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딸린 미혼모의 재혼은 범죄일까요..

in #kr7 years ago


이웃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미혼모입니다.
아들 하나를 두고있어여.

오늘 몇몇 분들과 업무때문에 미팅을 하던 중 조금은 상처가 될만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유부녀 둘과 미혼남1, 그리고 저까지 넷이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그러던중 유부녀1,2 분이 아는 지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멀쩡히 생긴 경찰인데, 애가 둘 딸린 이혼녀와 결혼하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남자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키워주신 부모님 생각은 안하고 애 둘 딸린 이혼녀를 결혼상대로 데리고 오냐는 둥, 범죄를 막아야 할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 다는 둥의 이야기 였습니다.
이혼녀와 결혼하는 것이 범죄라는 것에서부터 심장이 떨렸는데, 그들의 비난의 화살은 여자에게로 향했습니다.
애 둘이나 있으면 평생 혼자 살 생각을 해야지, 무슨 낯작으로 총각이랑 결혼하려고 하냐는 이야기였죠.
엄청 구체적이고 날카로운 욕들이 많았지만 이곳에 담지는 않겠습니다.
계속되는 이혼녀 비난의 끝은 '우리 아들이었으면 절대 허락 안하고 연을 끊겠다' 정도로 마무리 됬습니다.

그저 먹먹....가슴이 먹먹
이야기가 다 끝나고 집에 오는길에 생각을 해봤습니다. 애가 있으면 재혼을 하면 안되는 것인가....?
특히나 총각과는 결혼하면 안되는 것인가...?
결혼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 애가 있다는 것이 하나의 '죄악'처럼 느껴지는 사회인가..?
좋지않은 다양한 생각들이 머리속을 맴돌았습니다.

아마 그분들은 제 나이가 너무 어려서, 미혼모인줄 모르고 한 말일것 같아요.

TV를 보면 연인들이 서로 죽더록 밉다며 욕하며, 이별하고 이제 완전 끝이라며 각자의 삶을 살다가재회하는 모습들이 보여집니다. 그런 것들을 보고, 또 오늘같은 이야기를 들으면 아기 아빠와 합치는 것만이 내가 이세상에서 '정상인'으로 살아가는 방법일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가 없어요.....

아기 아빠는 이 세상에 없거든요.

이 세상에 없어요. 제가 아이를 낳게 될때까지의 아픈 이야기들, 그리고 혼인신고도 없이 미혼모가 된 이야기들.
아직은 다 털어놓을수는 없지만, 이렇게 먹먹한 날에는 좀 털어 놓고 싶기도 합니다.
아이 아빠는 지금 이세상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아이에게 친아빠를 보여줄수가 없죠.

본론으로 돌아와, 오늘 어머니 두분의 말씀이 저의 가슴을 많이 아프게 했습니다.
아이가 있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굉장한 핸디캡이라는 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있는 엄마들도 사랑을 할 줄 알고, 욕구가 있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있는 여자입니다. 엄마이기 전에 여자입니다.

아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이 참 슬프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Sort:  

편견과 무지에서 나온 헛소리에 상처받지 마세요.

정말 편견과 무지에서 나온 말들... 물론 너무도 명백히 나에게 향하는 화살에 맞지 않은 척 태연할 수는 없지만 그 화살을 너무 오래 품고 계신 마세요..!

한줄요약 잘해주셨네요 정말 남 따문에 상처받지 마세요 어자피 그들이 인생 대신 실어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주제넘게 주도적인 삶을 사시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네요. 물론 쉽게 할수 있는 말이 아니란건 알지만 계속 응원하고 있는 스팀잇 동지로서 그런 말에 상처 받지 마시라고 하고 싶어요. 누군가 금덩이를 주는데 그걸 받으면 내 책임이 되고 내것이 되지만 안 받으면 내것이 아니듯이 누군가 상처를 건낼때 그걸 받으면 내것이 되지만 안 받으면 그 사람들 것입니다. 미혼모든 유부남이든 장애우든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어떤 선택이든 하실수 있습니다. 힘내시고 앞으로 행복만 선택해서 받으세요.^^

주도적인 삶을 살다가도 이런 눈총과 편견 가득한 말을 쏟아지는 우박처럼 맞고 있다보면 참 춥고 아프고, 외롭지요. 그래서 사람과 세상이 원망스럽고 내 처지가 억울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피해의식과 자기연민에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정말 힘든 것 같아요. 개털님의 주제넘은 :) 말씀이 지나가는 저에게도 힘이 됩니다.

저도 늘 감사합니다. 참 춥고 아프고 외로운것들을 다 이겨낼수 힘이 우리에게 있기를 바래보며 모두에게 행복만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세상의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스스로에 대한 편견의 안경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편견을 가지지 않으면, 그런 아주머니들의 말에서 자유로워집니다. 그의 첫 걸음은 당신 안에 내재돼 있는 상처를 털어내야 합니다

아기 아빠는 이 세상에 없거든요.
이 세상에 없어요. 제가 아이를 낳게 될때까지의 아픈 이야기들, 그리고 혼인신고도 없이 미혼모가 된 이야기들.
아직은 다 털어놓을수는 없지만, 이렇게 먹먹한 날에는 좀 털어 놓고 싶기도 합니다.

위의 상처 털어내는 것도 좋은 시작일 수 있겠죠. 상처란 간직하면 할 수록 더욱 더 커지고, 제어불능 상태까지 갑니다. 즉, 시간이 지날 수록 상처에서 자유로워지는 건 점점 힘들어지죠. 상처라는 근본 원인을 아물게 하지 않으면 평생 세상의 매트릭스에서 절대 절대 벗어나지 못합니다. 잘 헤쳐나가시길 기원합니다!

세상의 편견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스스로에 대한 편견의 안경을 내려 놓아야 합니다.

구구절절 공감하고 너무나 옳은 말씀인데, 그래서 조금 얄미울 정도입니다 :) 힘들면 힘들 수록 원망을 떠밀고 싶은 마음이 들잖아요. 네 탓이 아니야 라는 말을 듣고 싶고요.

편견이 없다가도 그들의 편견에 사로잡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이상한 최면에 빠지지 않도록 몸과 마음을 더 맑고 건강히 정진시켜야겠지요. 상처를 털어내는 것이 말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스스로의 상처와 슬픔에 중독되지 말아야겠고요. 저까지 응원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말만 저렇게 번지르르하게 하지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요. 머리로 아는 것들을 온 몸과 마음으로 실천해나가는 하나의 중생일 뿐입져. 상처를 털어낸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인간이 할 수 있는 제일 힘든 일이자 제일 거룩하고 숭고한 일입니다. 여튼 스프링필드 님도 상처 털어내는 것과 동시에 스스로를 보듬켜 안는 훈련 열심히 하시어 건승하는 삶을 사시길 기원합니다^^

우선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너무 깊은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프더라도 그 상처와 결별하셔야합니다.
그건 본인만이 할 수 있습니다.

미혼모가 좋아서 선택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남의 어려운 처지를 도움이 되지는 못할 망정
그렇게까지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은
마음을 주고 사귈 사람들이 못됩니다.
그리고 님께 사랑의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지요.
살면서 사랑하고 지켜야할 사람이 많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오랫동안 상처받고
슬픔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받지 못했어도 님께서 사랑해야할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굳건하게 사시길바랍니다.
힘 내세요.

아프더라도 그 상처와 결별하셔야합니다.
그건 본인만이 할 수 있습니다.

하나하나 다 너무나 맞는 말씀이라 그 말씀대로 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상처와 결별하는 것이 아프더라도... 하는 말씀이 참 와닿습니다. 때론 가시같은 상처가 편하고 익숙해서 간직하거나, 슬픔에 빠져있는 것이 더 아늑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이 결국 또 다른 상처와 슬픔을 가져온다는 것을 잊은 채.. 본인만이 상처와 결별할 수 있다는 말씀에 저도 힘을 얻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쫄지 마세요~! ^^;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세상은 살만하죠. 유부녀 1,2는 일라일라님을 강하게 하기위한 장치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글세요. 그 두 어머님이 살아오신 세상과 세월에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그런 편견과 선입견으로 삶을 통제받고 동시에 위로 받으며 살아 오신 탓이겠지요. 제 기준에선 그 분들의 삶이 참 아깝고 놀랍고 애석합니다.

@illailla 님이 남들의 시선과 기준을 따를 필요 없으십니다. 제 친구만 해도 학생 때 혼전임신으로 결혼하여 아이를 낳아 아이는 벌써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이혼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려 또 아이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 누구도 쑥덕대거나 손가락질 안합니다. 그녀도 세상 누구보다 당당하고 행복하게 삽니다. 이 친구 얘기를 이렇게 꺼내는 것도 처음이네요. 그만큼 이것도 저것도 결국 다 똑같은 사람, '정상인' 사는 이야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일 필요 없다는 거, 이미 잘 알고 계시잖아요 :) 저도 남들과 다른 점이 있다는 이유로 온갖 눈총을 받을 때마다 가끔씩 흔들리고 무너질 것 같지만.. 내 인생에 고작 엑스트라인 그들을 신경써줄 필요 있나요.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사람은 따로 있지요.

참, 저도 뭣도 모르면서 댓글을 벌써 이만큼이나 달았네요. @illailla 님의 특별함도 평범함도.. 마음 편히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눈 가리고 사는 사람들의 가치없고 생각없는 그말이 일라님의 마음을 다치게 하였네요.
누구나 사랑 받을 권리있고, 개인의 마음은 열려있는데. . 범죄라니요. . .
상대방 마음 생각지 않고 일방적인 관계라면 문제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건 그들의 문제지요.
정말 의미없는 소릴 들으셨네요.
토닥토닥. .

토닥토닥
자기일 아니면 거르는거 없이 이야기하는 사람들 있지요.
상처는 듣는사람 몫...
그저 우리는 그러지 말자고 생각하게요^^;)
마음에 품지 마세요~^^;;

마음아프네요 ㅠㅠ 리스팀합니다

일라일라님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포스팅 볼때마다 참 예쁘고 멋진 엄마라고 생각해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