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잡담 39 - 봄 맞이 털갈이했다.
하나.
겨우내 모자쓰고 다니다가 날이 너무 더워진 관계로 머리털 정리를 했다.
오픈 기념 남성 커트 11,000원
팻말을 봐서 들어갔을 수도 있겠다.
둘.
"적당히 세우고 다닐 수 있게 짧은 모히칸으로 부탁드립니다"
말과 동시에 "위이잉~"하고 돌아가는 전자 바리깡이 내 오른쪽 옆머리를 스친다.
괜찮은거겠지..?
셋.
겨우내 기른 머리는
1년에 한번 가는 선산 산소의 잡초마냥 무성하고 무성의하게 자라있었기에
바닥에 떨어지는 희끗함이 섞인 잘린 머리털 또한
먼지가 뭉쳐있는 듯한 비주얼을 보였다.
매번 다짐하지만 지키지 못하는
"적어도 2주에 한번은 머리하러 와야겠다"를 다시 한번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넷.
손님, 샴푸하러 가시죠
눈을 떠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모양새의 헤어스타일의 내가 거울에 비추어져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머리 짧은 김정은 같았다.
다섯.
다행스럽게도
샴푸를 마치고 여기저기 다듬고 왁스를 바르니 그럴 듯하다.
...문제라면 난 이렇게 만들 자신이 없다.
여섯.
날씨 따뜻하고, 머리도 깎고, MB는 빵에 가고.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 좋은 날이다.
전 그냥 블루클럽 갑니다.... 단골이 되다보니 아주머니가 그냥 짧게 단정히 하실꺼지요?? 그러시면서 쓱쓱 자르십니다.... ㅎㅎㅎ
머리는 그냥 기르고 싶다.
길러봤는데, 뭔가 지저스크라이스트틱한 김정은이 되더라고.
..... 꿈도 희망도 없군
생긴대로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