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순례: 북한산(만경대)-3 오리바위

100대 명산 순례: 북한산(만경대)-3 오리바위

거대한 하나의 화강암 덩어리로 만들어진 백운대로 가는 길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정말 많다. 이 가운데 최고의 바위로 많은 사람들이 오리바위를 꼽는다. 바위는 그 자체만으로도 자연의 선물인데 동물이나 사물과 닮았다는 느끼는 건 인간의 편견에 불과하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다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 뭔가와 닮지 않았다고 중요하지 않다는 건 말이 안된다. 우리가 산삼을 귀중하게 여기는 건 우리의 이기심 때문이다. 산삼도 풀의 하나일 뿐 다른 잡초와 비교해서 더 낳고 나뿌고를 비교당할 이유가 전혀 없다.

환상덩굴처럼 너무 흔해서 약효를 의심받는 약초가 많다. 약초, 잡초로 만들어 진게 아닌데 인간의 요구에 따라 분류되고 냉대를 받을 뿐이다. 차별하는 것은 인간사회에 있어서 가장 비인간적인 행동이다. 자연도 차별을 당해서는 안된다.

오리바위

백운대의 명물바위로 알려진 오리바위는 고향인 한강을 바라보며 수천년을 외로이 서 있다. 억겁의 세월동안 바람과 비, 눈의 풍화작용으로 저절로 만들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말하는 “저절로”가 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리바위는 하나의 바위가 아니라 몇 개의 바위가 모여 오리의 모양을 만들어 주고 있다. 특히 머리부분은 아슬아슬하게 얹혀 있어 바람이라도 세게 불면 날아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기도 한다.

내가 Y에게 오리 머리부분에는 올라가지 말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지만 괜찮다고 올라갔다. 바위 머리부분이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진다면 인명사고 뿐 아니라 북한산의 명물바위 하나가 사라지게 된다.

인간에게는 본질적으로 과시욕이 있다. SNS 상에 올라오는 초인적인 아크로바틱 동영상은 보는 사람을 아연질색시키기도 한다. 건물사이를 뛰어넘고 수 십m도 넘는 곳에서 뛰어내리거나 안전장비없이 수직으로 선 바위에 올라가기도 한다.

보는 사람에게 오금을 지리게 할 목적치고는 그들의 행동이 너무 위험해 보인다. 아슬아슬한 바위에 올라 있는 모습을 찍어 SNS에 올리면 조회수가 늘어나고 댓글이 많아지는 건 사실이나 그게 위험을 감수할 만한 이유는 될 수 없다. 운동은 건강과 안전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야 한다. 운동하며 죽거나 반신불수가 된 동료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