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 이직이 왜 이민이 되었을까?
"퇴사하고 뭐 할 건데? "
"어디 다른 데로(타 회사) 가는 거야?"
퇴밍아웃 (퇴사+커밍아웃)을 하고 나면 백이면 백 다 저 질문을 한다.
"다른 회사는 아니고 다른 나라로 가려구요"
신기하게도 회사를 다니면서 수 많이 봐 왔던,
회사만이 전부 일 것 같은 상사들도 저 대답을 했을 때
아니 그런 미친 짓을 하냐?라고 말은 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로 가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것은 남들은 잘 하지 못하는 선택이고
그렇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는 모양이다.
나는 갈 수 없지만 어쨌든 그 용기에 심심한 박수를 보낸다는 마음일까?
사실 현 회사에서 회사를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하였을 땐 나도 이직을 고려했었다.
이직 생각이 없는 회사원이 몇 명이나 있으랴.
그렇게 이직 준비를 하면서 이 회사 저 회사 다른 회사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느끼는 게 있었다.
내가 가고 싶어 하는 회사는 지금 나의 경력으론 거의 입사가 불가능하다
경력을 살려서 갈 수 있는 회사들은 지금의 회사와 다를 게 거의 없다.
(연봉은 조금 오를 수 있지만 나에게 큰 의미가 없음)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직을 하고 싶고 다른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고 싶다.
이 세 가지의 생각이 계속 돌아가며 이직에 질문을 던지던 차에
J는 유학 준비를 하였다.
국내에서 딱히 가고 싶은 회사는 없고, 해외에서 공부를 더 한다면 다른 경력으로 새로운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결과적으로 J는 유학은 가지 않았지만,
유학 준비기간이 지나고 나니 해외에서 일을 한다면?이라는 생각이 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른 나라에서 일을 해보는 건 어떨까?"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해외 생활을 아예 안 해본 것도 아니라 그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인으로 한국에서 산다면 절대 생각해 보지 않을 그 나라에서 거주할 수 있는 권리.
즉, 영주권의 중요성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해외취업을 조금만 찾아본다면 영주권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직업들은 최소 영주권자 다시 말해 자신들이 스폰서를 해주지 않아도 될 사람들을 채용하길 원한다.
외국인으로 일을 할 경우 어쩔 수 없는 언어 및 문화의 차이를 극복할 만큼의 실력이 없다면
영주권은 가지고 있어야 고만고만한 실력의 외국인들과의 경쟁에서 취업에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말해 나는 고만고만한 실력의 대한민국 국민)
해외 생활을 한 뒤로 이민법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그렇게 시작된 이민법 공부.
(어쩌면 그때부터 해외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던 거 같다)
몇일간 이리저리 이민성 싸이트를 뒤져가며 여러가지 이민법들을 비교 분석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찾은 정보를 바탕으로 영어권 국가 중 영주권을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국가는 호주였다.
- 물론, 쉽다는 것이 정말 쉽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 나의 상황에서 이주하려는 나라에서의 학업 및 경력이 없으면서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나라가 호주가 유일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상황 및 경력이 다르니 이건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영주권을 받을 수 있겠어."
저 말을 J에게 했을 때 나는 영주권이란 것이 무엇인지부터 자세히 설명을 했어야 했다.
그리고 2년 전 우리는 일단 할 수 있는 건 해보고 영주권이 나오면 그 뒤의 일은 그때 생각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2년 동안 사람 일은 어떻게 바뀔지 모르고 또 혹시 아나? 우리가 한국에서 계속 일하는 걸 원할지도?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당시엔 정말 힘들었던 2018년이 지나고
18년 11월 Grant 메일을 받기에 이르렀다.
고백하지만 2018년 후반부터 나는 전 직장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원하는 부서로 전배가 되었고, 지금도 엄지손가락 두 개를 내밀만 한 상사를 만났으며,
회사를 다니면서 더 바랄 것 없는 동료들과 프로젝트를 했다.
밤 12시까지 야근을 한 적도, 늙은 신입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팀의 업무로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이만하면 다닐만하다고 느꼈던 1년이었다.
그럼에도 영주권을 받고 나니 한번 가보자는 생각이 없어지진 않았다.
30대 중반 20대와 비교했을 때 그때보다 지금이 좋은 건
이 모든 것을 함께 해줄 인생의 동반자, 나의 제일 친한 친구가 있다는 것뿐이다.
그때만큼 젊지도, 체력이 좋지도, 용기와 자신감이 충만하지도 않지만,
함께 지금 이 순간 서로가 원하는 것들은 함께 하고 그 순간을 온전히 즐길 사람이 있어서
우리 둘은 용기를 냈다.
아직도 퇴사 전날 맥주 한 잔을 앞에 두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정말 우리 같이 소심하고 두려움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둘이 같이라고 큰 용기를 냈다고.
7년 만의 회사 생활을 접고 백수가 된지 오늘이 정확히 5일.
그리고 이제 출국까지 남은 시간 17일.
앞으로 어떤 장애물과 도전 그리고 그만큼 빛나는 즐거움이 있을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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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호주이민을 노래부르던 동료가 있었습니다.
애기도 둘이나 되는데...
몇년이 지나 다시 물어보니 호주이민 길의 거의 막혀
캐나다로 갈꺼라 하더군요.
그리고 작년 이맘때 쯤 그는 그만 두었습니다.
퇴사 인사명령이 뜬 것을 보고 준비가 다 되었냐고 물어 봤더니 그는 이제 할 것이라 하더군요.
그의 용기에 놀랐습니다.
그가 캐나다에서 새해를 맞이했을지는 지금도 모르지만
꿈을 찾아 그는 떠났으니깐요.
요즘 자주 나오는 그랜저 광고에서
박차장이 박차고 나갔구나! 라는 광고 카피 처럼
진짜 박차고 나간 그가 이따금 기억 납니다.
저는 박차장은 아니었지만 ㅎㅎ 한번 박차고 나와보았습니다!
그분도 아마 캐나다에 계시지 않을까요?
나오기 전에는 정말 너무 무서웠는데,
회사 밖에 나오고 보니
사람 사는거 다 비슷하고 어찌저찌 살게 되는거 같습니다.
역시 모든 경험해 보지 않은게 제일 무서운거 같아요.
타지 생활이 쉽지 않겠지만 스스로에게도 크게보면 우리나라에도 애국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과 행운이 곁에 있으시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애국같은 큰 뜻으로 움직인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경험들이 많아서 즐겁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안녕하세요. 글을 읽다가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요 ~ 아래 글에서는 멜버른에 계신다는데 이 글에선 출국 얘기가 있어서 혼란스럽네요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기존에 작성했던 글을 [새로운 시작]타이틀을 달고 순서대로 다시 올리고있습니다.
ㅠㅠ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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