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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완두콩밥 해 먹었는데
이런 글을 읽게 되네요. ㅎㅎ

중요한건 쭈글쭈글한게 더 단맛이 난다는 사실입니다. ^^

아밀로펙틴이 많은 콩이 더 증발이 잘 일어나는 건가요? 당 하나로 모양이 바뀌는 게 신기하네요

물에 대한 용해도 차이와 분자 사이의 공간 등이 관여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자세한 매커니즘에 대한 설명이 되어있지 않아 궁금하긴 합니다. ^^

쭈글쭈글한게 더 맛있나요? 모양은 반대인데 ㅎㅎㅎㅎ

물에 잘 녹는 당이 단 맛이 느껴집니다^^

오랜만에 만나뵙습니다. 아밀로스 아멜로펙틴 유기화학을 배우면서 새롭게 이해한것 같습니다:)

요즘 포스팅을 가끔 하게 되니 그런 것 같습니다. 유기화학은 이제 가물가물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