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21 days ago

5월의 뒷모습을 보면서도
별 생각이 없었다

봄을 쫓아버린 양귀비꽃도
풀이 죽은 뒤
담장 위에서 모델이 되어
런웨이를 걷는 덩굴장미로 쏟아지는 햇살

한 해의 중간에
이슬방울처럼 매달린 6월

앵두알 벌써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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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달력/ 목필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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