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595. 정답 발표.

in #steemzzang11 days ago (edited)

image.png

아침 기온이 상쾌한 날이었습니다. 높은 구름이 떠도는 하늘에서 간간이 바람을 보내주고 수국은 하얀나비 같은 작은 꽃이 모여 어른 주먹만한 꽃을 이루고 있습니다.

장미는 이제 서서히 뒤로 물러나고 접시꽃이 울타리 곁에서 옥수수와 키를 재며 피고 있습니다. 접시꽃이 너무 커서 예쁘지 않다고 하고 평양예술단 머리에 다는 꽃 같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생각이 바뀌는 건 잠깐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를 읽는 순간 그런 생각은 밀물처럼 사라졌습니다. 그 절절함이 접시꽃을 볼때마다 떠오르고 특히 비가 오는 날엔 그 마음이 전해집니다.

시는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단 순간에 사로잡는 힘이 있습니다. 어느 때는 촉촉한 감성에 젖어들고 또 어떤 때는 격정으로 출렁이게 하며 또 어떤 때는 지금까지 잘못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합니다. 그렇게 문학은 우리의 정신을 바로 세우고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얘기가 빗나간 것 같지만 예전에는 가을이 등화가친의 계절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한 여름이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고 합니다. 시원한 그늘에서 책을 읽는 게 최고의 피서라고 합니다. 더운 날 샤워를 하고 덜 마른 머리를 늘어뜨리고 책을 읽고 있는 상상만 해도 벌써 시원해집니다.


정답은 서당개, 풍원입니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이 말처럼 너나 없이 많이 듣고 쓰는 속담도 드물 것입니다.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를황”,
천자문을 외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시를 짓고 유명한 문사의 시를 읊을 수 있는 개가 있다는 말에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 개가 한자(漢字)을 외우고, 시까지 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옛날에는 부잣집 자제를 서당에 보내 성리학(性理學)을 가르쳤습니다. 귀한 양반집 도령을 혼자 보내지 않고 몸종이 따라다니며 심부름을 하고 시중을 들게 했습니다. 도련님이 서당에서 훈장님께 글을 배우는 동안 종들은 마당에 주저앉아 있거나 종들끼리 얘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그들의 임무였습니다.

3년쯤 되니 유생을 따라다녔던 종의 입에서 흥얼흥얼 문자를 읽는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감히 양반들의 전유물인 문자를 하는 흉내를 내며 놀고 있습니다. 양반들은 노비를 개만도 못하게 여겼습니다. 소를 비롯한 가축은 재산으로 취급했지만 노비는 내가 죽여도 가책을 느낄 필요가 없는 아주 하등한 존재로 여겼습니다.

그런 개보나 나을 게 없는 종놈이 풍월을 읊고 다니는 모습이 한 마디로 꼴 같지 않다고 여기며 그마저도 시비거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제법이라고 하는 사람보다 아마 꾸짖고 호통을 치는 일이 더 많았을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이야 공부를 하기 싫어서 못하지 못 배우게 해서 못하지는 않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세상은 발전하고 좋아집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596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zzan.atomy와 함께 하면
https://www.steemzzang.com/steem/@zzan.atomy/5nh1m1-zzan-atomy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