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642. 정답 발표.
모처럼 안개가 없는 맑은 아침이었습니다. 며칠 전 서리에 늘어진 이파리들은 다시는 추스르지 못하고 스러져 가고 있습니다. 맨드라미도 두툼한 벨벳 같은 꽃을 들고 고개를 숙이고 지붕 밑에서 서리를 피한 장미가 드문드문 꽃을 흔들고 있습니다.
산수유 열매가 햇빛에 홍보석처럼 빛나는 곁에 강아지풀이 누렇게 씨가 여문 꼬리를 말고 부풀어 오른 억새꽃이 날리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결같이 밭이랑을 지키는 배추는 하루 하루 속을 채우고 허수아비 대신 눈이 커다란 왕잠자리 모양의 바람개비가 휘황한 빛을 내며 돌아가고 있습니다.
잔물결을 안고 앞으로 가고 있는 조종천에서 낚시를 드리운 태공들 몇몇이 한 군데 모여 컵라면에 소주를 마시는 것으로 보아 피라미 몇 마리를 잡은 듯합니다. 웃음소리가 커지는 와중에도 눈은 여전히 찌를 살피고 있는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자리로 돌아갑니다. 빠른 손길로 낚싯대를 채는데 뭔가 달려오나 했는데 헛손질이었나봅니다. 웃음소리에 김이 빠지는 소리가 섞여 있습니다.
장마다 꼴뚜기가 나올 수는 없겠지요. 몇 송이 남은 코스모스도 비스듬히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을의 끝을 즐기고 있습니다.
정답은 첫딸, 금입니다.
‘첫딸은 금을 주고도 못 산다’
첫딸이 그 정도로 귀하고 하는 역할이 크다는 뜻입니다. 같의 의미로 쓰이는 말 중에 첫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들 낳고 딸을 낳으면 오십 점이고 딸 낳고 아들을 낳으면 백 점이라고 하는 말도 있었습니다.
첫딸은 어린 동생들을 보살피고 조금만 자라면 설거지라도 하고 엄마가 바쁠 때 밥도 하면서 실제로 집안에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에도 친구가 동생들 밥을 차려 먹이기도 했고 어린 동생을 업어주고 기저귀를 빨아오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가정에서는 첫딸이 남의 집에 가정부로 가거나 공장을 다니며 동생들 학비를 대는 일은 흔한 일이었습니다. 예전 이산가족 찾기를 할 때에도 어려운 형편에 입 하나 덜기 위해 남의 집에 수양딸로 보내지는 것도 딸이었습니다.
동생들에게 큰 누나는 엄마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부모를 일찍 여의게 되면 큰 누나가 동생들데리고 어려운 살림을 맡아하며 동생들을 키우던 눈물겨운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첫딸은 장남처럼 집안의 기둥이라고 대접해 주는 사람이 없어도 늘 양보하고 도움이 되는 존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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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643회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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