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의 역설과 한국경제(1)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가 경고한 절약의 역설현상이 한국경제에 엄습하고 있다. 아니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21세기다. 저축이 곧 미덕이던 1960년대 보릿고개시절의 한국사회가 아니다. 경제규모도 세계에서 선두권에 있다.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저축의 미덕은 이상론이고 절약의 역설이 현실론으로 대두되고 있다. 상식선에서 모두 아시는 내용이지만 이번 글에서는 절약의 역설과 한국경제에 대해 간략히 살펴봅니다.
목차
1. 절약의 역설과 한국경제
3가지 개념 / 지속적인 저축증가 / 소비부진의 원인 / 일본식 장기 저성장
2. 금리인상과 한국경제
가계부채와 금리인상 / 실업과 금리인상 / 불확실한 한국경제
3. 당면한 수요증가 대책
1. 절약의 역설과 한국경제
〇일맥상통하는 3가지 개념
개별적으로는 적합하지만 전체에는 부적합한 것을 논리학에서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라고 한다. 돈이 없는 국가에서는 저축이 곧 미덕이다. 저축의 중요성은 강조되어야 한다. 사회가 선진이든 후진이든. 이런 시각이 현대의 경제적 사고방식을 주로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지나친 소비는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소비가 미덕인 부유한 사회는 소비보다 저축을 더 선호하는 경향으로 인해 오히려 빈곤해질 수 있다.
이를 풍요 속의 빈곤(Poverty In The Midst Of Plenty)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자들의 값비싼 명품구입 등의 소비행태가 전체 수요를 늘려 경기회복에 도움을 준다. 개인의 저축은 경제적 부(富)를 축적하여 개인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유지하게 만드는 반면에 모든 사람이 저축을 하게 되면 국가차원 또는 경제전체의 부를 감소시킨다. 이를 저축(절약)의 역설(Paradox of Thrift)이라고 한다. 위에서 말한 3개의 문구는 모두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〇지속적인 저축증가
OECD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저축률은 2015년 8.82%로 뛰어올라 가입국 35개 중 5위로 높은 편이다. 그리고 한은이 집계한 한국경제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인 민간의 연간저축률도 2015년 35.4%로 2006년보다 높다(+2.5%). 문제는 해마다 꾸준히 올라가서 소비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2010년 77.3%로 정점을 찍은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이 최근에는 70%대 초반으로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를 줄이고 대신 저축을 늘리는 경제주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〇소비부진의 원인
흔히 소비부진의 원인으로 가처분소득의 감소, 치솟는 가계부채, 빈부격차의 증가문제를 들지만 가장 중요한 소비침체의 단초는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인식이다. 소득이 정체된 측면도 있지만 소득이 있어도 노후나 일자리, 주거의 3대 불안 등으로 인해 경제주체가 소비를 유예하고 있으며
특히 노후소득이 보장이 안 되다 보니 이런 현상은 전후 출생한 수백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향후에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가계부문 건전성이 고령화에 따른 사회구조의 변화를 못 따라가다 보니 경제의 선순환이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이다.
〇일본식 장기 저성장
1990년대 초반 주식•부동산 거품(Bubble)이 꺼지면서 경제성장의 둔화가 시작된 일본은 1997년 경제위기로 마이너스(−)성장으로 돌아선다. 최근에 양적완화의 아베-노믹스 추진으로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성장률이 낮다. 지금 한국의 경제상황이 당시 일본과 비슷하다. 현실적으로 절약의 역설이 20년의 격차를 두고 한국과 일본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은 불안한 현실로 돈을 쓰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고 있지만 이는 경제전체의 수요위축으로 이어져 장기저성장을 유발한다는 이론이 저축의 역설이다. 지금의 일본인은 금리가 마이너스(−)인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여 집안 장롱에 보관한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울 때는 사회전체적인 관점에서 절약이 능사가 아니다. 한국도 개인과 기업 모두 돈을 금융권에 수백조원을 쌓아두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지폐 5만원권은 제대로 유통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정부에서 돈을 많이 풀어도 사람들이 소비나 투자로 쓰지 않으면 경제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Posting은 본제하의 (2)에 이어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2017년 확 뜬 연예인이 김생민이었죠. 정부 기조에는 맞지 않지만, 국민 대다수가 그에 호응하고 있는 상황...돈이 똥값인데 쌓아둬서 뭐하냐 싶어서 요즘은, 버는 돈 일부를 현물을 사모으는데 쓰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나 금도 그 중 하나구요 ㅎㅎ
경제학책에서 이론적으로본것 같은데 우리나라에 적용될줄이야. .
세상이 많이 달라진 거지요. 감사합니다.
맞는말인데 제가 소비할수있는 부를가진 주체가 못되니..부를가진 그들이 소비하여 경제가좋아지길 바랄수밖에~할수있는일이없어요.ㅠㅠ
사회전체적인 차원에서 그렇다는 말이지요. 세상은 늘 변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향후 경제가 주는 여러가지 시그널들이 궁금해집니다... 미국 연준에서 금리인상을 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환율방어를 할지 궁금하네요.. 금리인상을 따라갈수밖에 없을거같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호황속에서 오는 금리인상이 아니라서 걱정이됩니다
저도 늘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팔로우할게요.
감사합니다ㅎㅎ 쓰신 모든 글 거의 다 읽어보았습니다. 제가 요즘하고있는 생각이랑 가장 비슷한 생각을 하고계신분 같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전문적으로요.. 향후 쓰시는글도 바로바로 읽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제가 쓴 글 분량이 많은데요. 읽어 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예전에 학교에서 배웠던게 기억이 나네요.
단기에 있어서는 C(소비)의 감소가 Y(총소득)의 감소를 야기하지만,
중장기에 있어서는 S(저축)=I(투자) 이기 때문에 Y의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막상 대출 등 조달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통해 투자로 연결되지 않으면 저축의 증가 -> 투자의 증가 -> 총생산의 증가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죠.
그렇지요. 이론에 밝으시네요.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