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은 기본소득제다 - AI 시대의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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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개척 시대의 일입니다. 존 헨리라는 건장한 흑인 인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인부들의 영웅이었습니다. 혼자서 다른 사람들 3배, 4배 일을 해내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날 공사판에 증기 드릴이 나타납니다. 증기 드릴은 이내 인부들의 일자리를 뺏어가기 시작하죠. 증기 드릴 한 대는 인부 열 명을 대체할 수 있었습니다. 존 헨리는 동료들이 일자리를 잃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격분하여 회사 대표에게 찾아갔습니다.

“내기 합시다. 난 이쪽에서 파 들어가고, 기계는 저쪽에서 파들어가서 서로 만났을 때 누가 더 많이 팠는지.”

회사 대표는 코웃음을 치며 내기를 수용했습니다. 증기 드릴은 터질 듯한 소리를 내며 산을 파들어 갔고, 존 헨리도 양손에 망치를 들고 미친 듯이 바위를 깨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산 중간에서 만난 존 헨리와 증기 드릴. 증기 드릴은 존 헨리의 반도 파지 못했다고 합니다. 인부들은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힘을 다 써버린 존 헨리는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실로 존 헨리의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일화입니다. 하지만 산을 파는 일은 결국 기계의 몫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그런 시대가 도래하는 걸 피할 수 없었다면, 존 헨리 같이 저항하는 사람으로 남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을까요?

바로 2년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매치가 치루어졌습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점에 스팀잇도 탄생했죠. 본격적인 AI 시대의 도래를 알리던 그 시점에, 인간이 세울 수 있는 대비 수단 역시 함께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군요. 저는 AI 시대가, 인류가 종전 한 번도 제대로 실현해본 적 없는, 기본 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이 철학과 예술을 꽃 피우는 이상향을 제공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특히 그 수단 중 하나인 기본소득제로서 저는 스팀잇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직업은 AI 시대에 안전하십니까?


기본소득제를 이야기하면 포퓰리즘적 발상이 아니냐며 격분해하시는 분들이 간혹 보입니다. 과연 그 분들의 직업은 AI 시대에도 멀쩡히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지 한 번 묻고 싶군요. 아래 도표를 한 번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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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클리홍콩]

보시다시피 회계사 같이 준 고시 합격 취급을 받던 직업도 들어가 있습니다. 또한 이 도표에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만 결혼감 순위로 늘 상위권을 차지하던 직업인 메이저 은행의 은행원도 곧 소멸될 직업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일본 거대 은행, 인공지능 파도에 대규모 감원 움직임 초읽기

제 직업은 변호사이고, 일단은 변호사 일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꽤 버틸 수 있다는 것이 다수설이긴 합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와 다소 다릅니다. 이미 2014년 미시간 주립대 법학교수인 Katz 교수팀 기존 구축된 미국 연방대법원과 대법관들에 대한 정보, 사건에 관해 알려진 정보들을 토대로 기계학습 기법으로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7,700건의 판결에 대해 69.7%, 68,000건의 개별 대법관들의 투표결과에 대해 70.9%의 적중률을 기록한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현직 변호사와 인공지능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능형 법률정보시스템 '아이리스(i-LIS)'가 곧 도입될 예정이고요.

물론 변호사의 업무 중에는 법 조문이나 판례에 나와 있지 않은, 변호사가 법 이론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논리를 전개해야 하는 영역도 있습니다. 정부가 재벌을 길들이는 수단이자 대형 로펌의 영원한 먹거리인 공정거래법이 좋은 예가 되겠군요. 이 법은 말 그대로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니까요. 이런 데에는 소위 '글빨'이라는게 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당장 구글을 검색하거나 동일한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려도 대충 답을 알 수 있는 사건임에도 비싼 상담료를 내며 변호사를 찾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통은 그 세세한 대응 절차나 소송 전략을 몰라서 그런 경우가 다수인데, 이를 AI가 알고리즘으로 단순화시킨다면 어떨까요?

아래는 거의 10년 전에 만들어진, 지니의 스무 고개 게임입니다.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는 유명인을 AI가 20번의 질문 안에 맞추는 프로그램인데, 20번의 질문이면 거진 답이 나옵니다.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http://en.akinator.com

저는 법률 뿐 아니라, 대부분 전문직들의 업무 영역이 이런 형태의 로직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저 프로그램이야 거진 10년 전에 나온 게임입니다만 여기 딥러닝이 응용되면 90% 이상의 정확도를 가지는 게 그저 불가능기만 한 이야기일까요? 저는 오히려 사람의 진단보다 더 정확한 경우도 허다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제가 아는 분의 친할머니는 어느 날 발에 통증이 있어 조그만 병원을 찾아갔다가 발을 절단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온 집안이 초상집 분위기가 되었죠. 하지만 자포자기하는 심경으로 한 번 더 찾아갔던 서울 모 대형병원에서는 '이상 없음'이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할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정말 건강하게 잘 걸어다니셨답니다.

오진이 나는 경우는 생각보다 더 흔합니다. 물론 일류 병원일수록 그 가능성은 낮을 것이고, 자기 밥 그릇 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AI 도입에도 적극적이지 않겠습니다만....... 모든 병원이 일류가 아닌 이상 암묵의 카르텔은 오래 지켜질 수 없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암 진단에 인공지능 ‘왓슨’ 적용

가천길병원 이어 부산대병원도 IBM ‘왓슨’ 도입

"AI의사 왓슨, 의료진과 암치료법 일치율 70%대"

저는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머지 않아 전문직들의 주 업무는 AI가 낸 답을 최종 컨펌하거나 직접 물리적으로 뛰어야 하는 일을 수행하는 데 그칠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도 가뜩이나 공급 과잉으로 고통 받고 있는 업계는 아주 생지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기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AI는 사내 정치나 책임 소재, 위계 질서 같은 것을 배제하고 순수히 회사의 이익을 위해 움직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경우, 객관성을 포장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 사에 용역을 줄 필요도 없습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테면 인공지능은 수십 수백명을 1:1로 맞춤 상담할 수 있습니다. 이를 교육 분야에 적용해 AI 선생님을 도입하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사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모든 것을 다 기억해내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여, 가장 공부 잘 되는 시간이나 학습 상 취약점은 물론이고, 학생이 무엇에 정말 재능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밝혀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짜증을 낼 때도 있고 때로는 무관심할 때도 있는 인간 선생님보다 AI 선생님이 오히려 더 인간적일 수 있는 것이죠.

즉 지금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고소득 직업 중 어느 것도 AI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완전 대체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일부 대체만으로도 충분히 지금 인간이 받고 있는 수입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죠. 최근 기본소득제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사정에 기인합니다.

정부 주도의 기본 소득제는 가능한가?



기본소득(基本所得, 영어: unconditional basic income, Citizen's Income, basic income guarantee, universal basic income, universal demogrant)이란 재산이나 소득의 많고 적음, 노동 여부나 노동 의사와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소득을 뜻합니다. 얼마 전 스위스에서 기본소득제에 대한 국민투표제를 실시했고 핀란드는 이미 생산가능인구 중 2000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기본소득 월 560유로(약 700,000 원)를 2017년 1월 1일부터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꼭 AI 문제가 아니더라도, 노동의 생산성이 자본의 축적과 투입보다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이 시점에, 빈부 격차를 줄이고 중산층의 건전한 수요를 유지하는 방안으로서, 기본소득제에 찬동하시는 분은 의외로 많습니다. 원래 없던 논의도 아닌데, AI 시대가 점점 도래하면서, 이 논의는 점차로 확산될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저는 순수한 의미의 기본소득제, 즉 정부 주도로 일정 소득을 나누어주는 정책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일단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당장 예산 문제로 모병제는 고사하고 군인들에게 최저 임금 하나 못 주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우리는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조세 부담 증가 없이 기본소득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인플레이션을 나누어주는 것과 차이가 없습니다.

정부 주도 정책이 일반적으로 야기하는 비효율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예전 정부가 젊음과 패션의 거리로 육성하려던 문정동은 아줌마 거리가 되었습니다(물론 전 아줌마를 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박카스 아줌마나 올빼미 아줌마 거리가 되었으니 그게 문제인 것이죠). 우리 나라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검증되지 않은 복지 정책은 많은 부작용을 야기했습니다. 예를 들면 일정 소득 이상을 벌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현 시점의 복지 정책 하에서, 많은 지원금 수령 대상자들은 일부러 실업 상태를 유지하고, 대신 공식적인 소득에 잡히지 않는 폐지 수거 같은 일을 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합니다. 이 같은 개별 복지 대상자들의 합리적 선택은 사회 전체에 거대한 비효율을 발생시키죠.

또 어떻게 잘 시행된다고 해도, 누구에게나 제공되는 그 기본소득이 반드시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지도 의문입니다. 아래는 카이스트의 김대식 교수님이 이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설명해주신 내용입니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가 말하는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분의 글에 따르면 기본소득제와 비슷하게 로마 시민권자에게 저렴한 가격에 밀을 수급하는 정책은 시민들로 하여금 콜로세움에서 검투사 경기에만 몰두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시간적으로 좀 더 가까운 사례로 수십 년 전부터 기본소득이 제공된 미국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비만, 마약 중독, 평균 수명 등에서 평균적인 미국인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을 들 수도 있습니다.

저는 기본소득제가 과연 제대로 된 역할을 할 것인가에 있어, 교수님이 설명하신 기사 내용보다 이 기사 댓글에서 기본소득제의 부정적인 미래를 예견했습니다. 정말 전율이 돋을 만큼 훌륭한 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아래와 같은 댓글이 달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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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서 해방된다고 사람들이 반드시 생산적인 일에 시간을 쏟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은 아마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군요. 실제로 미국 젊은 남성들의 실업률이 높아진 가장 큰 이유를 컴퓨터 게임에서 찾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까요.

젊은 남성 노동 시간 줄어든 건 '게임' 탓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시대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보다 이를 회피하고자 할 것입니다. 아노미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을 종교가 파고 들겠죠. 블록체인은 고사하고 인터넷이나 전자 기계도 거부하는, 인간 삶의 순수성을 외치며 외딴 공동체에서 살아가려는 사람들도 생기게 될 겁니다. 마치 고립된 국립공원에서만 서식하는 맹수들처럼 말입니다.

또 누군가는 현실과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 가상현실 세계에 빠져들 것이고, 또 누군가는 허무함을 탈피하기 위해 끝 없는 말초적인 자극에 자신을 노출시킬 것입니다.

저는 기본소득이라 함은 종전의 노동에서 해방되는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어떤 것을 창출할 수 있을 때에만 '소득'으로서 진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정부가 주도하는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는 기본소득이 아니라, 노동에서 벗어난 시간을 지적 활동에 쓸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먼저 시행되는, 그리고 제공되는 소득의 액수에도 차등을 두는 다소 변형된 기본소득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며, 이 같은 변형된 기본소득제의 선제적 구현으로서 바로 이 스팀잇을 보고 있습니다.

민간이 자생적으로 태동시킨 수정된 기본소득제, 바로 스팀잇



기본소득제에는 민주주의와 유사한 점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대세가 되지 않았습니다. 소수의 국가와 인민들이 먼저 향유한 이 제도는, 이 제도가 다른 정치 시스템보다 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이 입증되며, 타 국가에도 자리잡게 되었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기본소득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모든 이들에게 일률적인 기본소득을 적용한다고 하여, 그 효과가 부작용보다 클 지 의문입니다. 마치 준비되지 않은 나라에 일순간 도입한 민주주의가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킨 사례가 왕왕 있었던 것처럼 말이죠. 소수에서 다수로, 모든 사람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먼저 감지해내고 그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상을 먼저 구현한 이들에게 기본소득이 구현된다면, 처음에는 여기 거부감을 가졌던 사람들도 점차로 여기 동참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역할을 스팀잇이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최근 스팀 시세가 좀 떨어지긴 했습니다만 지금도 평범한 필력을 가진 학생이 전업으로 한달 내내 스팀잇에서 글을 쓰고 친목활동을 한다면 이 학생은 같은 기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벌 수 있는 100만원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이는 젊은이들이 소위 열정페이라는 이름 하에 저렴한 비용으로 3D 노동에 유입되는 것을 막을 것이며, 노동 가치 평가의 정상화를 이루어낼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제가 지향하는 바와 정확히 일치하죠.

다만 일률적으로 동일한 금액이 제공되는 종전 기본소득제에 비해 이곳 스팀잇은 각자가 투입한 것에 비례한 차등 보상을 지급합니다. 이는 인간의 성취욕을 자극합니다. 마치 탈 많던 자본주의가 결국 공산주의에 비해 더 많은 효용을 낸 것처럼, 이 같은 차등 보상은 민간 주도의 스팀잇이 정부 주도의 기본소득제보다 사회에 더 용이하게 자리잡는 데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보상을 받는 방법 역시도 제각각입니다. 얼핏 글을 쓰는 것이 메인 콘텐츠인 것처럼 보이나, 스팀이나 스팀 파워 투자를 통해서도 자본 소득을 얻고 계신 분도 많으며, 친목 활동을 통해 많은 보팅을 얻으시는 분도 있습니다. 노동과 인맥과 자본의 파워가 치우침 없이 조화되어, 각 참여자가 자기 장점을 살려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공간은 현실의 자본주의보다 훨씬 이상적입니다.

그리고 스팀잇 내의 '이상적 자본주의'가 생산하는 소득은 참여자들을 물질적 속박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며, 창조적 사유에 보다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의심할 여지 없이, 그것은 더 많은 소득을 창출하게 됩니다. 예술이 무슨 소득이냐고 질문하시는 분에게, 저는 아주 분명하게, 돈이된다는 형이하학적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왜 업비트는 3개월만에 빗썸을 제치고 1위가 되었을까요? 그것은 업비트는 카카오와 연동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여러 사람을 모아놓은 플래폿은 이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래 그림을 보듯, 이 공간의 주된 구성원들은 작가, 사진 작가, 만화가와 같이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아주 바글바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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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겨례]

그런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플랫폼을 보며 가능성을 읽기는 커넝, 무슨 돈이 되냐고 질문하는 것은, 처음 카카오톡이 등장했을 때, 광고 하나 넣지 않은 메신저가 무슨 수익이 나겠냐고 묻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우문입니다.

이러한 플랫폼은 분명히 새로운 형태의 부를 탄생시킵니다. 물론 그 형태가 어떨지는 불분명합니다. 네이버가 처음 탄생했을 때, 「웹툰」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예측하신 분은 없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 공간이 무수히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는 점은 매우 명확합니다.

일단 저는 근 시일 내에 이 공간에서 새로운 직업이 몇 개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한켠에서는 당연하던 직업이 사라지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없던 직업이 생깁니다. 지금도 이미 각종 봇을 이용해 유저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며 동시에 큰 수익을 올리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추후 수많은 가입자들의 유입으로 인해 신인이 쓴 양질의 글을 고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 자기 평판을 걸고 신인의 글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팅을 받아 먹고 사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자기 사업을 홍보하는 공간으로 스팀잇을 이용할 수도 있겠죠. 오랜 시간 자기 비즈니스 분야의 인사이트와 SNS 활동을 통해 보여준 친화력이 검증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시각적 자극에 치우친 종전의 광고물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이 들지 모르나 그 효과 역시도 월등할 것입니다.

이 공간에서 클라이언트나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교류하고 토론한 사이이기 때문에, 바깥 사회에서 만나는 것보다 오히려 양질의 인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기획부터 토론 과정까지 블록체인에 남기 때문에 절차적 투명성 역시 확보가 용이하죠. 물론 제 3자의 참여도 더 쉽습니다.

언론사나 학술기관의 역할도 상당 부분 대체하게 될 것으로 봅니다. 연구 초입 단계부터 타자의 참여를 허용하기 때문에 결과물 역시도 권위주의적 상아탑 안에서 쌓아내는 것보다 우수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지금까지는 다소 코인투자 쪽으로 주제가 치우쳐 있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만 벌써 변화의 기운이 보입니다. 일주일이라나는 짧은 기간 안에 더 많은 보팅을 받기 위해 벌이는 참신함의 경쟁이, 골방에서 방대한 시간 동안 자기 자신과 싸워나가야만 하는 종전에 비해, 자기 저작을 집대성하는 데에 드는 시간을 단축시킬 것으로 봅니다.

전술한 일들이 현실이 될 경우, 홍보에 쓰는 광고비나, 사람을 주선하고 만나는 데 쓰는 접대비, 대학에 지급하는 연구 용역비가 스팀 가격에 반영되어야 하며, 이 경우 스팀의 가격은 지금의 10배가 아니라 100배가 되어도 부족합니다. 추후 다시 쓰게 되겠습니다만 중간 단계, 즉 유통마진의 파괴를 그 핵심으로 하는 인더스트리 4.0의 미래상과 스팀잇은 그 모습이 상당히 흡사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수정된 기본소득제라는 표현으로 스팀잇을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실은 스팀잇의 미래는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이 공간에 먼저 진입한 스티미언들은,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펼 당시 기회를 잡아낸 부르주아들처럼 새로운 사회의 기득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안목에 대한 보상으로 읽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일단 글, 그림, 사진과 같은 콘텐츠든, 다른 참여자들에게 좋은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는 사교력이든, 남과 다른 보팅파워를 가질 수 있는 자본력이든 간에, 이 공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선제적 기본 소득을 누릴 자격이 있는 평범한 사람들과 구분되는 남다른 소양이 있는 것으로 저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 자신이 아테네나 로마의 시민이라는 사실은 그 자체로서 대단한 영예였습니다. 근 미래에는 '나는 스티미언이다.'라는 말이 이와 비슷한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이 글은 시리즈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왜 스팀잇인가? - 스팀의 우상향을 지지하는 다섯 개의 칼날

스팀잇이 다단계냐는 질문에 대한 형이하학적 답변 (上)

스팀잇이 다단계냐는 질문에 대한 형이하학적 답변 (中)

스팀잇이 다단계냐는 질문에 대한 형이하학적 답변 (下)

스팀잇은 기본소득제이자 인류 지성의 공진화이다 – AI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살 것인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시대를 넘어서 - 스팀의 가치는 유통 마진을 파괴하며 상승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사는 데에 필요한 돈은 얼마인가? - 스팀잇은 가장 저렴하게 외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이다

왜 수많은 음유시인들은 사라지고, 우리는 소수의 팝스타에 열광하게 되었나 - 노마드 시대의 회귀로서 스팀잇

스팀의 가치는 얼마가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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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 기본소득제에 관한 고견 잘 읽었습니다. 스팀잇과 연결시키니 새로운 해석도 가능하군요^^.
고대 로마의 프롤레타리아 무상 밀분배에 대해서는 그 제도 때문에 로마가 1000년 유지 될 수 있었다는 주장도 읽어본적이 있습니다.
사람이 가진 욕구 중에는 성장의 욕구가 있는 듯 합니다.
이런 성장의 욕구가 개인과 사회를 발전시킵니다.
그래서 목표가 없는 것보다 사악한 목표라도 갖고 있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지요.
기본 소득제가 밥벌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꿈과 영감, 만족감도 주지 못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성장욕구를 해소해 줄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추후 수많은 문제점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만, 스팀잇은 궁극적으로 인류 역사 상 제대로 실현된 적 없는, 기본 노동에서 해방되어 지식을 습득하고 철학과 예술이 꽃피는 그 이상향으로 인류를 안내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듭니다. 스팀잇(steemit)은, 제가 처음 인용한 일화에 등장하는 증기 기관을 의미하는 스팀(steam)과 영어 철자는 다릅니다만 발음음 제법 비슷합니다. 그리고 저는 산업 혁명을 일으켰던 스팀 기관보다 사회에 던질 파급 효과가 더 클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바로 기본소득제의 선제적 구현이자 인류 지성의 공진화(共進化)로서 말이죠. 백배공감입니다

동의합니다. 팔로하며 많이 배우겠습니다.

변변치 않은 글에 과분한 답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일한 금액을 주고 똑같이 살아라라고 한다고 해서 불평등이 생기지 않을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건 인간의 본성에 어긋나니까요. 이미 똑같이 사는 것 자체에 견딜 수 없는 사람도 있을텐데요.. 다만 이미 가진 사람만이 계속 구별되는 것을 누리고 자본이 없는 사람은 기회를 잃는건 부당하겠죠.

스팀잇은 기본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동시에, 또 무언가를 통해 자아실현으로 구별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인간 본성과 부합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팀잇은 기본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동시에, 또 무언가를 통해 자아실현으로 구별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인간 본성과 부합하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팀잇이 좋습니다^^

admljy19 님의 글은 언제나 제 마음을 뛰게 만드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도저히 글을 읽고 리스팀을 안할수 없네요 ...
두고두고 봐야하는 글입니다.

ㅎㅎ 과찬이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시리즈의 열렬한 팬입니다. 여러 사회현상과 연결해서 설명해주신 덕에 이해가 쉽습니다. 노동으로 돈을 버는 시대에서, 취미가 돈이 되는 시대, 그를 넘어서 깊은 사유와 그것에 대한 공유만으로 돈을 버는 시대가 눈앞에 와있음을 느낍니다. 사람 하나 하나를 컴퓨팅 파워라 상상한다면, 세상은 얼마나 비 효율적으로 이 자원들을 활용하고 있습니까... 많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ㅎㅎ 말씀해주신 뒷부분은 별도 내용으로 잘라서 다시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너무 설레발에 가까운 글을 제가 쓴 건지도 모르지만, 미래를 준비하는 담론에 있어서 너무 이른 것은 또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

항상 시리즈 잘 읽고 있습니다.^^

다만 본문 내용중

"왜 업비트는 3개월만에 빗썸을 제치고 1위가 되었을까요? 그것은 업비트는 카카오와 연동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을 이미 모아놓은 플래폿은 이길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애매하다고 생각합니다.

업비트가 암호화폐 거래소 중 1등을 했던 이유는 비트렉스와 연동으로 인해 당시 취급하는 암호화폐의 수가 타 거래소에 비해 월등히 높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당시 다수의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위해 암호화폐에 투자했고 당시 가장 많은 펌핑이 되었던 20~100위 암호화폐들이 가장 많은 업비트를 통해 투자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업비트가 플랫폼 내에 충분한 이용자로 인해 관련 서비스가 성공했다는 대표적인 예로 보기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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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견해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카카오와 연동된 가입절차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시장에서 빗썸이라는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이었죠..^^ 그런데 실질적으로 두나무는 카카오의 계열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직접 지분과 간접지분을 포함하면 송치형씨보다도 지분이 많았을 거에요 제 기억에는.. 저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업비트가 열리자마자 몰려갔던 이유는 카카오라는 기업의 신뢰도가 큰 몫을 했습니다. 최소한 얘네가 내 돈 떼먹고 튈 것 같지는 않으니까요.

두분에 이야길 합치면 명답아닐까요 ㅎㅎ

저도 윗분님 의견에 1표.
빗썸은 진즉에 버렸고
업비트는 카카오 이름 믿고 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신뢰도도 영향을 미쳤겠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이미 다른 분들이 댓글을 다 달아주셨네요^^; 물론 말씀하신 부분도 업비트가 1위가 된 이유 중 하나겠지요 ㅎㅎ

풍류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의 포스팅은 주제가 조금 무겁네요.
저도 어찌보면 스티밋을 통해 가까운 미래를..;너무 성급하다.'라고 누군가는 이야기하겠지만 노후까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만 스티밋의 매력을 느낀 것은 아닙니다. 삼십이 넘어서 글쓰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재미를 느꼈기에 더 좋은 글을 쓰기위해 배움과 노력의 필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지금은 본업에 더 충실해야하는 시기라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네요.

우스갯소리로 2020년까지만 기다려보자고 와이프에게 건네지만 만약 제가 꿈꾸는 그런 환경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노동의 시간을 조금 줄이되 스티밋에 할애하는 시간이 조금 더 많아질 것 같네요.

음..오늘도 저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바랄게요^^

P.S 스무고개 대박이네요. 슬램덩크의 윤대협을 생각했는데, 저걸 맞추네요. 소름입니다. 세상 참.

저게 더군다나 틀리면 자기가 그 캐릭터를 보충할수 있게 되어 있어서 어지간히 마이너가 아니면 보통은 있다고 보면 됩니다 ㅎㅎ

뭐든 내가 이걸로 생계를 해결해야겠다라고 생각한게 꼭 답이 되지는 않더군요 ㅋㅋ 제가 부귀영화를 위해 법조인이 되었지만 결과물은 전혀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요. 그냥 다 운인거 같으니 자기 좋은거 최선을 다해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ㅎㅎ 철없는 생각일지 모르지만...

스팀잇에 대한 기대는 분명 있습니다. 금전적인걸 포함해서요. 하지만 일단은 즐기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스티밋이 블록체인 기반이 SNS 맞죠..?
저의 첫 SNS인 것 같은데 스티밋은 보상을 떠나서 저에게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재미를 주네요.
랜선을 통한 인연이지만 오래 뵙고 싶습니다. 하루 마무리 잘하셔요~!

네네 ㅎㅎ 저도 오래 뵙고 싶습니다
저도 사실 거의 SNS는 안 하는데 오히려 실친들이 있는 SNS보다 이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게 더 많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루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글이군요. 보팅하고 갑니다.

부족한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ㅎㅎ 보팅도 고맙습니다^^

인공지능에 꼭 필한 것이 무지막지한 자료죠.
스팀잇은 인공지능에게 사람들의 자료와 글쓰는 방법을 제공 할 수도 있습니다. 스팀잇 인공지능 스팀은 서로 상호 보완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내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분명 지금과는 다를 것이고, 인간이 가진 우위가 확실히 사라지는 영역이 있는만큼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방식은 어떻게 또 변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는게 필요한 시점이겠죠

다읽고 내린사람 손

매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특히 금번 글은 다시 읽어보니 퇴고가 부족한 티도 많이 나는데요 ㅠㅠ

항상 어렵지만 애써 찬찬히 끝까지 읽고싶은 마음이 드는 글들잊니다.
고맙습니다.

ㅎㅎ 답방을 갔는데 포스팅이 없으시네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