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12 days ago

아직도 뾰족탑 위에서
피 흘리는 십자가

아득히 높은 검붉은 벽돌 위로
부끄러운 곳을 가리듯
담쟁이덩굴이 팔을 뻗는다

가을이 가기 전까지
주홍글씨보다 붉은 흔적을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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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천/ 정끝별

능소화
담벼락에
뜨겁게 너울지더니 능소화
비었다 담벼락에
휘휘 늘어져 잘도 타오르더니 여름 능소화
꽃 떨구었다 그 집 담벼락에
따라갈래 따라갈래 달려가더니 여름내 능소화
노래 멈췄다 술래만 남은 그 옛집 담벼락에
첨밀밀첨밀밀 머물다 그래그래 지더니 올여름 장맛비에 능소화

그래 옛일 되었다 가을 든 네 집 담벼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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