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족

in #kr4 years ago

코로나 사망자의 유족이 제 이야기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개인의 면역력으로 이겨낼 수 있겠지만, 노약자들에게는 정말 치명적인 바이러스임을 생생하게 느꼈습니다. 솔직히 밝히자면 아무리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었다고 해도 실제 주위에 코로나 확진자가 단 한 명도 없었기에, 코로나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아버지 일을 계기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구정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이 글을 꼭 알리고자 정신줄 붙들고 남깁니다. 벌써 팬데믹이 시작된지 약 1년이 지났습니다. 아마 우리 모두 어느새 처음보다는 코로나에 다소 무뎌졌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분, 혹시 가족중에 지병을 앓고 계신 분이 있다면 나보다 그들을 위해 정말 조심해주세요. 건강한 우리들이야 면역력이 있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바이러스라고 하지만, 노약자들에게는 정말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돌아가시게 되면, 임종까지의 과정과 장례 절차의 허망함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오랜기간 당뇨와 심혈관질환을 앓고 계시다가 2016년 겨울에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습니다. 그 후로 전신마비와 언어마비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요양원 생활을 하셨습니다. 병상에 누워 계신 동안 장 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고비가 몇번 있었지만, 단 한번도 가벼운 감기에도 걸린적이 없었습니다. 원래도 기관지는 워낙 건강해서 생전에 감기 걸린 모습은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아버지께서 무증상 코로자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고 며칠 동안 건강상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솔직히 저는 ‘코로나가 정말 별거 아니고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게 맞구나’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토요일 저녁에 아버지가 위독해졌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화요일 새벽에 소천하셨습니다. 그간 수많은 건강 고비도 잘 이겨낸 아빠가 코로나에는 속수무책으로 빨리 가시더라구요...

러브에코 채널도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후, 아버지의 건강을 지키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올바른 건강 지식을 널리 알리고자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도 분명 저에게 이 시점에 일어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알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간 코로나 관련 글은 되도록 자제했습니다. 상반된 의견들이 너무 많기에 제가 선뜻 나서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제 경험을 통해 여러분에게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면역력 챙기는게 최고의 방역은 맞지만, 이미 면역력이 저하된 주변의 노약자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닌 그들을 위해 지치고 힘들어도 조금만 더 방역에 힘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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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은 아픔이 있으시겠습니다. 가족들에게 위로가 있기를 바랍니다. / 지속적으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타깝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점점 무뎌져 가고 있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말로... 글로... 어떻게 위로를 드릴 수가 없군요....ㅜㅜ
@loveecho 님과 가족분들 모두 평안하시길 기도합니다.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아픔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욱 더 주의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