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대한 오해 : 블록체인은 연결이 아니다. 환상을 버려야 한다.
안녕하세요. @yellowboy1010 입니다.
최근 폭풍 같은 질문을 받고 있는데,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네요 ㅎㅎ 매번 미팅 때마다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보다는 글을 하나 써놓고 일단 이글을 읽어 보시고 만나자고 하는 게 훨씬 좋을 것 같아서 포스팅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ㅎㅎ 그래서 미팅 전에 제 스팀잇 아이디를 알려드리려고요 ㅎㅎ (아 근데 왜 이 생각을 지금했지?)
저한테 문의주시는 분들은 거의 폐쇄형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고려하고 계신데요. 사실 개방형이나 폐쇄형이나 저는 비슷하게 보입니다.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요. 그리고 개념적으로는 블록체인이 중요하지만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다보면 블록체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외 부수적인 시스템 구축이 더 중요합니다. 결국에는 보안적인 측면도 고려를 많이 해야 하고요.
자 여러분들이 많이 오해하고 계시는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에 강호동 모터스가 제일 잘 나가는 자동차 회사다. 강호동 모터스는 자율주행차도 만들고, 무인자동차도 만들고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런 문제가 있다. 자동차 사고가 나면 데이터가 필요하다. 차 상태, 블랙박스, 운전자 정보 등. 근데 이러한 데이터를 특정 회사만 갖고 있기 때문에 분쟁이 생겼을 때 원활하게 해결할 수가 없다. 아무리 강호동 모터스에 요청을 해도 정확한 데이터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간파한 이수근은 블록체인으로 이를 연결하고자 결심했다. 강호동 모터스, 신동엽 모터스 등 우리나라를 이끄는 자동차 회사 및 한강생명, 가즈앗 손해보험 등 보험사를 연결하여 차사고가 나면 블록체인을 통해 데이터를 동시에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수근은 정말 자신은 천재라고 생각하며 뛰어들었다.
그리고 1년 뒤 ...
이수근은 사업을 접었다. 왜일까 ?
여러분들은 이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IoT, 물류 유통, 해운 등 대부분 이와 비슷한 문제가 있고, 비슷한 해결방안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뉴스에서도 이런 애기가 나오고 있고요. 딱 보면 말이 되는 듯 보입니다. 그런데, 이걸 구축하다보면 정말 허무맹랑한 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시스템 연결 구조를 이해해 보자.
강호동 모터스 자동차 모듈 ->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
이 구조로 통신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모듈에서 연산된 내용은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로 전송이 되게 되어있죠.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는 기존 중앙화 방식의 서버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곧 내부망에 있다는 것이죠. 내부망에 있다는 것은 웬만한 보안 솔루션들이 있고, DMZ 존 웹서버 등 온갖 방어벽들이 존재합니다.
블록체인은 어디에 위치할까요 ?
1)강호동 모터스 자동차 모듈 -> 블록체인
2)강호동 모터스 자동차 모듈 ->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 ->블록체인
확실히 2) 입니다. 블록체인에는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필요도 없고 저장할 수도 없습니다. (어제 글 읽어보세요) 결국 Audit을 위한 중요 정보가 기록되게 되어있죠. 만약 1)과 같은 형태가 되려면 강호동 모터스가 아닌, 일반 개인 자동차 모듈이 되어야 하고 자체 블록체인을 만들어야 하죠. 그러면 역시나 참여자를 모아야 되는데, 자동차 모듈 자체 기술을 갖고 있는 참여자도 없는 마당에 누가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엔 강호동 모터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모델입니다.
자, 말도 안되긴 하지만 강호동 모터스가 각종 보험회사 및 기타 자동차 회사에 데이터를 전달한다고 해봅시다. 어떻게 전달 될까요 ?
1)강호동 모터스 자동차 모듈->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블록체인->기타 회사 서버
2)강호동 모터스 자동차 모듈->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기타 회사 서버
대부분은 1)이라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2)입니다. 왜냐 원본 데이터는 서버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은 어차피 참여자들에게 공개되어 있는 정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정보가 기록되어있지 않습니다. 검증 가능한 최소 데이터만 저장되어 있습니다. 원본 데이터는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에서 전송하여야 합니다.
그럼 또 문제가 발생합니다.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와 다른 회사 서버를 어떻게 연동할까?
이게 문제인 것입니다. 또 내부망 연결하고, 웹서버 통신해서 DMZ 통하여 WAS 들어가고 ... 온갖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아무 상관이 없죠.
그럼 이런 모델은 어떨까요 ?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에 접근 권한을 준다.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에 접근하여 강호동 모터스 회사에서 조작질을 하나 안하나 주기적으로 검사한다.
사실 이게 현실적인 방안입니다. 중요한 데이터는 강호동 모터스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강호동 모터스 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블록체인의 핵심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죠. 차라리 블록체인이 아니라 강호동 모터스 회사 서버 어드만 계정을 받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2)강호동 모터스는 얻을 수 있는 게 뭘까?
여기서 강호동 모터스의 이익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왜냐, 참여자들은 인센티브 없이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니까요. 근데 강호동 모터스가 얻을 수 있는 건 세상은 참 아름답다라는 이미지 일뿐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익은 없습니다. 사고 난 당사자들에게는 이익이 될 수도 있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특정 재화를 생산하는 것은 아닙니다.
강호동 모터스는 이 블록체인 연합에 왜 들어와야 하나요? 딱히 답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비용 문제가 발생하는데,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것도 도입하는 것이지만 Legacy와 붙이고 연결하고 이런 부분이 하루 이틀 걸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쉽게 도입을 못 하는 것이고요.
대기업 블록체인 도입 기사 한 번 보세요. 제대로 된 것 없을 겁니다. 블록체인은 애초에 대기업에 맞지 않는 기술입니다. 이런 파괴적 기술은 기존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이지, 기존 권력을 더 공고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니까요. 블록체인으로 연결하여 산업을 통합한다? 저 위에 사례 보시면 됩니다. 똑같은 문제 발생합니다. 기존 레거시가 들어가는 순간 블록체인이 블록체인이 아니게 됩니다. 그러니 답답할 수밖에요.
그럼 어디에 적용해야 하냐고요 ? ㅎㅎ
그건 다음에 기회되면 포스팅 하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급 마무으리)
기존에 정보를 쥐고 있고 이권을 쥐고 있는데 쉽사리 저런 회사들 입장에서는 공유(?)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ㅠㅠ ..
네, 기존의 경우는 그렇죠. ㅎㅎ 그럼 새로운 회사라면 어떨까요 ? ㅎㅎ
결국 힘만들고 별 쓸모가 없어보이는 기술이되었네요 요기까지는~~^^
ㅎㅎ 사례가 블록체인 쓰기엔 적절하지 않아서요 ㅎㅎ 근데 대부분 이와 비슷하게 알고 계시더라고요 ㅎㅎ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죠
사실.. 글을 읽기 전 얼마전부터 고민되던 내용이었습니다.
과연 이 기술이 제대로 사용될 곳은 어디인가 싶은 생각에 급격한 회한이 들기 시작한 것이 말이죠..
과연 나의 생이 끝나기 이전에 제대로 된 블럭체인 기술이 지구상에 확립될 수 있을까 싶은..
옐로보이님의 이야기처럼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사회건설을 위해 자신의 비용을 수반한 일을 할까 싶더군요.
실상.. 블럭체인 기술에 대해 알아갈수록 회한이 드는 이 심정은 너무 비약적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분명한 현실아닌가 싶음에 마음이 가라앉는게 사실이네요.. 요즘 코인장처럼 말이죠..
와~ 소철님 오랜만이에요 ^^ 잘지내시죠 ? ㅎㅎ
오전부터 너무 우울한 글을 써서 괜히 걱정만 늘게 한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근데 혹시 소철님 수학 문제 푸실 때를 기억하시나요 ?
수학 문제 풀 때 쉬운 문제를 풀 때보다 어려운 문제를 풀 때 아주 큰 희열을 느끼고 실력도 향상되게 되죠. 어려운 문제를 풀 당시에는 안 풀릴 것 같지만요 ㅎㅎ
지금 코인장도 하락장이고 전반적으로 산업 분위기도 위축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지금 우리들이 너무 기존 고정관념을 갖고 블록체인을 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차 함수 문제를 푸는데 1차 함수로 접근하고 있는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안풀리는 것이고요. 위 사례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록체인을 너무 평면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례이기도 하죠 ㅎㅎ
제 글은 생각의 틀을 바꾸시라는 뜻에서 쓴 것이고, 블록체인은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새로운 모델로 탄생할 것이라 믿습니다.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라면 혁신이라고 볼 수 없죠 ㅎㅎ
그러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시고, 다가오는 미래를 맞을 준비를 하세요~ ㅎㅎ 지금껏 소철님이 암호화폐에 대한 애정을 가진 만큼 이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는 날이 올 것입니다 ^^
기존판에서는 힘들지 몰라도 새로운 판이 형성된다면 다른 시각으로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역사적으로 성공가도를 걷고 있는 기업들도 후발주자에 대부분 추월당했듯이요.
아~ 이게 나중에 포스팅할 내용인데, 벌써 실마리를 제공하셨네요 ㅎㅎ 네 제가 주장하는 것이 새로운 판입니다. 새로운 게임 방식을 만들어서요 ㅎㅎ 그럼 다른 그림이 그려질 수 있죠. ㅎㅎ
글 잘읽었습니다
그동안 무지하게 너무 맹신만하고 있었지 않나 반성하게 되네요. 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다음 포스팅도 기대하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블록체인에 대해 너무 확대 해석한 보도자료들이 많이 나와 과대평가하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ㅎㅎ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블럭체인의 원리와 장점만 듣고 학습하다 보니 현실과의 이질적인 부분을 간과해 왔던것 같다는 생각이 팍~ 오게 만드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제 경험 상 현실과 이론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을 정확히 깨닫고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ㅎㅎ
깨달음이 오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이 기대되네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니 우선 실망부터 해주세요~ ㅎㅎ
환경운동 등 사회운동을 하시는 분들을 보며 좀 더 현실적이게 생각하시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거의 좋은 분들인 그분들께서 원하는 바를 이루셨으면 해서요. 저는 블록체인이 미래에 큰 쓰임을 가질 것이라 생각하지만(가격은 각 코인의 가격은커녕 그 코인들이 살아있을지도 알기 힘들지만요) 이러한 글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아니, 필요합니다. 비전공자에게는 깃헙의 실질적 커밋량조차 긴가민가한 곳이니까요.
높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말씀해주신대로 좋은 건 좋은 건데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현실적으로 생각해야한다고 봅니다. 대부분이 좋은 기술이 있으면 저절로 적용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현실적으로는 이익도 따져야 되는 등 고려해야할 게 많은 것 같습니다. ㅎㅎ
블록체인은 만능이고, 무엇이든 산업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착각 아니 환상을 버리게 만드는 글입니다....
잡고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블록체인은 어디든 적용할 수는 있지만, 적용하려고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크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걸 모른 상태로 적용하려다 보면, 나중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