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스팀만배 (4)

in #kr-gazua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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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사치좀 부려볼까?


일주일이 지나가고 펀딩을 올렸던 글의 보상이 들어왔다. 모두 현금으로 교환하자 5억 원이라는 돈이 내 통장에 찍혔다. 물론 대출을 거절했던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을 이용했다. 빗썸이나 업비트처럼 특정은행만 가능한 거래소가 아닌 고팍스여서 그런지 이런 점에서는 아주 편했다. 다른 거래소는 언제쯤 자유롭게 가입을 받으려는지 이러다 금방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순위가 뒤집힐 거라 생각했다.

현금화를 마치고 나서 투자자들에게 언제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권을 펀딩 금액만큼 메일로 보내줬다. 그 가치가 5억 가까이 되어서 북 카페를 만들어도 이게 장사가 될지 망할지 걱정도 되었지만 어차피 돈 벌려고 한 사업을 아니기에 애써 마음을 접었다. 사용권 분배를 마치고 카페가 들어설 땅을 알아보러 다녔다. 마침 집 근처에 교통 편도 편하고 푸르고 청량한 바다가 훤히 보이는 아주 좋은 땅이었다. 가격도 마침 펀딩 금액에 딱 떨어지는 5억 원! 바로 계약을 진행하였다. 저렴하게? 넓은 땅을 구할 수 있는 이런 점이 지방의 좋은 점이었다. 땅 계약을 마치자 다른 일들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건축회사로 가서 3층짜리 빌딩을 의뢰하였다. 1,2층은 북 카페로 3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카페 진행 상황을 간간이 포스팅했고 또다시 '이렇게 받아도 될까?' 하는 금액의 보팅이 찍혔다. 앞으로 돈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될 거 같았다.

일을 모두 마치고 아버지에게 빌렸던 자동차를 반납했다.

"이 녀석아, 나도 일이 있는데 언제까지 내차를 빌려 타고 다닐래?"
"그래 형! 돈도 많으면서 얼른 하나 뽑지그래? 여유 되면 아빠 차도 바꿔주던가"

동생의 말에 그제서야 아버지의 낡은 승용차가 눈에 들어왔다. 사업이 잘 될 때 뽑으신 2000년식 그랜저.. 그때는 고급 자동차였지만 18년이 지난 지금 그저 굴러가는 고물 덩어리였고, 연비도 낮아져 기름 먹는 하마였다.

"아버지 혹시 외제차 하나 뽑으실래요?"
"내가 무슨 외제차를... 그런 거 말고 저기 너머에 양어장 사장이 타고 다니는 차가 뭐였지? 그런 거 하나면 된다 큰 흠.. 뭔 그리 자기 차 자랑을 많이 하는지 배가 아파서 원"
"형 제네시스야 제네시스"

주변에서 밭일을 하고 있던 어머니는 부자간의 대화를 듣고 뿔이 나서 끼어들었다.

"뭔 다 늙어서 차를 또 살려고! 그냥 죽을 때까지 저거 타고 다니면 되지 멀쩡한 걸 왜 돈을 주고 바꾸려 그래! 아들아 그 돈 아껴서 장가갈 때 써라"

우리 집의 실질적 수장인 어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지자 아버지와 우리 형제는 눈치를 보며 슬며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집으로 들어가면서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였다.

"아버지, 내일 조용히 저랑 같이 나가요"

내 말을 들으신 아버지는 엄마 몰래 조용히 ok 사인을 보냈고, 어머니가 정성들여서 차려놓으신 점심을 함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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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 아버지의 제네시스와 함께 내 드림카였던 BMW X5가 집으로 찾아왔다. 더 좋은 차를 살 수도 있었지만 평소 가지고 싶었던 차였기에 저렴하더라도? 구매를 하였다. 물론 어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졌지만 뇌물로 일주일 전에 구매해놓은 가방을 선물하자 조금이나마 화가 줄어드셨다.

차를 인수받고 시승을 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하던 도중, 얼마 전 신형 산타페를 뽑았다며 우리 집까지 와서 자랑했던 친구가 떠올라 바로 전화를 걸었다.

"성호야! 나 한국 왔다. 오랜만에 커피나 한잔할까?"
"어?! 라자르 ~ 언제 왔는데? 왜 이제야 연락하냐 실망이다."
"2주 전에 왔는데 일이 좀 있어가지고, 시간 되면 웅천 스벅으로 와라"
"어허? 안 데리러 가도 되냐? 너희 동네 버스도 안 다녀서 맨날 데리러 오라면서"
"오늘은 그냥 바로 오면 된다. 내가 알아서 갈게 큭크크크"

통화를 마친 후에 내가 먼저 커피숍에 도착했고 주차를 한 뒤에 매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에 기대어 서서 친구를 기다렸다. 5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산타페 한 대가 들어왔고 커피숍 주변에 주차를 하고 운전자가 내렸다. 내 친구 성호였다.

"여어~! 히사시 부리"
"너 남에 차 옆에서 뭐 하냐? 와 근데 완전 새 차라 그런지 멋지네.. 사진이라고 찍어줄까?"

친구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한 손에 들고 있던 열쇠를 들어 올려 버튼을 눌렀다.
삐빅

"야, 타"

90년대 유행했던 야타족이 2018년에 다시 나타났다. 친구의 황당한 표정에 만족해하며 그렇게 외제차 자랑을 끝냈다.
고급차를 뽑아서 그런지 갑자기 그에 맞춰서 내 몸도 치장하고 싶어졌다. 친구 놈도 말하기를 절대 내가 차 주인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하였다. 누가 보면 나쁜 일로 돈을 번 조폭 같다나 뭐라나? 하여튼 평소 입던 펑퍼짐한 무지 티와 츄리닝을 버리고 새로운 옷을 사기 위해 백화점을 찾아 봤지만 여수에는 아직도 백화점이 존재하지 않았다.

응답하라 1994에 나왔던 순천과 여수의 지역 자존심 대결, 나도 대학 다닐 때 많이 싸워왔지만 백화점 존재 하나로 항상 져왔었다. 2018년인 지금도 백화점으로 지는 싸움을 하는 수많은 여수 대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가까운 순천 백화점으로 옷을 사러 가려다 그쪽 매상도 올려주기 싫고 살만한 아이템도 많이 없기에 차를 돌려 광주 신세계백화점으로 향하였다.

광주까지 2시간 동안 정말 편하게 운전을 하고 왔다. 좋은 차라서 시승감도 좋았지만 무리하게 내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도 없었고 앞이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며 백화점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백화점에 도착한 나는 도로에서와 다르게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평소 패션에도 문외한이었고 백화점도 다녀보기 않았기에 그저 뻘쭘하게 청바지에 운동화를 끌며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다닐 뿐이었다. 계속해서 쭈뼛쭈뼛 구경만 하고 다닐 수 없기에 일단 옷장 속에 작아져 버린 정장을 대체하기 위해 비싸 보이는 이름 모를 양복점에 들어갔다.

혹시나 추레한 모습에 무시당할까 봐 일부러 자동차 키를 손에 돌리며 들어가서인지 직원 교육이 잘 되어있어서인지 아주 친절하게 응대해주었다. 하지만 추천받은 옷들의 가격표를 보자 눈이 휘동 그래 질 뿐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이름도 읽기 힘든 빨질레리 어쩌고.. 재킷 하나의 가격이 80만 원이었다. 시장 양복점에서는 1+1에 오만 원이면 구하고.. 맞춤으로 맞춰도 세트로 30만 원이면 될 슈트가 재킷만 80만 원...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미 1억 원 정도의 외제차도 뽑았겠다. 부자의 생활에 적응해야 하기에 촌티 그만 내고 직원이 추천해주는 옷들을 입어보고 떨리는 손으로 카드 결제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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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정장을 맞춘 뒤부터는 자신감이 붙었기에 아주 쉬웠다. 구두, 벨트, 지갑, 시계 등 명품으로 도배를 했고 어느새 결제 금액은 천만 원을 훌쩍 넘어있었다. 돈을 쓰는 재미에 언제 붙었는지 모르는 VIP 전용 직원이 뒤에서 쇼핑백을 들고 따라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평생 처음의 사치를 끝내고 여수로 돌아왔다.


다음편에 계속

스팀만배 1편
스팀만배 2편
스팀만배 3편
스팀만배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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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이리ㅋㅋㅋㅋㅋ금액이 나날이 높아지나해서 보팅목록을 땋 고팍스가 땋 심장이 땋ㅋㅋ기분이 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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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런날이 와야 할텐데.....저도 사치 좀 부려보게요.ㅎㅎㅎ

4편에도 역시 엄마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이.. 훌쩍... 착한 라자르형. ㅎ 그런데 점점 사치의 길로 가는 건 아닌지 걱정도..

현실이되면 좋겠네요 ㅎㅎ
다음편도 가즈아

엌 돈잘쓰는 남자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쉽다 먹는얘기가 없어서 ㅠㅠㅠ
요맘때를 박스째로 끌어안고 먹었다는 내용도 써줘!

스팀만배 ... 책으로 내자!

형 디테일이 너무 살아있는데 ㅋㅋ 이거 혹시 일기 아니야?

너무 절약하는거 아냐?
좀 더 써!!!ㅋㅋ

ㅋㅋㅋㅋ 미래에서 오셨습니까ㅋㅋㅋ
진짜 뭐 이렇게 진짜 경험한 것처럼 구체적입니까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