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보고 싶은 날엔

in #life7 years ago

BEAST의 노래 ‘비가 오는 날엔’을 듣다가 든 생각을 써본 글입니다. 비 오는 날 찍은 사진이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제가 좀 게을러서 그런 날 찍어둔 사진이 없네요 ㅠㅠ

나는 그런 하늘을 좋아해. 아직 말한 적 없었던 것 같지만. 새벽에 비가 오고 난 뒤에 아침이 되었지만 하늘빛은 아직 밤에 머물러 있고 세상은 어쩐지 어둡고 촉촉해서 왠지 가슴이 긴장으로 두근두근 하는 그런 하늘을 좋아해. 나는 그걸 ‘그 때의 하늘’이라 불러. 그 하늘은 내게 그리움, 긴장, 아련함, 슬픔. 왠지 울 것만 같은 그 때의 하늘이 떠오르면 그날은 그리웠던 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어. 왜인지는 몰라. 그냥 그랬던 것 같아.

너를 만나고 나서, 너와 매일매일을 함께 할 수 있게 되고 나서 그 하늘은 내게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었지.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있어. 내가 보고 싶었던 이는 내 옆에 있고, 나는 더 이상 울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혹시 그거 아니, 내 사랑? 네가 떠난 뒤로는 언제나 그 때의 하늘이 내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는 걸. 그 아래 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어디로도 도망가지 못한 채 그 하늘 아래 매여 있다는 걸. 그렇게 나는 또 네가 오는 날을, 이 하늘이 걷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비가 오는 날엔 나를 찾아와 밤을 세워 괴롭히다, 비가 그쳐 가면 너도 따라서 서서히 조금씩 그쳐가겠지.”

Sort:  

This is cute hahha

비스트의 비가오는날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에요~
godknows님의 글을 보니 더욱 아련해지네요.
보팅 꾹 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