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순례: 북한산(만경대)-4 백운대(白雲臺)

100대 명산 순례: 북한산(만경대)-4 백운대(白雲臺)

아마 백운대만큼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산도 없을 것이다. 그날도 캐나다에서 온 가족을 만났다. 햇빛 짱짱한 무더위에도 정말 열심히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들은 토론토에서 왔다고 했다. 관광 온 가족들이 백운대까지 온 걸로 봐서는 산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우리처럼 배낭을 지고 온 것도 아니고 손에 그 흔한 물 병하나 들지 않고 맨봄으로 올라와 조금 걱정이 되었다. 더운 날 땀 흘리며 물없이 5시간 정도를 보내는 건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다. 40대로 보이는 부부사이에 딸만 3명 있었다.

사양사람은 아니고 홍콩에서 이민간 캐나다인이 아닐까 추측이 들었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며 많은 홍콩인들이 캐나다나 호주로 이민을 갔었다. 자신이 살던 터전을 떠나 이국으로 나라를 옮기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목숨보다 귀한 자유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정상에서 잠깐 몇 마디 물었을 뿐, 더 이상의 호구조사는 하지 못했다. 한국 산을 찾는 외국인을 보면 이상하게 잘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물론 같은 취미를 공유했다는 동질감일수도 있고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북한산을 알아주어 고맙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백운대(白雲臺)

높이 836m로 북한산의 최고봉이다. 주변의 인수봉(仁壽峰, 810.5m) 만경대(萬景臺, 800m)와 함께 3개의 봉우리를 빗대어 삼각산으로도 불리었다. 이 일대는 추가령지구대의 서남단에 해당되는 곳으로, 중생대 쥐라기(Jura) 말에 있었던 조산운동 때 열선(裂線)을 따라 화강암이 대상(帶狀)으로 분출한 대보화강암(大寶花崗岩)지역이다.

이 일대의 지형은 화강암의 풍화에 의하여 형성된 화강암돔(granite dome) 지형의 대표적인 것으로, 험한 암벽을 노출하고 있다. 화강암돔에는 인수봉과 같이 암탑상(巖塔狀)의 것도 있고, 백운대와 같이 거대한 암반으로 노출되기도 한다.

이 곳의 정상에 있는 마당바위는 수백 명의 사람이 앉을 만큼 넓다. 서울 근교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인원이 찾는 곳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는 정도이다. 특히 최근에는 젊은이나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이다.

북한산에는 진관사 흥국사 삼천사 같은 천년고찰 말고도 45개의 크고 작은 사찰이 있다. 지금도 계속 생겨서 몇 개가 더 생겼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백운대에 오르는 코스 중 가장 쉬운 코스가 우이동에서 도선사를 지나는 약 8㎞ 코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