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 천하제일연재대회]스포츠 덕후의 미국 4대 스포츠 잡설 (1편)

in #kr6 years ago (edited)

4대 스포츠의 매력

전 미국에서 총 합해서 약 12년 정도를 살았습니다. 절반이 약간 안 되는 정도죠. 스포츠를 하는 것, 그리고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국은 정말 재밌는 곳입니다. 다양한 스포츠를 어느 정도 편차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어렸을 때는 ESPN이 스포츠 전문 채널로서 이름을 날렸고, 약 10년 전부터는 각 주요 스포츠마다 자체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니 스포츠 덕후(영어 표현으로는 junkie--마약 중독자에게 쓰는 표현과 동일합니다 ㅎㅎ)에게는 원한다면 하루 종일 스포츠만 보면서 지낼 수 있는 멋진(?) 곳이죠.

흔히 미국에는 4대 스포츠가 있다고 합니다. 미식축구, 농구, 야구, 그리고 아이스하키. 최근들어서 미국의 축구 리그인 MLS(Major League Soccer)가 전성기가 지난 빅네임들(스티븐 제라드, 웨인 루니 등)을 영입하고 크리스챤 풀리시치 등의 기대되는 신예들을 배출하는 등 축구도 어느정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의 빅4 스포츠가 저 넷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전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4개를 다 면밀히 추적하는 스포츠 덕후였습니다. 제일 좋아하는 건 미식축구였지만 다른 스포츠들도 거의 매일 ESPN을 챙겨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는 알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사람이 일을 하게 되고 가정 꾸리면서 완벽하게 파악하긴 점점 어려워지더군요. 그래서 나름대로 제 옛 모습을 되찾는 부분도 겸해서 4대 스포츠에 대한 잡설을 늘어놓도록 하겠습니다.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 되셨으면 합니다.

그럼 첫 글에서는 각 스포츠의 매력, 정확히는 지극히 제 관점에서 보는 주관적인 매력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식축구: 지상 최고의 신체능력(athleticism)

미식축구의 규칙이나 다른 걸 따지기 전에, 이것부터 보시죠:

괴물같은 운동능력을 갖춘 사람이 무수하게 많은 미국에서도 최고의 운동선수들은 미식축구에 있다고 봅니다. 물론 저 동영상은 적절한 편집을 거친 것이라 좀 신뢰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실제 시합에서만 나온 장면들을 모은 것도 한 번 보시죠:

이러한 초괴수 운동신경을 갖춘 선수들이 야성적으로 서로에게 몸을 날리면서 조금이라도 전진하기 위해, 혹은 그 전진을 막기 위해 벌이는 혈투가 바로 미식축구입니다. 게다가 이런 운동능력과는 별개로 각종 전략이 들어가니, 말그대로 우주괴수전이죠.

물론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각 스포츠의 단점은 추후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하지만 저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농구: 개개인의 개성과 슈퍼스타의 영향력이 제일 강한 스포츠

미식축구가 미국에서의 인기 1위를 자랑하지만, 선수 한 명의 비중이 제일 큰 스포츠는 농구입니다. 미식축구 선수들은 경기 중 헬멧을 쓰기 때문에 의외로 얼굴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반면, 농구는 관중의 배치와 게임의 흐름에 의해 스타 선수를 알아보기가 쉽습니다.

이 이슈는 특히 해외로 갈수록 더 커집니다. 현역 선수 중 미식축구 최고 유명 선수인 톰 브래디와 농구 최고 유명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의 위상을 비교하면 게임이 안 되는 수준입니다. 운동 선수들 중 국제적으로 제일 알아보기 쉬운 선수들은 축구선수와 농구선수, 그리고 그 외에는 주로 개인 스포츠(골프, 권투, 레이싱 등) 선수들입니다.

또한 NBA 선수들 역시 우주괴수라는 점은 변함 없습니다. 제일 유명한 건 상대의 존재가치를 지워버리는 듯한 덩크지만, 그 외에도 현란한 드리블을 통한 굴욕(속칭 ankle breaker), 공 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오픈 기회, 기상천외한 패싱, 상대 기선을 꺾는 블록슛 등 4대 스포츠 중에서 상대적으로 제일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스포츠가 농구입니다.

그럼 여기서 2018년 최고의 플레이들을 감상하시죠:

야구: 두 총잡이의 결투를 연상케 하는 긴장감

앞선 두 스포츠와 추후 언급한 아이스하키와 비교했을 때, 야구는 상대적으로 역동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시점에서 공 하나가 승부를 가를 수 있을 때, 자신의 구종과 위치를 계산하는 투수, 그리고 그에 맞서 머리속에서 수싸움을 하는 타자 간의 긴장감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정적인 스포츠라서 더욱 증폭됩니다.

또한, 사람의 어깨로 정말 다양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심지어 5년 전 작품이지만, 한 번 보시죠:

출처

투수가 어쩔 수 없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게임이지만, 그렇다고 타자들이나 야수들이 명장면을 못 만드는 것도 아니죠. 제 대학 시절 때 인상 깊게 남았던 장면을 하나 공유하자면......

당 시즌 무적의 마무리였던 브래드 릿지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는 알버트 푸홀스. 이처럼 적막 끝에 삼진이건 홈런이건, 그 결과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엄청납니다. 작년 한국시리즈도 그런 장면을 많이 연출했죠.

아이스하키: 난폭함과 정교함의 오묘한 밸런스

이제 축구에게 미국에서 빅4 스포츠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아이스하키. 물론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사랑은 극진한만큼 미국에서 밀려도 아예 갈 곳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구단주들과 선수협 간의 불화로 인해 2004-05 시즌이 통째로 날라가버리는 불상사를 겪으면서 많은 이미지상의 피해를 입은 건 사실입니다. 사실상 미국에서의 인기는 상대적으로 북동부 측에 많이 국한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빙판 위에서 한다는 것때문에 항상 선수들이 움직여야하며, 선수교체를 실시간으로 하는 게임 방식과 무엇보다도 무자비한 난폭함과 기상천외한 테크닉을 통한 정교함이 공존하는 스포츠가 바로 아이스하키입니다.

이런 무자비함과:

이런 정교함이:

공존하는 스포츠가 아이스하키입니다.

첫 편에서는 어느 정도 4개 스포츠에 대해 매력을 맛봤는데, 연재대회를 진행하면서 더욱 더 심도 있게 매력에 빠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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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저 네가지 중에 어느 종목이 가장 먼저 인기가 사라질까요?
새해 좋은 일 많이 만드세요.

현 상황대로라면 오히려 미식축구가 좀 위태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파급력의 한계와 뇌진탕 이슈, 그리고 노사 간의 불협화음이 좀 많다보니......물론 워낙 지금 우위를 점해놓아서 아예 소멸하는 건 아니겠지만, NFL도 걱정은 될 겁니다.

팔보리로 연재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레이븐님 글도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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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행복해요~농구 덕후 다녀갑니다 ^^

NBA에 대해서 자세히 다뤄볼 예정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