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 때문에 네이버가 망한다?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뉴비 @armdown 철학자입니다. 스팀  경제에 대한 두번째 글입니다.


스팀잇 때문에 네이버가 망한다?


나는 저번 포스팅 '스팀 경제에서 수익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에서 스팀의 독특성이 내부에 '생산-유통-소비'로 순환되는 디지털 콘텐츠 경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작가 보상과 투표자 보상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다른 유사 매체에 끼칠 영향을 생각해 보면 스팀의 장래가 더 잘 그려질 수 있다. 

가령 네이버 블로그를 보자. 블로거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서 '파워 블로거'라는 명성을 얻고, 이를 활용해 보상을 얻는다. 사실 그 과정에서 가장 이익을 얻는 주체는 네이버이다. 가급적 많은 콘텐츠를 네이버 내부에서 생산되게 하고, 검색된 결과를 많이 간직하고, 그로써 이용자를 잡아 두고, 이런 순환 속에서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리고 있는 거대 포털 네이버! 

과거 네이버 '지식IN' 서비스가 처음 출범했을 때, 네이버는 자체 인력으로 답변을 다는 일을 수행했다. 왜 그 많은 돈을 들여 그런 일을 했을까? 그 결과 '지식IN'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이용자를 잡아두는 역할을 했다. 네이버의 전략은 단순하다. 여러 개별 서비스를 네이버라는 포털, 또는 생태계 안에 가둠으로써 이용자가 바깥으로 가지 못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그 이용자들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것. 

그렇다면 네이버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블로그'의 콘텐츠 생산자들이 대거 이탈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미 많은 네이버 블로거, 브런치 작가, 알라딘 블로거, 티스토리 작가, 개별 블로거 등이 스팀잇으로 옮겨 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아마도 과거의 영향력을 이전하는 동안은 두 군데 동시에 게재할 가능성이 높지만, 결과적으로는 독자층을 이끌고 스팀잇으로 전향할 작가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짐작된다. 이유는 단순하다. 작가와 독자에게 모두 보상이 따르는 독특한 시스템이 바로 스팀잇이기 때문이다.

일단 충분한 수의 작가가 확보되면 스팀잇은 자체 콘텐츠를 저장하고 생산해 가는 어마어마한 디지털 도서관이 된다. 각종 검색엔진에서도 박제되고 봉인된 스팀잇 콘텐츠들이 잡힐 것이고, 유입되는 이들은 늘어나게 될 것이다. 나는 '글'이라는 콘텐츠에 국한해서 말하고 있지만, 다른 종류의 디지털 콘텐츠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보상이라는 유인책이 크기 때문이다.

스팀에서만 유통되는 암호화폐(스팀달러, 스팀파워) 보유량이 많아지면 무슨 좋은 일이 생기길래? 그깟 암호화폐가 무엇이길래? 스팀 생태계(스팀잇, 비지, 디튜브 등)에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거래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글 말고도 웹툰, 동영상, 게임, 교육서비스 등 무수한 디지털 콘텐츠를 갖춘 플랫폼이 바로 스팀잇이다. 스팀 암호화폐를 갖는다는 건 그런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쯤 되면 암호화폐가 충분한 사용처를 확보하게 되는 것 아니냔 말이다.

내가 본업이 학자가 아니라면 스팀 생태계를 이용한 무궁무진한 사업 아이템을 이용해 뭔가 해보겠지만, 돈 버는 일은 글쓰기로만 국한하기로 했으므로, 다른 스티머들의 분발을 빈다.

스팀 경제 생태계에 대해서는 몇 가지 더 포스팅할 예정인데, 화폐의 본질이 무엇이냐 하는 내용이 그 하나이고, 디지털 콘텐츠가 아닌 실물 경제와 스팀 경제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내용이 다른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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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맹점은, 스팀에서는 모든 컨텐츠가 외부인에게도 열람 가능하기에 창작자에게 보상을 하고 싶다는 유인만으로 스팀의 시세가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창작자들이 얻는 보상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에게도 충분한 유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지금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투기적 심리로 유지되고 있으나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플랫폼이 긍정적으로 성장하길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개인만을 위한 행위의 보상은 더욱 커집니다. 탈중앙화 시스템에서는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을 구분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주체가 없기에 이를 구분하는건 사용자 개개인입니다. 하지만 개개인 간의 집합에서는 소수 오피니언 리더가 생각을 끌어가는 경우가 많으며, 만약 그 오피니언 리더가 자신의 욕심에 충실한 사람이라면 대중이 왜곡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개개인이 스팀 블럭체인과 스팀잇의 구조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성실한 구성원이 되어야 하는데, 이는 앞으로 찾아올, 단순히 블로깅을 즐기는 사용자들에 요구하기에는 과도한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초기 진입자들에게 집중된 힘이 분산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컨텐츠의 가치를 메기는건 사용자의 수가 아닌 스팀파워의 합이기에, 아무리 많은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준 컨텐츠라고 해도 큰 스팀파워가 컨텐츠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의미 없는 일이 됩니다. 이는 첫 문단의 문제와 결부되어 더욱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를 낳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유인을 제공해야 하지만, 투자자들이 컨텐츠의 가치를 등한시하고 자본수익을 거둘 생각만 한다면 플랫폼이 붕괴됩니다. 플랫폼이 붕괴된다면 초기 진입자들의 자본에도 큰 피해가 가기에 지금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2번째 문단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플랫폼의 가치상승에 기여하는 사용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이기적인 행위에서 오는 보상은 더욱 커집니다.

긴 논평 고맙습니다. 오래 활동하셨으니 잘 알고 계시겠지요.
내용 참고해서 생각 가다듬고, 추후에 포스팅하겠습니다.^^

저도 조금 보완적인 수단이 추가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광고가 덕지 덕지 붙는 것은 스팀잇의 창업자들도 싫어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스팀으로 실제 물건이나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는 마켓 플레이스 같은게 추가되면 어떨까 싶습니다. 판매자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해서 중고 장터 같은 것이 생겨도 좋을것 같고요.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서버 운영비도 스팀잇 운영자들도 벌어가고요.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박제된 콘텐츠도 일정하게 수익을 재창출할 수 있게 터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스팀잇에서는 자발적 보상(pay)이 문화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 관련된 글을 쓴 게 있는데, 조만간 포스팅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는 아니고, 때로는 주는 행위에서 보람을 느끼는 존재이니까요.

네. 스마트 기버들만 잘 모아도 오랫동안 흥하는 커뮤니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형 포털이나 페이스북과는 다른 방향으로 양보다 질을 추구한다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앞으로 SMTs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들입니다. 서비스 기획/개발자들의 역량이 중요하겠지만요.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실패할지 성공할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의 스팀잇은 꿈과 같은 젊음의 활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흥미로운 플랫폼 실험임은 분명합니다.
초기 참가자들이 세팅을 잘 해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고래님들 파이팅.

스팀의 인신티브 설계가 인간 본성과 어긋나지 않아 보입니다. 죄수의 딜레마를 극복할 거 같긴 한데, 평판 조작에 따른 래몬시장화될 위험성은 항상 있는 듯 합니다. 잘 되리라 기대합니다.

모든 행위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조작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 평판 자체를 조작하는 부분을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른바 고래라든가 그런 부분이요. 무리로 다니면서 누군가 글을 쓰면 연계된 사람들이 보팅을 해주는 그런. 물론 반복게임이 될 수록 정화되겠지요. ^^

파워의 고래 집중화는 초기에 비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초기 90:10 이었다면
지금은 75:25 정도까지 내려왔지요.
고래가 가진 파워가 그들에게 머물러 있다면
그 자체로는 어느정도 격리된 채로 머무를 것이고
그들이 시세 차익을 위해 파워를 내다 팔면
시세가 폭락하겠으나 그 말은 다른 사람들이
파워를 획득하는 기회가 된다는 뜻이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 투자자가 가진 기득권은
점점 아래로 퍼지게 될 것이라 봅니다.
아마도 "고래 49:51 그외" 정도로 균형을 잡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요.

네.. 저도 어느 정도 새력(?)의 집중화와 탈집중화가 균형을 잡을 거 같긴 합니다. 반복게임이 되면 될수록요. ^^ (사실 합리적 예측보다는 아직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은 어디든 긍부정적인 면이 나타나겠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지 않도록 집단지성이 잘 발휘되면 좋겠습니다. 또 그런 정화 작용을 사용자들이 열심히 해야 하고요~ ^^

무엇인가를 생산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고 노력을 하는 사람들에게 신세계가 열리고 있습니다 ㅎ

진짜 혁명이 시작되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제가 생각하는 스팀에 투자해야할 이유는 딱 2가지 입니다. 트래픽과 데이터 @홍보해

핵심입니다. 동의합니다.

많은 작가분들이 오시는 건 좋은 현상인 것 같습니다. 국내 이용자들에겐 정부가 암호화폐의 안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바람에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먼 미래에는 스팀잇이 가장 핫한 커뮤니티가 될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변화의 속도는 빠를 거라 봅니다.

글쎄요.
변화는 하겠죠.

변화가 크리라 생각됩니다.

불쌍한 다음... ㅠㅠ

네이버가 망할 수도 있고 아니면 네이버도 개혁에 들어 갈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네이버가 스팀을 인수 합병해버릴 수도 있구요^^ 스팀은 인수 될라면 구글이 데려가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인수가 가능한가요? 그것도 애매하네요^^

메커니즘도 다르고 철학도 달라서 쉽지 않을 겁니다. 제 생각에 스팀은 굉장히 독특하고 독창적인 플랫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