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안녕하세요.
스팀잇에 처음 인사드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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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출근이 조금 일렀습니다.
나서기 전 자고 있는 딸을 보니 문득 떠오르는 친구가 있습니다.
25살 즈음.
정확히 13년전 일입니다.
당시 '해바라기의 꿈'이라는 봉사 단체의 회원이었는데 이 단체는 아산병원과 고려대학병원에 입원 중인 소아병동 애기들이랑 주말에 만들기를 하며 놀아주는 단체였습니다.
소아병동중에서도 저희가 찾아가는 친구들은 백혈병에 걸린 아이들이었죠.
저는 아산병원 담당이었습니다.
유독 저만 따르는 아이가 있었는데 당시 8살의 장선화라는 친구였습니다.
다른 회원들하고는 말조차 섞지 않는 부끄럼 많은 아가씨였더랬죠.
그래서 저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매주 봉사에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면 아이들이 놀이방 앞에 닝겔대를 끌고 줄지어 서있는데 그 중에 선화도 늘 있었거든요.
이식을 받은 적도 있었고 때때로 외출, 외박을 갈 정도로 호전되어갔습니다.
나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정말 그럴거라 믿었었는데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평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갔던 어느 일요일에 그 아이는 줄에 서 있지도, 병실 침대에 앉아있지도 않았습니다.
자연히 다른 아이들의 보호자를 둘러보지만 눈이 마주치면 한결같이 고개를 돌려버리더군요.
사정사정해서 들었습니다.
다음날 고향인 부산에서 장례를 치르기 위해 영안건물 2층에 있다고.
말하기 싫었을겁니다.
입에 담기 싫었을텐데 말해줘서 고마웠어요.
다른 회원들도 한 두사람만 남고 뛰어갔습니다.
올줄 알았던지 지친 어머님과 중학생 아들이 교복을 말끔히 입고 건물 앞에 서있더군요.
저를 보자마자 뛰어와 안겨 오열하던 어머님.
새벽2시까지 안자려 하더라.
다음 날 일요일에 선생님하고 놀고 잘거라 하더라.
알고 있었나보더라.
그런 아이를 억지로 재웠다고.
내가 보내버린거 같아 가슴이 찢어진다며 오열했습니다.
어머님을 달래고 나니 한발짝 뒤에 있던 아들이 제 앞에 섭니다.
눈에 가득차 있는 눈물이 위태롭지만 흘러내리지 않게 하기 위해 눈에 힘을 잔뜩 줍니다.
고맙다며 정중하게 인사하고 고개를 든 그를 보고, 그때서야 저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결국 그 아들도 울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저렇게 저는 장선화양과 이별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봉사를 더 이상 못했죠.
지금 해바라기의 꿈은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을 위해 출석이 인정되는 작은 교실을 만들어준다는 명목으로 놀이방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더 이상 같은 봉사는 못하게 됐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그때 그 회원들은 아직도 봉사에 여념이 없답니다.
그깟 출석 일수가 뭐라고..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아침에 자는 아이를 보고 볼일을 보는 와중에도, 그리고 출근 해놓고 옥상에 앉아 있는 지금도 오늘 따라 유난히 그녀의 생각이 길어집니다.
그래서 적어봤습니다.
아기가 태어나서 처음 안아봤을 때도 그랬고 커가는 제 아이를 보고 있으면 지금즈음이면 성인이 되었을 그녀가 가끔 떠오릅니다.
희망을 품고 산다.
라는 말이 있지요?
제가 아이를 갖고보니, 그리고 품에 안고 자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야 말로 희망을 품에 품고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 생각해봅니다.
여러분들이 품고 있는 가끔 열받게 하기도 하는 희망들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여러분들도 물론 건강해야하구요.
-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십수년전 어느날.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
반갑습니다.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네요~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환영합니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드디어 입성하셨군요 taite 님 ^^
스티미안 되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
환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공간에서 만나니 더 특별하네요 :)
환영합니다 :) 글 자주 올려주세요
고맙습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
바하.. ㅎㅎㅎㅎㅎㅎ
안녕!! 하세요!
ㅎㅎㅎ 네 안녕하세요 ^-^ 잘 지내셨지요?
늘 건강하게 뚱뚱해지고 있답니다 :)
바하씨도 건강하세요!!
와.. 너무 좋은 글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좋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아님께는 많은 정보를 얻기만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찡하네요 ㅠㅠ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방갑습니다~
반갑습니다 :)
네 안녕 하세요
어서 오세요
정말 따뜻한 글 .....
가슴 뭉클하게 잘~~ 보았습니다. 좋은 글!!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거기다 이런 좋은 말씀까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