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미학강의] 예술은 똥을 싸도 박수를 쳐주는 것?
인터넷에서 한번쯤은 봤을만한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의 어록이라고 알려진 문장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 명언의 의미를 어떤 말이나 행위 혹은 사물이 지니는 가치가 그것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누가 행하였는가, 생산해내었는가가 그 가치를 결정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죠. 결국 사람이 가치 있는가 아닌가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면서 동시에 현대예술을 전공하고 있는 저에게는 예술과 관련이 없는 일반 사람들이 현대미술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어록, 한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Be famous, and they will give you tremendous applause when you are actually pooping”
'앤디 워홀의 명언'을 검색했을 때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영어문장 원문입니다. 그러나 구글에서 이 영어 문장을 그대로 검색해보면 한국게시물이 가장 먼저뜨고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영어로 된 게시물은 찾기가 힘들고 앤디 워홀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출처를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말이 만들어진걸까요?
한번 추적해보았습니다.
다음 두 작품을 보시죠.
첫번째 작품은 앤디 워홀이 오줌으로 싸서 만든 그림이고 두번쨰 작품 피에르 만조니가 실제로 자신의 똥을 캔에 담아 당시 금의 가격과 똑같은 가격에 팔았던 작품입니다. (피에르의 작품은 운반도중 하나가 터진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덜덜..)
앤디워홀의 저 명언이라고 알려진 문장은 아마도 한국인 중 누군가가 위의 작품들과 연결지어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대미술에 대한 인식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개그맨 장동민과 평론가 진중권이 출현했던 속사정 쌀롱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그림의 가격은 얼마인가? 라는 주제의 방송이었습니다. 누가 그렸는지는 숨겨진 채 물감을 캔버스에 흩뿌리는 잭슨 폴락의 기법을 따라한 듯한 그림을 제시하고 그것을 진중권교수에게 가격 감정을 요구하였는데 결국 그것을 그린 이가 장동민으로 밝혀지면서 진중권교수의 평가가 웃음거리로 비쳐줬었습니다.
그러나 예술작품이 어떤 가치를 가졌는가는 단순히 가격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이를 판단하는 척도 중 하나는 ‘이 작업이 어떻게 진보적으로 예술에 대한 지평을 넓히고 탐구해 내었는가’ 입니다. 그런데 그 방송은 그러한 사실이 전혀 무시되고 물감을 흩뿌리는 별로어렵지 않은 행위가 큰 돈으로 환산되어버리는 것을 보여주고 그걸 조롱함으로써 예술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불만을 나타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미술작업이 지니는 가치를 알려면 사실 그것이 어떤 개념을 제시하는 것임을 알아야 하는 것인데 그런 사실들을 모르고 알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현대미술에 대해서 비하하는 모습들을 보면 저는 안타까움과 동시에 후련함(?)이라는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현대미술이 그렇게 가치를 있는거라면 도대체 왜 난 이해도 못 하겠고 재미도 없을까요?
이에 대해선 다음 글로 찾아뵙고 앤디 워홀의 실제 어록으로 글을 끝마치겠습니다. :)
“예술가는 사람들이 가질 필요가 없는 것들을 생산하는 사람이다.”
“An artist is somebody who produces things that people don't need to have.”
이런 글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잘 쓰지않는터라 버벅거리는게 많았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잘봤습니다~저도 위의 방송장면을 보고 의도적으로 비평가를 속이고 현대미술을 조롱하려는 태도가 느껴져서 좀 씁쓸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런데 왜 후련함이라는 감정도 함께 드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제가 맨 마지막에 워홀의 저 어록을 인용한 이유와 같습니다. 가질 필요가 없는것이 현대미술이 만들고 있는 것들이조. 미술은, 특히나 더더욱이 현대로 오면서 현대미술은 쓸모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고급취미일뿐이죠.
그런데 간혹 현대미술한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마치 현대미술뽕에 취해서 미술을 이해하지 못 하는 사람들을 무슨 교양없는 사람인양 취급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는 그것도 잘못된 태도라고 생각하거든요. 미술은 그냥 미술일 뿐입니다.
저도 많이 봤는데 구라였군요..
역시 링컨의 말은 틀린게 없습니다
역시.. 링컨의 선견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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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걸 돈으로 치환해서 보려는 한국인의 나쁜 습성이 반영된 시각입니다. 하지만 돈이 전부라 여기면 고가에 거래되는 현대예술은 가치를 지니는 것이니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상하게 이런 지적에는 다시 미를 들먹입니다. 현대예술에 무슨 아름다움이 있냐구요.
클래식 매니아가 현대 대중음악은 아무 가치가 없다고 하면 고리타분하고 보수적인 인물로 취급하는걸 생각하면 이는 굉장한 모순입니다. 감탄고토의 전형이라 할 수 있지요.
저는 제 포스팅에 인용했는데 ㅠ
그래도 그말을 앤디워홀이 했건 안했건 저로써는 매우 공감해요~
또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공감했기 때문에 저 말이 유명해진거 같구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괜히 앤디 워홀이 뜬게 아니었군요... 역시 예술가는 철학도 함께 공부하며 자신만의 철학이 있어야 진정 빛이 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