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척]아들
"여기가 허벅지고요, 여기도 허벅집니다... 보이시죠?"
지난 19일 초음파 검진의가 가리킨 아이 허벅지 사이에 뭔가가 보였다. 아이는 아들이었다. 진료실 밖에 나와 확인하는데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아내도 그런 것 같았다.
성별이 뭐든 나는 정말 상관이 없었다. 아이는 우리 부부에게 와 준 것만으로 그냥 고마울 뿐이다. 아내 뱃속에서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으며, 그게 내 자식이라는 게 신비로웠다. 아직 사람이라기보단 말 못 하는 한 엄청나게 귀여운 생명체가 초음파 영상에서 꼬물거리는데, 역시 그게 내 자식이라는 생각에 어쩔 줄 모를 만큼 기뻤다. 그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감동적인 나날이었다. 이미 너무나 커다란 선물이니까. 성별은 궁금했지만, 굳이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아들이라는 사실에 새롭게 또 다른 기쁨이 터져 나왔다. 그동안 꿈에서 아이는 한 번도 아들이었던 적이 없었는데. 물론 이날 우리 모두가 영상을 잘못 봤으며 조만간 옮겨 갈 병원에서 여자아이라고 확인을 해 준다 해도 하나도 실망스럽지 않을 것 같지만, 아들이라는 게 뭔가 더 반갑고 그런 마음이다.
딸이라면 너무 예뻐서 나는 손도 못 댈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날이 많을 것 같다. 하지만 아들이면 아빠가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을 거다. 좋아하는 운동도 할 수 있고, 남들이 흔히 말하듯 목욕탕도 같이 갈 수 있다. 커 가면서 고민이 생기면 들어주고 공감할 여지가 많을 거다. 어른이 되면 같이 술 한 잔 하기도 좋을 것 같다.
부모님은 이날 이후로 웃음보가 터졌다. 내심 아들이길 바랐다는 걸 더 이상 숨기지 않았다. 엄마는 아버지가 밤에 자다 깨서도 손자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딸이면 어쩔 뻔했나 싶을 만큼 엄청나게 좋아했다.
장모님은 평소 자신의 딸이 아들을 키워 봤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나한테까지 전해지진 않았지만 기뻐했을 것 같다. 장인어른은 자신의 딸과 똑 닮은 손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솔직한 성격대로 손녀 이야기를 했지만 아이가 나오면 더없이 예뻐할 게 분명하다.
성별을 들킨 이상 이제 숨기지 않겠다는 듯 아이는 활발하게 움직인다. 가끔은 아내 배에 댄 내 손을 치는 것처럼 강한 태동도 한다. 신기하고 감사하다.
행복한 글이네요. 축하드려요 :D 기쁨이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세상 모든 아이들이 Shiho님처럼 설렘과 축복 속에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_^
축하드려요 ^^
저는 단지 세상에 험한일이 너무 많아 아들이면 더 안심할까싶어 아들이 낫겠다 싶은적은 있네요~ㅎ
그 생각에도 공감합니다. 어느 정도 키우면 훨씬 맘이 편할 것 같아요.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뽀이 축하드려요!!!!
축하드려요! 기쁜 순간이 많을 거예요. 이제 시작될 육아생활도 응원합니다ㅎ
축하드립니다! 좋은 아버지가 되실거같습니다 ㅎㅎ
아닌 척 아닌 거 다 들키셨어요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무럭무럭 자라나서 건강히 잘 태어나기를 바랄게요.
아핫!
너무나 기쁜 소식이네요
건강하게 출산 그리고 이후까지 행복한 가정 되시길 응원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ㅋㅋ
축하드립니다! ㅎㅎ
신기하고 행복한 순간 느낌 그대로가 묻어나는 글이네요. : )
앞으로 험난한 경험 많이 하게 되실테니 각오하시고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