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ymaker] 내로남불과 확증편향

in #politics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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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백서 vs. 조국흑서

어떤 한 인물에 대한 동시대의 평가가 이렇게 극명하게 갈렸던 적이 있었을까? 한때는 영웅시 되었다가 시대정신이 변하면서 폄훼된 위인들은 한둘이 아니지만 조국처럼 동시대에 이렇게 첨예한 대척점에 서있었던 인물은 없었을 것이다. 더우기 조국흑서를 펴낸 저자들 중엔 한때 조국과 같은 진영에 있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2020년이 코로나의 해였다면 2019년은 단연 조국曺國의 해였다. 2019년 광화문과 법원 앞으로 크게 갈라진 시위 군중들은 각자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목이 쉬어라 외쳐댔다. 우리의 조국曺國은 광화문에선 파렴치한 이중인격자였고 법원 앞에선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가를 몸소 보여준 희생양이었다. 광화문과 법원 앞으로 헤쳐모여든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그렇게 다른 사람들이었을까? 배움의 정도, 재산, 사는 곳이나 출신 고향으로 그들을 구분할 수 있을까? 너는 상행선, 나는 하행선... 같은 동네에 살면서 같은 직장을 다니던 사람들이 각자의 신념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을 잡고 모여들었을텐데 만약 그렇다면 갈라진 그들이 갈구하던 그 무엇은 혹시 오히려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일을 겪은 시민들에게 그 자리를 대신한 새로운 권력은 당연히 과거의 적폐를 청산한 뒤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를 안겨줄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온화한 미소를 가진 새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소개한 참모들은 하나같이 참신하고 영민하며 우리의 조국祖國과 시민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을 인물들이었다. 참세상은 이렇게 오는가 싶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 검은고양이들에게 핍박받던 힘없는 생쥐들에게 구원자처럼 나타난 그들은 안타깝게도 마이티마우스가 아니라 흰고양이들이었다는걸 깨닫게 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마이티마우스가 아닌걸 금방 눈치챈 몇몇 생쥐들은 흰고양이들에 대한 지지를 거두고 저항하기 시작하였으나 아직 대부분의 생쥐들은 검은고양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흰고양이에 대한 기대를 접지않고 있다. 중국의 덩샤오핑이 검은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고 무려 40년전에 그렇게 일렀건만...ㅋ. 기억의 편리요 확증의 편향이라고... 흰고양이는 자신들의 편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불쌍한 생쥐들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성추행 관련 사건으로 대한민국 두 거대도시의 시장직이 모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자당 소속 단체장의 과실로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면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에 따라 후보를 내지말자는 민주당내 의견도 없지는 않았지만 차기 대선의 교두보를 확보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그까짓 당헌따위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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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19대 총선에서 조국曺國은 새누리당과 일부 민주당 후보들이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 막대한 혈세를 퍼붓는 선거용일뿐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지금은 입장을 180도로 바꿔 신공항 건설에 찬성하면서 아예 '노무현 공항'이라고 명명하자고까지 했다. 8년전과 지금은 여러가지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여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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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이 문재인의 묵인 하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유치하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 찍어내려는 이 마당에 조국은 또 어떤 구차한 변명을 준비하고 있을까?

5년전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 앞서 “첫 문장은 (메르스 대응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에 대한 사과로 시작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문재인 정권의 최대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K-방역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검사자수와 확진율없이 일일 확진자수만 공개하는 방식은 국민들에게 현상황의 엄중함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인구 백만명당 누적 검사자수가 세계 130위에 머물러 있다는걸 아는 국민이 몇이나 될까? 진단키트 최초 수출국이지만 국민들은 진단키트를 직접 구매하지 못한다. 다른 선진국들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정작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의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일일 확진자가 1천명이 나올 수 있다며 생업까지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정부가 일일 검사 횟수를 획기적으로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구 6천만의 영국은 벌써 4천만 케이스의 테스트를 했는데 대한민국은 여태 3백만건에 불과한 이유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왜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않는 것인가?

Phantom Menace, 보이지 않는 위협!

박근혜는 40여년전 최태민과 더불어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단체를 통해 재벌들로부터 금품을 수수했고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이러한 구태의연한 방식을 되풀이하다가 탄핵까지 당하고 말았다. 피아식별을 표나게 하는 박근혜의 수법은 너무나 유아적이어서 시민들은 공적을 쉽게 식별하여 응집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의 수법은 매우 교묘하고 지능적이어서 잘 보이지 않는 탓에 더욱 위험하다. 지난 적폐정권보다 비할 수 없이 많은 불륜을 저지르고 이를 로맨스로 포장해도 이것을 알아차리는 이가 아직 많지 않다. 소망적 사고에 따라 자신의 관찰결과를 편향적으로 재해석하는 이 대중적 확증편향은 이러한 정권의 불륜을 더욱 방조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 2016년 20대 총선 이후 4번의 큰 선거를 내리 이겨 180석을 가진 거대 여당은 이제 마지막 브레이크인 검찰을 제거하고 무한 가속을 가능하게 하는 공수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적폐세력에 저항할 수 있는 촛불의 힘이 아직 남아있을까? 시민은 이미 분열되고 공적은 형체조차 희미하다. 과연 우리 조국祖國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검은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생쥐에겐 똑같은 고양이일 뿐이라는걸 더 많은 생쥐들이 알게되길 그냥 무기력하게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