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블록체인을 잘못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그것에 반응하는 사람들
에디슨의 영사기에 감명을 받았던 뤼미에르(Lumière) 형제는 '시네마토그라프(cinématographe)'라는 당시로서는 전혀 상상하기 힘들었던 영화 촬영 및 영사기술을 현실로 만들어내었다. 세계 최초의 영화로 알려진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이 1895년 처음 대중에게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말이 쉬워 충격이지 그들 입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 것이었을 것이다.
당시 사람들이 이 기술에 얼마나 매료되었고 경이로워 했는지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 <열차의 도착(L'arrivée d'un train à La Ciotat)>이라는 약 50초 길이의 영화를 보기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열차가 들어오는 모습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려고 하는 바람에 그야말로 상영관이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3D니 4D니 하는 놀라운 기술이 적용된 것이 아니다. 영화의 내용은 아래 영상과 같다.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어이없는 반응일 수 있겠지만 당시로서는 너무나 센세이션 한 것이었다. 재밌는 것은 이러한 놀라운 기술이 등장하고 난 이후 영화 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상당한 시간 동안 위 영화와 같이 동일한 앵글의 동일한 화면을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것에서 만족했다는 것이다. 화면이나 앵글을 움직이거나 줌인아웃 등의 촬영기법이 나오기까지는 수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당시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거기까지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화면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조차). 심지어 그 기술을 발명한 뤼미에르 형제 역시 그 기술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알지 못했고 결국 "영화는 미래가 없는 발명이다"고 선언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불과 130년 전의 일이다. 영향력이 큰 기술의 내러티브는 당시의 사고수준에서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또 다른 기술의 등장
다시 현재로 돌아와 우리는 블록체인이라는 새롭고 거대한 기술을 마주하고 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것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130년 전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그러했던 것 처럼, 블록체인에 대한 턱없이 부족한 상상력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유명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고 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때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시작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람들은 기존의 익숙한 시각과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것들을 해석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혁신이라는 것은 묘하게도 그런 사람들에게는 자신을 꽁꽁 숨기고 있다가,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를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쉽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 같이 보인다.
'블록체인 비즈니스(윌리엄 무가야)'에서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사람들은 흔히 '블록체인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를 자문한다. 좋은 질문이지만 동시에 스스로 한계를 긋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통해서는 블록체인이 오직 현재 밝혀진 문제점만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을 문제 해결 방안으로 한정하지 말고 아예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원동력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우리는 여전히 모른다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블록체인. 이것이 창업가(Entrepreneur)로서 추구해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면, 우리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하지 않고서는 그저 그런 결과에 만족하게 될지도 모른다. 진부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의도적인 그리고 과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블록체인의 시대의 도래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소동, 특히 암호화폐의 거래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130년 전 파리 '그랑 카페' 지하실에서 <열차의 도착>을 보며 혼비백산하며 도망갔던 그 사람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블록체인은 사기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영화는 미래가 없는 발명이다"며 특허를 넘긴 뤼미에르 형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고의 한계는 생각만큼 우리의 경험을 뛰어넘지 못한다. 범인(凡人)은 자기가 가본 길 까지만 이해하고 안내할 수 있다. 나 같은 범인 입장에서는 그나마 공부하며 꾸역꾸역 현재의 관점으로 미래를 겨우 넘겨볼 듯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지금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관점의 비즈니스, 새로운 활용이 몇 십년 후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 지금의 우리의 무지함을 비웃으며 - 이루어지고 있을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이야기 한 '(아무것도 모르는) 너 자신을 알라'는 말 처럼 겸손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적어도 이 기술에 관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Cheer Up!
Yay!!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오늘은 하니 냥이께서 오셨군요.
재밌게 읽었네요 :) 좋은글 감사합니다!
보팅/팔로우 하고 갑니다!
앗 감사합니다 :)
@creamer7님 글을 인상깊게 읽었었는데 팔로우가 안되어 있었네요!! (아마 리스팀 글을 읽은 듯) 저도 팔로우 하고 많이 배우겠습니다!!
글을 정말 이쁘고 깔끔하게 잘 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홍보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홍보까지 해 주셔서 더 감사합니다 :)
와 새로운걸 알아가네욬ㅋ 뉴비인데 팔로해욯ㅎ
네 감사합니다 :)
1985년 영화와 블록체인... 신선한 관점 너무 좋네요. 우리는 우리가 가본 길 까지만 이해하고 안내할 수 있다, 정말 동감합니다.
가지 않은 길을 어떻게들 알아보려고 노력하는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
와우 멋진 관점입니다
부족한 생각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업보트 팔로우.하고.갑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심지어 비트코인 서버가 CIA에게 넘어갔다고 음모론 펼치는 사람까지 있더군요...-_-
비트코인에 서버가 있다는 생각 자체가 블록체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한 헛소리군요 ㅎㅎ
ㅎㅎㅎ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