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597. 정답 발표.

in #steemzzang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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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그쳤지만 날씨는 후텁지근합니다. 전형적인 장마철 날씨를 체감하게 합니다. 그래도 비가 그쳤다고 길가에 주차된 차들도 말끔하게 세차를 하고 티끌 하나 없는 하늘은 금빛 햇살을 아낌 없이 쏟아냅니다.

파뿌리가 된 머리에 호미가락처럼 굽은 허리로 보살피는 장독들도 햇살에 빛나고 며칠만에 뚜껑을 연 장독 안에도 햇볕은 찾아갑니다. 노란 삼엽소국이 허리를 굽히고 궁금하게 여기던 장독안을 들여다 보고 키 작은 봉숭아는 까치발을 해 보지만 냄새를 맡는 것으로도 흡족한 얼굴입니다.

아직도 빗물을 떨구는 향나무는 꽃 한 송이 피워내지 못하는 처지를 부러워할 때마다 몸을 틀면서 자신을 없신여기는 많은 눈초리를 견디느라 이리저리 휘어진 몸에 향기를 간직합니다. 꽃은 한 때 피었다 지지만 목질에 새겨진 향은 나무가 죽은 뒤에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향나무는 좋은 자리에서나 한 영혼을 배웅하는 자리에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아 잠시의 화려함이나 영화로움 보다는 오래 가는 향기 즉 인간미를 간직한 사람이 되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밝지 못해도 측은지심을 간직한 사람, 많이 배우지 못해도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돌아보는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을 찾는 까닭입니다.


정답은 하지, 팔자입니다.


‘하지가 지나면 집안의 개도 팔자를 고친다’
하지가 지나면 새로 심은 어린 모도 파랗게 자라기 시작하고 봄에 심은 작물도 거두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이미 보릿고개를 넘기고 농촌이 풍요로워질 시기이므로 모든것이 나아진다는 의미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농사일이 바빠 봇도랑에 발을 담그고 살아야 할 정도로 물관리에 바빠지고 누에를 치고 여름 작물을 기르면서 농촌은 일손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며 살 때입니다. 하루 하루 볕은 뜨거워지고 잠시도 쉴 수 없는 농사일은 때를 놓치면 다시 돌이킬 길이 없습니다.

그럴 때 개들은 어슬렁거리며 그늘을 찾아 낮잠을 즐기고 있으니 고단한 농촌에서는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말도 나옵니다. 그래도 어디 개를 사람에 비하겠습니까? 그렇게 팔자 좋은 개도 삼복을 넘기기가 어려우니 잠시 좋은 팔자야 그 때 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기야 요즘은 그야말로 개가 팔자를 고친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개는 더 이상 식용으로 잡을 수 없고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의 지위로 격상 되어 유모차를 타고 다니고 비오는 날엔 우비를 입고 산책을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팔자가 좋아도 개는 개고 사람은 사람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598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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