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내리는 날에는...

눈이 이렇게 펑펑 내려있기를 쪼금 기대했었다.
낭만적이고 아름답고 깨끗한 흰눈이 쌓여있는 아침...

하지만
아침에 눈을 떠보니...

에게게~?
간밤에 내린 눈이 겨우 요만큼...

방송이고 라디오에서 며칠전부터 눈온다고 호들갑을 떨드니만
그래도 명색이 눈인지라 학교도 문을 닫았고 남편 오피스도 문을 닫았다.

아들녀석은 어젯밤 자기전에 기도를 올렸다.

" 하느님, 이왕 내려주실 눈이라면 확실하게 쏟아부어주세요, 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밖을 보더니 약간 실망한듯...
그래도 괜찮아, 학교를 안가도 되니까.. 크하하~!!!

아침 먹기전에 눈부터 치우랬더니 장난을 치고 있다, 녀석.

엄마는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소세지를 굽고...

통밀로 반죽해서 와플을 만들었다.
흰밀가루로 만든 와플의 깃털처럼 가벼운 느낌은 전혀 없지만
먹고나면 속이 든든해진다.

애들은 후다닥 접시를 비웠다.
빨리 나가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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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부터
영화 Love story 에 나왔던 음악 Snow Frolic을 들으면서 내려가시길...
영화의 한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볼까 한다. ㅋㅋ

사람들이 몰려온다.

그러면 우린 집으로 돌아가야지...
난 복잡한건 딱 질색~!

얘들아, 가자꾸나.

밖에 오래있다 들어오니 온몸이 차갑다.
그럴땐 따끈한 핫초코렛 한잔씩
크리스마스때 먹다남은 Candy Cane 사탕도 하나씩 넣고.

수제 핫초코렛 레시피는 아래 링크에서...
https://steemit.com/kr/@hello-sunshine/5gnw91

벨기에 Stroopwafel 도 같이...

싸~ ~ 한 페퍼민트맛을 내어주는 Candy cane
겨울의 끝자락을 맛보게 해주었다.

후~후 불어가면서 뜨근하게 한모금 넘기면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인생의 달콤한 순간이 이런거구나 싶다.

치우다가 만 Driveway를 마저 쓸어주고...
오늘밤 기온이 엄청 내려간대니 눈을 치우지않으면 내일아침 빙판으로 변해버리니까.

눈치우는게 꽤 힘이 필요한 작업
셋이 힘을 합친다.

나중에 꼬꼬랑 할배/할매가 되면 애들 근처에서 살아야지.
눈이 많이 오는날 손주들이랑 와서 우리집앞 눈을 싹~ 치워줄려나?
손도장 찍어놓아야겠다.

그사이 엄마는 또 맛난 저녁을 후다닥 준비한다.
4시에 먹은 점심겸 저녁...
이런날 우리집은 그냥 두끼로 해결이다.
그래야 엄마도 편하지.

어젯밤 재워놓은 갈비를 구웠다.
하루종일 노동을 했으니 고기먹고 힘좀내라고... ^ ^

아주 맛있는 LA 갈비 레시피...
몇년전 홍콩에서 알게된 어떤 한국어머니에게서 전수받은 레시피이다.
청담동 며느리들만 가르친다는 강남의 유명한 요리선생님에게 배운 레시피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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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하늘이 고향이었던 탓에 어릴적 눈구경은 10년에 한번꼴이었다.
8-9살이었던가?
딱 저만큼의 눈이 왔었다.

생전 처음 밟아보았던 눈의 신비함이란....
눈장갑도 없었고 부츠도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냥 털장갑끼고 동네친구들이랑 눈싸움을 하고 눈사람을 만들고
그 어린 동심의 추억이 되살아나듯 오늘 하루

내아이들이랑 같이 보낸 시간이 고맙고
맛난 음식이 함께 해주어서 고맙고
하루 문을 닫아준 남편 직장도 고맙고
학교도 고맙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얻게되는 가족만의 돈독한 시간...
나에겐 비트코인 10개 값어치보다 더 소중하다.

하지만 내일은 학교로 돌아가거라, 으응~!
엄마가 할일이 태산이란다.

분위기는 오늘까지만.
밀린 칼럼도 있고, 부엌전등도 다시 달아야하고
빨래는 석탑을 쌓고 있으니까.

내일은 햇빛이 짱짱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