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완벽한 시장에서의 기업행동

in #kr7 years ago

‘완전경쟁, 시장의 경쟁상태’와 같은 용어는 굳이 경제학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말이다. 하지만 과연 완전경쟁의 의미와 완전경쟁과 기업관의 관계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하는 것은 썩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경쟁이 완벽한 시장에서의 기업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뉴욕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는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최정표의 <생활 경제학>을 참고했음을 미리 밝힌다.

<생활 경제학>에서는 경쟁이 완벽한 시장에서의 기업행동이라는 주제 밑에 완전경쟁의 의미, 완전경쟁기업의 단기균형, 완전경쟁기업의 장기균형이 설명되어 있다. 완전경쟁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만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완전경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최정표는 이 책에서 시장의 경쟁상태가 가장 완벽하다고 할 때 이런 시장을 완전경쟁시장이라고 한다고 썼다. 완전경쟁시장은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시장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학자들이 만들어낸 이론적인 시장일 뿐이지 현실적인 시장은 아니다. 현실세계에서 완전경쟁시장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완전경쟁시장에 대해 공부할 필요는 있다고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이 시장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을 기준으로 현실의 시장이 얼마나 이 시장과 괴리되어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바로 현실의 시장을 분석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현실의 시장은 모두 경쟁이 불완전한 시장이다. 이 불완전경쟁시장이 이상적 형태의 시장인 완전경쟁시장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야말로 현실 시장의 문제점을 찾아 내고 여기에 대한 치유책을 찾아내는 길이다.

<생활경제학>의 141쪽에서는 완전경쟁시장의 첫 번째 특징으로 ‘무수한 판매자수’를 꼽는다. 이는 판매자들은 무수히 많은 경쟁상대를 갖는다는 말과도 같다. 경쟁상대가 무수히 많기 때문에 한 판매자는 특정 판매자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불특정 다수와 경쟁한다. 개별 경쟁자는 누구와 경쟁하는지는 모르지만 시장 전체는 완벽한 경쟁상태에 들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가격이 개별 판매자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경쟁에 의해 정해진다. 이 책에서는 식빵시장에 대한 예를 들어서 완전경쟁시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식빵시장에서 빵집의 수가 무수히 많다는 것은 시장 전체에서 빵집 하나하나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는 의미이다.

말하자면, 빵집 하나하나는 식빵가격에 어떤 영향도 미칠 수 없는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개개의 빵집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식빵가격을 정할 수 없다. 시장가격보다 조금이라도 높여서 팔면 어느 누구도 이 빵집에서 식빵을 구매하지 않고 바로 옆 빵집에서 구매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개개의 빵집은 시장가격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없고 이미 정해져 있는 시장가격하에 자기가 얼마만큼 판매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만 정할 수 있을 뿐이다.

각 빵집에서 판매하는 식빵의 품질이 모두 똑같다는 것은 빵집에 따라 식빵 가격이 달라질 수 없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식빵가격이 봉지당 7,000원인데 옆 가계에서 똑같은 품질의 식빵을 7,000원보다 조금 높게 판매한다면 소비자들은 모두 옆집의 다른 가게로 옮겨갈 것이다. 따라서 가격을 올린 가게의 판매량은 0이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현재의 식빵가격이 봉지당 7,000원인데 한 가게에서 6,500원에 판매한다면, 이번에는 다른 가게의 소비자들이 모두 이 가게로 몰려가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각 빵집에서 판매하는 식빵가격을 모두 잘 알고 있다고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이 낮은 가게가 있으면 즉시 그 가게로 구매처를 옮겨버린다. 소비자들은 구매처를 자유롭게 옮겨 가면서 언제든지 자기가 원하는 빵집에서 식빵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런 시장이 완전경쟁시장으로 정의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 책의 151쪽에는 완전경쟁기업의 장기균형이 설명되어 있다. 서울시내에는 빵집이 무수히 많은데, 단기적으로는 그 수가 고정되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 생기는 빵집도 있고 문을 닫는 빵집도 있다. 단기는 생산설비를 변동시킬 수 없을 만큼 짧은 기간으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단기에는 새 기업이 생기거나 기존 기업이 다른 업종으로 옮겨 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장기는 고정설비의 변화가 가능한 기간으로 정의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제빵업계에 기업의 수가 달라진다고 한다. 제빵업에 새로운 기업이 생기는 것을 진입(entry)이라고 하고, 기존 기업이 다른 업종으로 빠져가나는 것을 퇴출(exits)이라고 한다. 그런데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수가 고정되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진입과 퇴출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

최정표는 전입과 퇴출이라는 조정이 끝나고 기존 기업들의 설비조정도 완전히 끝나고 나면 이 산업은 장기적으로 균형에 도달한다고 쓴다. 다시 말해, 진입과 퇴출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고 기업들의 설비조정도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장기적으로 균형에 도달한 상태라고 보는데 이런 상태가 장기균형이라는 것이다.
이를 요약하면 완전경쟁기업은 장기적으로 P=SAC=LAC=MC가 되는 점에서 균형에 도달하고 이 때 기업은 가장 낮은 비용으로 생산해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정상이윤만 번다. <생활 경제학>이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경제학에 대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복습을 위한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완전경쟁과 관련해서는 4개의 문제가 출제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를 써보도록 하겠다. 이 문제들은 완전경쟁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문제> pc방이 대인기일 때 PC방은 우후죽순처럼 계속 늘어났었다. 이제는 PC방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 같다.
그때는 PC방이 늘어나다가 지금은 왜 더 이상 늘지 않는 것일까? 그렇다고 줄어드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줄어들지도 않는 것일까? PC방 업주들의 이윤은 그때와 지금 각각 어떻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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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포스팅 이군요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봤습니다~
보팅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