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룰렛 게임, 유리한 확률 그리고 투자

in #kr7 years ago (edited)



1830년 9월 영국 브래드포드 근처 한 마을에서 태어난 조셉 재거(Joseph Jagger)는 요크셔의 방직 공장에서 기술자였습니다.

재거는 방직 공장에서 오래 일한 경험에서 기계가 오래되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기계에 아주 튼튼하게 만든 부품을 끼워도 언젠가는 마모된 사실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모든 기계에는 결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결함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조셉 재거>

그는 몬테카를로 카지노의 도박 기계에서 생길 수 결함을 찾아내면 큰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특히 돌아가는 룰렛에서 말입니다.

1873년 조셉 재거는 몬테카를로에서 카지노를 이긴 최초의 인물이 되었습니다.

모나코 몬테카를로의 보자르 카지노는 1863년 문을 열었습니다. 개장 첫날 보자르 카지노의 모든 테이블은 100,000프랑 씩의 소위 '판돈'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카지노의 주인이었던 프랑수아 블랑은 카지노에 하나의 규칙을 만들었는데, 게임에 참여한 사람이 테이블에 할당된 판돈 이상을 따게 되면, 게임을 일시 중단하고 검은색 천이 해당 테이블 위에 놓이게 됩니다. 테이블의 판돈이 바닥났다는 표시(즉, 앵꼬났다는)를 하는 것이죠. 카지노의 금고에서 현금을 테이블로 꺼내오면, 다시 게임이 시작됩니다.



<몬테카를로의 보자르 카지노>

재거의 계획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룰렛 게임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전해오는 얘기에 따르면, 룰렛은 영구 운동 기계를 만들려고 고심하던 17세기의 수학자 블레이즈 파스칼이 발명했다고 합니다. 룰렛은 기본적으로 큰 바퀴 모양으로, 파이를 자른 모양의 구획('프렛'이라고 부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파이 모양의 구획은 0에서 36까지 총 37개의 숫자가 매겨져 있습니다.

바퀴를 돌리면서 게임이 시작되고, 흰색 구슬을 룰렛에 던집니다. 구슬은 바뀌 가장자리를 따라 돌다가 바뀌가 멈추면 어느 하나의 구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게임에 참여한 사람은 구슬이 멈출 구획을 찍는 것입니다.

몬테카를로에서는 구획의 숫자에 1달러를 걸어 맞추면, 건돈에다가 35달러를 상금으로 주게 됩니다.

따라서 이렇게 이길 확률은 37분의 1이고, 잃을 확률은 37분의 36입니다.

1달러를 걸었을 경우 카지노의 기대 수익은 [(36/37) x (1달러) – (1/37) x (35달러)] = 약 2.7센트입니다. 즉, 카지노의 기대 수익이 아주 작기는 해도 플러스(+)가 됩니다.

베팅 당 기대 수익은 아주 낮지만, 매일 여러 룰렛 휠에서 수천 번의 베팅을 하게 되면, 결국 승자는 카지노게 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계산은 룰렛 휠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뤄, 편향없이 각 숫자에 구슬이 착륙할이 정확히 1/37이라는 가정에 따른 것입니다.

기계에 충분한 지식이 있던 재거의 계획은 특정 숫자에 편향되어 있는 룰렛 휠을 찾아 거기에 베팅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가진 돈을 전부 털어 몬테카를로로 출발했습니다.

먼저 할 일은 균형을 잃은 룰렛 휠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의 대니얼 오션처럼, 여섯 명을 모아 팀을 꾸리고, 카지노에 있던 6개 룰렛 휠에 한 명씩 배치했습니다.



이들은 매일 하루 종일 룰렛 휠을 관찰해 구슬이 착륙한 숫자를 수집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밤 이 데이터를 재거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재거의 팀은 6일 간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5개의 룰렛 휠에서 편차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나머지 1개 룰렛 휠에서는 9개 숫자가 다른 휠보다 훨씬 더 많이 나왔습니다.

드디어 재거가 찾던 것이 나온 것입니다. 기계의 결함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7일째 되던 날, 재거는 결함이 있던 룰렛 휠에서 편향을 보였던 숫자 7, 8, 9, 17, 18, 19, 22, 28 및 29에만 베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따는 횟수가 늘어나게 되자 다른 손님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곧 재거의 룰렛 테이블은 다른 손님들로 가득찼습니다. 하지만 카지노에는 좋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어진 4일 동안 재거의 주머니는 더욱 불어났고, 카지노는 재거의 베팅 방법을 알아내려고 노력했지만, 헛수고로 뒷목을 끍어야 했습니다. 카지노 측에서는 재거가 사기를 치고 있다고 심증이 가긴 했지만,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5일째가 되자, 재거의 주머니가 불어나는 속도가 줄기 시작했습니다. 따는 경우보다 잃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

재거가 자기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4일 동안 딴 돈중 거의 절반을 잃었습니다. 뒷머리를 긁는 쪽이 이제 재거가 된 것입니다.

머릿속으로 지난 게임을 수없이 되돌려 생각해 보던 재거는 갑자기 룰렛 휠에 작은 움푹 들어간 흠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흠이 5일째 되던 날 사라져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튿날 재거는 다른 5개의 룰렛 휠을 돌아보고 그 중에서 흠이 있는 테이블을 찾아냈습니다.

카지노 매니저가 재거의 행운이 무언지 모르긴 해도 분명 룰렛 휠과 연관이 있음을 추측해 냈던 것입니다. 따라서 룰렛 휠을 다르 테이블과 바꾼 것입니다.

재거는 흠을 찾은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고, 다시 이기기 시작했습니다. 쥐와 고양이의 싸움이 시작되려고 하는 순간, 카지노 측에서는 재거의 행운을 영원히 사라지게 만들 방법을 곧 찾아냈습니다. 매일 밤 룰렛 휠의 프렛 숫자를 바꿔 놓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재거는 게임을 접었고, 12만 파운드를 손에 쥐고 카니노를 떠났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약 1,2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그는 요크셔로 돌아가서 방직 공장을 그만두고, 딴 돈을 부동산에 투자했으며,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았습니다.

재거의 이야기는 1901년에 출판된 빅터 베델의 책 "Monte Carlo Anecdotes and Play Systems of Play"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재거 이야기의 진위를 의심하던 사람들은 베델이 꾸며낸 얘기라고 생각해 왔지만, 역사가들을 통해 실재했던 일임이 밝혀졌습니다.

조셉 재거의 이야기에 많은 투자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재거가 카지노에 돈을 따긴 했지만, 실제로 도박을 통한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확률이라는 개념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고, 결함이 생겨 균형을 잃은 룰렛을 활용해 승리 확률을 자기 편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찰리 멍거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에게 투자란 패리 뮤추얼 시스템(pari-mutuel system: 이긴 말에 건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제하고 건 돈 전부를 나누어 주는 방식)에 베팅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두 번 중 한 번은 1등하는 말이 달리는 경주에서 이 말의 배당률이 3대 1인 게임을 찾습니다. 즉, 확률이 왜곡되어 게임을 찾는 것이란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투자이며, 게임의 확률이 왜곡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충분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배당률이 왜곡되어 있는 효율적인 게임에서는, 두 번 중 한 번 1등하는 말이 달리면, 그 말의 배당률은 2대 1이 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참여자에게 우위가 없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고 게임을 한다면, 도박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곳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 아닙니다.

두 번째는 정보의 우위를 갖는 것입니다.

재거는 정보의 우위를 갖고 있었습니다. 즉, 균형을 잃은 룰렛이 있음을 알고 있던 것입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젊은 시절 워런 버핏은 전반적인 경제 상황 변화를 측정하는 수단으로, 운행 중인 화물 열차 댓수를 살펴보았다고 합니다.

필립 피셔의 '소문 활용(scuttlebutt)' 전략을 따르는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정보의 우위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투자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유명한 투자자는 종종 마트를 찾아가, 선반에 놓은 상품의 제조일을 확인하곤 했는데, 그러던 중 아주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선반에 놓은 두 속옷 브랜드 중, 한 브랜드의 제조일자는 시간이 좀 지난데 반해, 다른 하나의 브랜드는 최근 날짜가 찍혀 있던 것입니다. 후자의 브랜드의 매출이 더 높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점입니다.

세 번째는 분석의 우위를 갖는 것입니다.

재거는 자신의 정보 우위를 분석의 우위에 결합했습니다. 즉, 균형을 잃은 룰렛 휠에서 구슬이 자주 착륙하는 9개 숫자를 파악해 낸 것입니다. 정보가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모든 이에게 공개된 정보에서 통찰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오늘날의 환경에서 여러분과 저 같은 개미들이 정보의 우위와 분석의 우위를 갖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언제 접을지를 아는 것입니다.

재거의 탁월함은 계획을 짠 것에 그치지 않고, 확률이 언제나 자기 편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데 있었습니다. 그는 카지노가 더 효율적으로 바뀌었음을 알게 된 후에는 다시는 도박을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언제 확률이 자신에게 유리한 지 알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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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접을 만큼 좀 벌고 싶습니다 영화 같은 이야기네요 ^^

정보수집을 게을리하면 안되겠습니다

도박도 도박이 아니라 분석이네요

룰렛에 대한 에피소드네요. 재거의 경우엔 도박이 아니죠.저도 조만간 룰렛에 얽힌, 관련 에피소드를 포스팅 하려 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와!!! 카지노를 했지만 도박을 한 건 아니네요!! 멋진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