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 몸을 판다

in #steemzzang2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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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몸을 판다>

---조 영 희---

바다가 긴 장대에 걸려 있다
바다만이 가진 살내음
그 비린내를 갈매기가 주워 먹는다
저만치 지켜보던 파도가
백사장으로 뛰어 나온다
갈매기는 다시 바다로 날아갔다

그 바다가 집이던
살내음을 삼키며 먹물로 눈 가리고
헐값에 배 째라던 오징어
장대에 널린
아픈 영혼도 바람에 날리고
배를 가르고야 몸값이 두 배로 뛰었다
살아있던 고집도 값이 되어
죽어서야 제값에 몸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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