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의 일상기록 #38

in #kr-diary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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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랜만에 깔라만시를 주문해서, 아주 연하게 물에 타 마시고 있다. 한국에서는 갖가지 건강식품의 이름이 유행처럼 도는 느낌이다. 다 장점이 있는 식품임은 분명한데, 무슨 약도 아니고 단기적인 효과는 하나같이 없을 것들이다. 그래서 몸에 잘 맞는다면 그냥 꾸준히 먹어야지만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실 깔라만시는 과하게 마시면 딱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생기기에 좋더라.) 요 몇 년 동안 계속 눈에 보여서 사본 것 중에는 흰 강낭콩, 핑거루트와 깔라만시 정도가 있다.

어쨌든 유행(?)이 지나서인지, 내가 쇼핑하는 소셜 마케팅 업체에서도 거의 보기 힘들게 되면서 주문을 안 하게 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생각이 나서 일부러 찾은 것이다.

한라봉과 레드향 등의 시트러스과 과일을 최근에 끊기지 않게 계속 먹었는데도 굳이 깔라만시가 생각난 이유는 아마도 물 때문일 것이다. 그냥 생수를 많이 마시다 보니까, 뭔가 '맛'이 가미된 물을 마시고 싶은 생각도 늘어나고, 이러다 보면 주스 종류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 나처럼 물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주스에 손을 대게 되면 큰일이다(경험담). 그래서 깔라만시를 급히 주문했다. 뭔가 맛이 가미된 물을 마시고 싶을 때는 유용하니까.

하루에 물 2리터를 권장하는 경우가 매우 흔한데, 나는 그 정도 양은 거뜬히 초과해서 마신다. 물을 무조건 많이 마신다고 좋은 것은 아닐 테지만, 아마도 1일 1식의 부작용일 것이다. 또한 공기가 안 좋을 때의 갑갑함을 풀려고 물을 마시는 면도 있다.

사실 요즘은 1일 2식에 더욱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다. 1식으로 다시 돌아가면 더 좋겠지만, 지금도 나쁘지는 않다. 2식으로 전환한 이유는 딱히 없고, 그냥 저녁에 배가 고파져서다.

2식으로 돌리고 나서 초반에는 살짝 체중이 늘어난 느낌이었는데, 그 기간을 지나자 그냥 원래와 같이 되었다. 물론 당연한 결과다. 하루 총량 칼로리가 비슷하다면, 1식을 그만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리 만무하다. 그러나 1식으로 돌아갈 만한 이유는 있다. 조만간 1식으로 다시 바꾸면, 아침에 얼굴이 부어보이는 날도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1식을 할 때의 피부가 더 좋은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봄이 되면 한 번은 거치는 일이지만, 최근에 갑자기 뾰루지가 생겨서 썩 기분이 좋지 않았었는데 오늘부터는 다르다. 아직 자국이 다 사라진 건 아니지만, 피부 상태가 좋아졌다. 사실 내가 말하는 '좋은 상태의 피부'란 뾰루지 유무를 떠나서 맑은 상태를 말한다. 뾰루지가 나고 안 맑은 상태가 며칠 지속되었다가, 이젠 뾰루지가 다 사라지진 않았지만 맑은 상태로 돌아온 것이다.

나는 외출 시에도 선크림까지만 바르고 피부나 (립 틴트를 제외한) 색조를 전혀 안 하는데, 기초 화장품 욕심은 좀 많은 편이다. 개인적인 경험상 피부 트러블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1. 호르몬 문제 때문에 나는, 뭘 해도 막을 수 없는 트러블,
  2. 원래 피부 속에 잠재해 있어서 언젠가는 나와야 했던 트러블.

(그 외에도 화장품이 안 맞아서 좁쌀같이 나는 그런 것도 있다는데,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관심 밖...)

2)는 이상하게 뾰루지가 났는데도 그 주변의 피부는 더 상태가 맑고 좋아진 경우에 해당한다. 무슨 새 기초 화장품을 사서 쓰고 뾰루지가 났다고 해서, 그게 안 좋은 화장품이라는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 그냥 나와야 되는 게 나온 것일 수도 있기 때문.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진흙 속에 숨어 있는 모든 독소가 밖으로 나오도록 해라."

피부 얘기를 하다가 좀 생뚱맞지만,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손자뻘인 클라우디우스 황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그리고 그걸 배경으로 80년대에 만들어진 영드)에 나오는 얘긴데, 클라우디우스는 네로가 어떤 아이인지 알면서도 입양을 하고 후계자로 삼는다. 그렇게 해서 타락한 줄리어스 시저 가문의 막을 내리게끔 유도한다는...

암튼 오늘 아침은 (뾰루지의 잔재는 있지만) 나머지는 더 좋아진 피부를 보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기분이 좋아서인지 아침을 많이 먹어서, 오늘은 1식으로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활동량이 적어서 배가 안 고픈 것이기도 하다. 오늘은 집에서 푹 쉬었는데, 두 번 정도 와이파이가 끊겼다.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해야 하나 고민했으나 곧 숀의 만행임을 알게 되었다. 특유의 조그만 울음 소리가 공유기 쪽에서 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아마 위에 올라가려고 시도하다가 건드린 것 같다. 어제는 벽걸이 티비 위에 뛰어 올라갔다가 혼났다. 올라가는 건 상관이 없는데, 내려오면서 사고를 쳤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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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티와 토니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 숀.

숀은 몬티를 제일 닮은 동글동글한 얼굴의 브라운 태비인데, 엄마 토니도 닮아서인지 얼굴 생김새가 훨씬 더 여성스럽다(그런데 몸은 근육돼지....). 성격에도 여아 같은 면이 있다. 가령 성대가 약하거나 크게 울 줄 몰라서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작게 울음소리를 낸다. 주로 나한테 아는 체 해달라고 할 때, 혹은 내가 걸을 때 다리에 몸을 비비려다가 혼날 때. 입양아 몽땅이 오기까지는 계속 막내였기 때문에 어리광이 많다.

그런데 안아주는 건 또 무서워하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의 애정을 표현해주기 어렵다. 주변을 맴돌며 찡찡대다가도 내가 오래 쓰다듬어 주거나 안아주면 도망가는 식이다. 그러면서도 내가 아침에 빨리 거실로 안 나오면, 내 방문을 두드리면서 우는 일도 잦다. 전형적인 '어쩌라고'의 상황인데...숀이 안아주는 것에 익숙해지는 날이 와야 해결이 될 것 같다. 숀은 자기 아빠 몬티에 비해 개냥이 기질이 부족한, 고양이에 더 가까운 성격의 아이다. 사실 나도 피부가 다른 사람과 닿는 것을 싫어해서 이해는 가는데...하여간 현재로선 그렇다.

강아지를 오래 키울 때는 성격이나 행동 패턴에서 변화를 느끼는 일이 없다시피 했는데, 고양이는 주기적으로 뭔가 다르다. 본성이 크게 바뀌는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마치 사람이 며칠 단위로 습관을 만들었다가 없애기도 하는 것과 흡사한 패턴을 보인다. 이 문제에 대해선 관련 시리즈에서 다시 다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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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숀 귀엽네요!!ㅋㅋ

와, 오랜만이에요! 귀엽죠. ㅎㅎ 근데 지금은 저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근돼입니다. ㅎㅎㅎ

ㅋㅋ 잘지내셨어요?ㅋ 저도 오랜만에 들어와서보니 많은변화가 있었던거 같네요..ㅋ 그나저나 야옹이 이쁘네용ㅋㅋ

넹 저도 중간에 글 한 두 개씩 쓰고 3개월은 쉰 것 같아요. 이젠 다시 꾸준히 쓸 수 있을 것 같네요. 종종 뵈어요! ㅎㅎㅎ

옙!! 종종 인사드릴께요..ㅎㅎ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오! 한라봉과 레드향 넘나 좋은 것! ^0^
저는 비싼 과일 맘껏 먹을라고 돈 벌어용~

데자뷬ㅋㅋㅋㅋㅋ

한국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유행하고 있으면 백퍼 티비에 나온거.....

그런 것 같더라구요. 나름대로 좋은 식품들이긴 한데 혹시 수입업자 협찬이 있진 않나 싶기도 합니다. ㅋㅋㅋ

2식도 괜찮은거 같아요. 하루 먹는 총량만 비슷하면...
그런데 두번 차리려면 귀찮을듯.

저도 우리애 안고 싶어요. 어찌나 도도하신지 최대 접근이 와서 기대는거... 안으면 도망가요.

네, 장단점이 있더라구요.

랙돌은 힘을 쭉 빼고 착 안기는 특징이 있다던데 걔는 아닌가 보네요. ㅋㅋ 제 부모님네 랙돌도 안기는거 좋아하더라구요.

안기는거 싫어해요. 만지는것도 ㅠㅠ
장난감으로 놀아주는것만 좋아해요 ㅋ

음...우리 숀도 자기가 와서 부비거나 닿는건 좋아하더라구요. 난 만질 테니깐 넌 하지 말라는 느낌. ㅎㅎㅎ 근데 그러다 보니까 아주 드물게 무릎에 올라와서 가만히 있거나 그러기도 해요.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나봐요. ㅎㅎ

아 가까이 올때가 하나 있군요. 아침에 깨운다고 가슴위로 올라와서 쳐다보고 있어요. 가위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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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그거 체했을 때는 좋더라구요. ㅋㅋㅋㅋ

크으 ㅠㅡㅠ 애기 숀 심쿵 ㄹㅇ ㅎㅎㅎ
주둥이 한번만 깨물어보고 싶다ㅎㅎ

아니 깨물어도 주둥이를 깨물다니ㅠ

롱롱~타임 노 씨~ㅋㅋ

오오 욱형 오랜만!ㅋㅋㅋ본인도 글을 안 썼구만?!

ㅋㅋㅋㅋ와이파이 왜건드렼ㅋㅋㅋㅋ
졸귀숀 ㅠㅠㅠ

ㅋㅋㅋㅋㅋ조그맣게 울면서 말썽 부리고 다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