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속의 일기
쳇바퀴 속의 일기
#1. Intro
PEN 클럽 공모전 주제가 일기라는 사실을 보고 나서야 나는 고작 일기조차도 써본 지 한참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군대에선 하루를 마다하고 썼던 일기를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왜 이리도 뜸하게 쓰게 되었을까.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나에게 글쓰기란 ‘힘이 많이 드는 일’이라 학교 수업과 과제에 지쳐버린 나로서는 좋은 글을 뽑아낼 여력이 한참 동안 없었기 때문이다. 잘 쓰려고 하는 생각도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사실, 휴식시간에도 글을 쓰기 위해 더 머리를 쓰기가 참으로 귀찮았던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쳇바퀴 돌듯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딱히 일기에 담을만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이유인데 이번 일기는 이 쳇바퀴 삶을 살면서 든 생각들을 쭉 써보고자 한다. (그러니까 두 번째 이유는 이유가 아닌 셈인가)
#2. 진로
내 주 전공은 경제학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컴퓨터공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요즘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계속 드는 생각이 있는데 바로 이 배움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경제학 외에 다른 전공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했으나 대부분의 학생이 선택하는 어문학계열이나 경영학을 이중전공 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던 나는,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 컴퓨터공학을 배우기로 했다. 선택 배경이라 함은.. 이 분야가 유망하다는 것이 저명한 사실이기도 하고 좋은 경쟁력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미도 있을 것 같았고. 그런데 막상 배워보니 본 전공보다 훨씬 어렵고 에너지가 많이 쓰인다. 그러니까 노는 시간을 많이 줄이고 주말도 거의 반납하면서까지 공부를 하는데 막상 배워보니 이걸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도통 감이 오질 않는다. 본과생들에 비해 내 코딩 실력은 터무니없이 모자라니 일단 개발 직군은 가망이 없어 보이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봐도 취업 시 자기소개서에 도전 사례로 몇 줄 끄적거리는 것 외에는 어떤 쓰임이 있을지 아직 잘 모르겠다. 두 전공의 괴리가 참 큰 탓이며 이런 융합형(?) 진로에 대한 내 지식이 부족한 탓이다. 경제학 공부도 컴퓨터 공학 공부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공부를 하면서도 내 진로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다. 이러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버릴까 봐.
세상이 이렇게 빠르게 변하니 거기에 발맞추는 임기응변 능력과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신념이 필요하다. 그런데 나는 정말 어떤 일을 하고 싶으며 또 어떻게 배운 것들을 써먹을 수 있을까... 고민이다.
#3. 좋아하는 것과 포기.
나는 해보고 싶은 게 많다. 좋아하는 것도 많고 욕심도 많다. 이게 또 참 문제다. 일단 포스팅 비중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나는 여행 다니는 것이 좋다. (누가 싫어하겠느냐마는) 그리고 글도 잘 쓰고 싶고 사진도 잘 찍고 싶다. 운동은 삶에 당연히 필요한 것이고 독서는 생활의 일부여야 한다. 주식에도 관심이 있어서 동아리도 들고 투자해보면서 공부 중이고, 영상 편집도 시간이 나면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세상에 해보고 싶은 게 이리도 많고 잘하고 싶은 것도 참 많은데 주어진 돈도 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니 미뤄두고 포기하는 것들이 생겨 분하다. 나는 스스로 잠을 많이 자는 편은 아닌 것 같지만, 잠을 줄여도 피곤함을 안 느꼈으면, 더 나아가 잠을 아예 안 자도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다 가질 순 없을까?
#4.Outro
일기라고 썼지만 요즘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생각을 적다 보니 진지하기만 한 글이 되어버린 것 같다. 철학자 파스칼의 저서 <팡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한다. 이 말에는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지만 사유할 수 있기에 가장 강인한 존재라는 뜻이 담겨있는데, 최근의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어떤 생각들을 대부분 흘려버린 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냥 나약한 존재였다랄까. 그러다 이번 일기를 통해서 방치된 생각들을 조금은 주워 담은 것 같다. 문제가 해결 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이렇게 나를 한번 돌아볼 기회를 준 @kimthewriter 작가님과 공모전 개최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를 표한다.
저도 이것저것 모두 해보고 싶은데 시간도 그렇고 경제적인 여건도 문제네요.. 저도 얼른 일기를 써내야겠습니다 ㅎㅎ
경제적인 여건이 제일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ㅋㅋ 사실.. 시간은 돈으로 어느정도 살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 ㅠㅠ 일기 기대하겠습니당 ㅎㅎ
다 가지실 수 있습니다! 내가 5년만 젊었어도...의 종착지가 20대 아닙니까 ㅋㅋ
이벤트 감사합니다, 작가님 ㅎㅎ 덕분에 @choim 님의 조언도 들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일단 제 생각 정리도 되었구요.ㅎㅎ 하나하나씩 해보려고합니다. 욕심이많아서 큰일이에요.
해보고 싶은게 많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이것 저것 충분히 다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고가요 민후님
@actapeta 님 일기 쓰신 것 슥 읽고 수업들으러가느라 댓글을 안달았었네요!!
쓰신 글 읽으면서 굉장히 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제 글은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ㅎㅎ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팔로우했습니당!)
모든걸정해버린 지금이 후회되는 1인도 있습니다. 바로여기,!. 그대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항상 아쉬움이 남고 늘 후회는 하지만 (예를들면 비트코인 좀 사둘껄 이라던가..)
선택의 기로에 서있을 때는 또 이것대로 참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이 취업 늦게해도 된다. 많이 놀아라.. 말하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겠지요.. ㅠㅠ
응원감사합니다..!!!
맞아요 결국 내 인생의 주인공은 본인이니까요.
조언은 조언일뿐 결정은 본인이!!
경제학과 컴퓨터 부전공라... 스팀잇이 적격 이시군요 ㅋㅋ
저는 후회하는 인생을 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인생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늘 어떻게든 해결 됐던것 같네요. 민후님도 지금 잘 하고 계실겁니다. 즐거운 불금 보내세요.
ㅋㅋㅋ적격이라니요.. 전혀 그런것 아닙니다 ㅠㅠ 즐거운 불금 보내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넘 멋진말...
그나저나 나도 공부할 수록 느끼는데... 우리는 '융합형'인재가 아니라 이도저도 아닌 인재인듯 ㅋㅋㅋ ㅜㅠ 하나를 잘하는게 아니라 여러개를 골고루 못함...ㅎ
딱 그거.. 정말.. 이도저도아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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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제 블럭체인의 전사가 되시겠군요 ㅋㅋㅋㅋㅋ
!? 아니에요 ㅋㅋ 택도없죠..
이 세상에는 할 것들이 참 많고 다 못할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죠. 하고 싶은게 많아서 저질러 놓은 것들도 밀려있는데, 또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도 참 못할 짓 같고... 이 세상을 어떻게 다 담으며 살 수 있을까요 ^^
"하고 싶은게 많아서 저질러 놓은 것들도 밀려있는데, " 이부분 정말 공감하네요 ㅋㅋㅋ아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