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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100%) The Sphinx Without A Secret

in #kr5 years ago (edited)

[17E] ‘어느 저녁에 말이지.’ 그가 말했다. ‘다섯 시쯤 본드 스트리트를 걷고 있었어. 마차들끼리 크게 부딪쳐 교통이 거의 마비된 상태였지. 보도 근처에 작은 노란색 유개마차가 있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목을 끌더군. 거길 지나면서 오늘 오후에 보여준 얼굴을 봤어. 한눈에 반하고 말았지. 그날 밤 내내 생각이 났고,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어. 나는 그 비참한 거리를 오가며 떠돌았지. 모든 마차 안을 유심히 살펴보며 말이야. 그렇게 노란 유개마차를 기다렸지. 그러나 아름다운 낯선 그녀(ma belle inconnue)를 찾지는 못했어. 그러다 마침내 그녀를 꿈에서 봤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지. 한 주가 지나고 라스타일 부인과 저녁을 먹었어. 저녁 식사는 여덟 시였는데 우리는 응접실에서 여덟 시 반까지 기다려야 했지. 마침내 종업원이 문을 열었고, 알로이 부인을 소개해줬어. 내가 찾던 여자였지. 그녀는 아주 천천히 들어왔는데, 회색 레이스를 단 한 줄기 달빛 같더군. 몹시 기뻤지. 그녀에게 함께 저녁을 먹자고 요청했어요. 자리에 앉은 다음, 난 꽤나 천진난만하게 말했어. “전에 본드 스트리트에서 본 적이 있는 거 같습니다. 알로이 부인.”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내게 말하더군. “제발 그렇게 크게 얘기하지 말해주세요. 누가 듣겠어요.” 그렇게 안 좋은 첫걸음을 떼다니 비참했지. 그리고서는 얼렁뚱땅 프랑스 연극에 대해 이야기 했어. 그녀는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어. 언제나 듣기 좋은 낮은 목소리로 말이지. 마치 누군가 엿듣는 걸 걱정하는 눈치였어. 난 열정적으로, 바보같이 사랑에 빠졌지. 그녀를 감싸고 있는 정의할 수 없는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호기심을 극도로 자극했어. 저녁을 먹고 곧장 떠나려 하더군. 그녀에게 연락해서 볼 수 있냐고 물었지. 그녀는 잠시 주저하더니, 주변에 누가 있는지 힐끔거리고는 말했어. “네, 내일 5시 15분에 봐요.” 난 라스타일 부인에게 그녀 이야기를 부탁했어. 하지만 내가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과부이며, 파크 레인의 아름다운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게 전부였지. 그러고선 누군가 부부로서 적자생존에 대한 전형적인 예로 과부에 대한 지루한 과학적 논문 이야기를 했어.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 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