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독서중] 동등한 우리- 집안의 천사 뮤즈가 되다(매기 도허티)

in #postingcuration6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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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60여전 이야기다.
미국 보스턴의 래드클리프 대학교에 총장으로 임명된 번팅이라는 여성이 특별한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학사나 석사 혹은 박사 학위를 소지한 여성 중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사람, 특히 가정을 안정적으로 잘 운영하면서도 지적인 성취를 이루고 싶은 사람 이십 명에게 생활에 필요한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대학 시설 특히 실험실과 도서관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특권을 주고 그 결과를 파악하겠다는 것이었다.

소식은 미국 전역에 퍼졌는데 내노라 하는 여성들이 지원했다. 대개는 이미 대학에서 강의를 해 본 경험이 있거나 꾸준히 작품을 출판하거나 전시회를 여는 작가들, 역사학자 등 다양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고등교육을 받았거나 사회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만 선정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일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강하게, 우아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끄는 주부의 본분을 망가뜨리는 이상한 짓거리라는 항의가 일어났다. 1960년대 초임을 감안하면 당연하다.

그러나 연구 기획자 번팅은 재능있고 능력있는 여성에게 가정은 너무나 협소한 곳이며 이들에게 연구할 공간과 가사 도우미를 쓸 수 있는 지원금을 주면 놀라운 결과를 이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획기적인 프로젝트에 지원한 여성 중에 앤 섹스턴(시), 맥신 쿠민(소설, 시), 바버라 스완 핑크(회화), 마리아나 피네다(조각가), 틸리 올슨(문학, 노동)은 특히 서로 친밀하게 지냈다.
연구생 모두 백인에 중산층 이상의 가정 환경을 지녔다. 이 중 틸리 올슨만 가난한 노동자 출신이었다. 다들 결혼을 했으며 아이들을 서너 명 낳았다. 그녀들은 부모, 특히 엄마로부터 우아한 여성되기, 이상적인 가정 식탁, 주말의 파티 등에 대해 수없이 잔소리를 들으며 성장했으며 그러나 거기에 자아를 집어 넣기엔 너무나 비범한 능력의 소유자들이었다.

고독해 할 공간과 시간이 주어지자 이 예술가들은 하버드의 도서관과 보스톤의 책방을 뒤지며 자신의 예술 세계를 키워갔다. 아울러 서로에게 더 할 수 없는 비평가 역할을 해주며 친구가 되었다.

특히 섹스턴과 쿠민은 서로의 아이들을 돌보며 동화를 짓기도 하고 작품을 완성하면 상대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며 평을 듣곤 했다. 정신적으로 불안전했던 섹스턴에게(틈틈이 자살 소동을 벌여 정신병원을 들락거렸다.) 이성적인 쿠민은 소중한 친구였고 쿠민에게 섹스턴은 창조적 자극제 역할을 했다.

이들은 래드클리프 대학교 연구실을 나와서도 서로 연결되어 1960년대 초와 1970년대 전세계를 휩쓴 여성해방 운동의 한 밑거름이 되었다. 자신들은 그게 여성해방 운동인 줄도 몰랐으나 '자기만의 방'에 들어가 '고독'을 벗 삼아 끓어오르는 창작열을 불태울 새가 없기에 평범한 주부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위대한 작가 중에 여성의 비율이 '열 두 명당 한 명'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전국의 여성들 가슴에 메아리 친 것이다.

사실 살림도 잘 하고 아이도 잘 키우면서 사회적으로도 성공하는 여성은 허구다. 직장과 가정에서 사람들의 칭찬을 받고 동시에 상사에게도 능력을 인정 받아 회사의 중역이 되는 남성이 허구인 것처럼.

<동등한 우리>는 이 지식인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동등하다는 인식하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다만 한계는 여기에 유색인종 여성이나 가난한 노동자 출신(틸리 올슨은 노동자 출신이지만 책과 강연으로 유명한 작가였다.)은 참여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어쨌거나 섹스턴과 쿠민은 각각 60년대와 70년대에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꼭 여성 뿐이겠는가.
예술가에게는 온전히 작품에 몰두할 시간과 공간과 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영혼과 영감을 나눌 친구도.

매기 도허티/ 이주혜 / 위즈덤하우스 / 2024 / 19,800 / 여성학

https://m.blog.naver.com/tldlschsss/22369359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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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저런 일을 하기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저에게도 로또의 1등 당첨의 행운이 와 주어서
회사에 억매이지 않고 우리나라 이곳 저곳을 다니며
좋은 여행기를 써 볼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지면
음 .. 저는 그냥 술 마시고 놀 거 같기는 합니다 ;;;

ㅎㅎㅎㅎ 직장인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