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보상의 명암(明暗)..

in #kr7 years ago (edited)

연어입니다. 모든 일에는 다 명암이 있나 봅니다. 근래 높아진 저자 보상때문에 옥신각신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늘 논의되던 문제기도 하고.. 다만 보상의 침체 기간이 오래 되다보니 없는 파이(pie)가지고 논의가 많았는데 이제는 많은 보상이 또 다른 논의거리를 만들어 내는가 봅니다. 문득 제 주변에서 있었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한 번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6명의 절친한 동네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냈고 어떻게 하다보니 대학 입학후 똘똘 뭉치게 되었죠. 한 명씩 보면 다들 괜찮은 녀석들이고 흔히 그렇듯 이래저래 20대 초반의 죽돌이들이 되어 학창 시절 추억을 쌓아갔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시차는 있었지만 다들 사회로 진출하게 되었죠. 문제는 그 때부터 생겼습니다.

친구들이 한 두 명씩 차(車)를 사기 시작했습니다. 사회 생활을 통해 돈이 좀 생기다 보면 남자는 의례 차에 눈이 돌아가게 되어있죠. 아시겠지만 직장 생활 몇 년 했다고 차란 것을 그리 쉽게 장만할 수 있었겠습니까? 좀 무리해서 아반떼급의 차를 할부로 사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한 녀석이 당시 새로 나왔던 뉴EF 소나타를 뽑았지요. 그리고.. 그 친구가 없는 모임 자리에서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이러했습니다.

"뭐야.. 자랑질이야? 지가 뭐라고 중형차부터 뽑아?"

워낙 서로 친한 친구들이니까 종종 쓴소리도 하고 험한 소리도 하곤 했지만 저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얘들아. XX가 워낙 차를 좋아하쟎냐. 덩치도 만만치 않고. 이왕 차 장만하는거 좀 크게 시작했다고 생각해 주자."

그리고 그 친구를 혼자 만난 기회가 있을 때 얘기해 주었지요.

"워~ 축하해. 너답게 시원하게 시작한다. 이게 네 스스로 뽑은 첫 차네? 사고 없이 잘 운행하고 나도 좀 잘 태워주고"


그리고 몇 년 후.. 다른 친구들이 슬슬 소나타로 차를 바꿔야 하네 마네 할 때 그 친구는 외제차를 뽑았습니다. 예상 되시겠지만 반응은 (안 좋은 의미로) 폭발적이었습니다. 아니.. 폭발했다고나 할까요?

"장난하나? 이젠 염장질이야? 회사에서 얼마나 잘 나간다고 외제차 씩이나 뽑고 그러실까?"

저는 또 얘기했지요.

"야야.. 툭 까놓고 너희들은 외제차 한 번 안 몰고 싶냐? 너희들도 다 잘 될거고, 그럼 외제차 굴려볼 때가 분명히 올 터인데 그거 좀 먼저 시작했다고 그럴거 까지 있냐. 그냥 좀 축하해 주자."

그리고 그 친구만 따로 만났을 때 얘기해 주었습니다.

"어이~친구. 축하해. 그래도 네가 우리들 중에서 제일 먼저 외제차를 뽑는구나. 쫌만 기다려라. 내가 보조 맞춰줄테니까"


그러고 보면.. 가까운 사이라는게 이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친한 사이.. 가까운 사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이일수록 오손도손 비슷비슷하게 잘 되는걸 바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회란게 꼭 그렇게 되지만은 않지요. 속도의 차이가 있을수도 있고, 서로의 욕심이나 라이프 스타일도 많이 다르니까요. 그렇지만 주변인이 잘 되는 것이 어차피 내가 원하는거고 나도 그렇게 되리라 생각한다면 굳이 배아파 하거나 억울해 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이것도 마음의 여유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약간의 여유를 놓쳐버리면 그런 마음이 들겠지요. 물론 저라고 안그런것은 아닙니다. 제가 수도승도 아니고.. 저도 배 아프고, 자극받고, 열도 받고, 시샘도 나고 그럽니다. 하지만 그 열불(?)을 조금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끌고갈 수 있다면 저 또한 그런 단계에 올라설 수 있다고 보니까요. 같이 잘 되는게 좋지, 같이 어그러지는게 좋지는 않지 않습니까? 다만 그 시차를 상대적 박탈감으로 느끼기 보다는 좋은 의미의 자극거리로 삼으면 어떨까 합니다.

워낙에 이 커뮤니티에 좋으신 분들이 많고, 어떤 논쟁이 생기면 사실 어느 편을 들어야 할지 선택이 어려울 정도로 각각의 명분도 명확하고 인격과 행실에서도 존경스러울 경우가 많았습니다. 좀처럼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들은 분명 있겠지요. 그런 것은 계속 대화하고 논쟁하고.. 종종 싸워도 가면서 맞춰가야 하겠습니다만.. 모두가 원하는 것이 이 스팀잇에서 수익도 잘 챙기고 소통의 보람도 느끼고 하는거라면 그 길이 가로막히지 않게 조금씩만 양보하면 어떨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

Sort:  

저도 상대적 박탈감 많이 느꼈지요. 지금도 그렇구요.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사람은 다 비슷비슷해서 저 때문에 박탈감 느끼셨을 분들을 생각하니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스팀을 처음 사기 시작했는데...참 씁쓸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잘 해결되었음 싶네요~^^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외국 계정을 보면 한국처럼 서로 친밀한 관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있어도 한국으로 치면 소모임 정도밖에 안됩니다.
유독 kr 만 “우리”라는 의식이 강해서 계정간의 간격이 좁지요.
이 정도 인원이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는 건 kr이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게 장점이기도 한데 때로는 단점이 되기도 하네요.
다 받아들여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너무 이해가 가는 글이에요 여자친구들 사이에도 서로간에 비교하면서 질투하고 배아파하고 이런 것들이 너무 많아요 ...이것도 지금 성장통이라 생각합니다 . 시간 지나 모두 잘되어서 좋은자리에서 다같이 웃었으면 좋겠어요. 스티미언 분들도 모두 성투 성공 스팀하시길 기원합니다

完全看不懂韩文,要是有英文版更好啦。先点赞再说

Verygood bro you are a professional ;)

스팀잇이 커가기위해서 필요한 과정이겠지요~~ 다만 많은 분들이 상처 받지마시고 잘 해결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연어님~~ ^^

좋은말씀이시네요 연어님:)
물론 다들 사람인지라 상대적박탈감을 느끼기도 부러워하는것은 당연지사지만 주변사람이 잘되면 박수도 쳐줄줄아는미덕을 아는것도 중요한것같아요

저도 정말 이번 건은 두 분 모두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라 어느 분을 편들수가 없습니다 ㅠㅠ 아무쪼록 두 분 모두 상처받지 않고 잘 해결되길 바라며 스팀잇 생활 이어나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